아이티는 지금, ‘여진 공포감’ 여전

입력 2010.01.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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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이티에서 강진이 일어난 지 오늘로 열하루가 지났습니다만 생존을 향한 아이티인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제사회가 신속하게 지원에 나서면서 지진 발생 초기의 대혼란 상태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는 건데요.

오늘 특파원현장보고는 현지 KBS 취재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아이티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지난 열하루 아이티는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붕괴된 현장에는 공포와 절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가득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계속되는 여진으로 공포감은 여전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벼랑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아이티 현지에서 취재 중인 특파원을 위성으로 연결합니다.

<질문> 황상무 특파원, 지금 아이티도 밤이군요. 전체적인 상황이 어떻습니까?

<리포트>

<답변>

네, 무엇보다 여진이 계속돼서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매일 서너 차례 여진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일 여진은 리히터 규모가 5.9일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다행이 추가 피해는 없지만 불안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직접 건물이 흔들리는 지진을 경험했는데, 다음날에는 작은 여진에도 놀라서 한밤중에 황급히 침대 밑으로 숨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그동안 상황은 많이 정리됐습니다. 거리의 시신들은 대부분 치워졌고 사흘 전부터 복구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지진으로 불통됐던 통신도 거의 복구됐고 있으며, 상점과 주유소, 그리고 일부이긴 하지만 은행도 문을 열었습니다. 이재민들이 모여 있는 난민촌에도 용수와 구호품이 공급되면서 지진발생 초기보다는 민심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송전과 배전선은 아직까지 복구되지 않아 많은 지역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있습니다. 또, 워낙 무너진 곳이 많다 보니 손도 못 댄 참사현장이 아직도 수천 곳이고, 집을 잃고 난민촌에 모인 사람들도 50만 명이나 돼서,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고 있습니다.

<질문> 생존자 구조작업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답변>

아직도 참사현장에서 인명구조대의 구조활동을 볼 수 있습니다. 참사 이후 지금까지 120명 이상이 구조됐는데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추가 구조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복구작업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공항 기능이 많이 회복돼서 하루 150대의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습니다.

지진 직후 하루 스무 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아이티 공항이 빠르게 원상을 회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요 항구 두 곳 가운데 한 군데는 기능을 회복했습니다. 따라서 각국의 구호물품도 공항과 항만을 통해 본격적으로 도착하면서, 구호에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그렇지만 구호대상자 가운데 극히 일부만 구호 물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지진 발생 초기에 치안 부재가 심각했는데...지금은 어떻습니까?

<답변>

치안은 지진 발생 초기보다 상당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슬럼가라는 시티 솔레이으, 가르푸 지역은 물론 난민촌까지 구석구석 찾아다녔지만 크게 위협을 느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외신들은 지진 발생 초기에 약탈과 치안 부재 등을 보도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질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교도소 재소자 4천 명이 탈출해 약탈과 폭동이 우려됐습니다만 그런 정도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미군이 만여 명이나 들어왔고, 또 유엔 평화유지군들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점이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아이티에는 반군 게릴라들이 없어서 불안요소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염려스런 것은 위생불량으로 인한 전염병 발생인데요, 우리나라 의료진 20여 명 등 각국 의료진의 적극적인 대처활동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이재민의 열악한 상황이 외신을 통해서도 전해졌습니다만 황 특파원도 직접 살펴봤죠?

<답변>

가장 염려스런 것이 이 부분인데요, 집을 잃은 이재민이 50만 명은 될 것이라고 합니다. 포르토프랭스에는 곳곳에 이재민들의 난민촌이 형성돼 있는데요, 생활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난민촌에는 지진 발생 열흘 만에 처음 용수공급이 이뤄졌고 구호품도 난민촌 현장에서 지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실 물과 음식 입을 것 등 생필품이 부족하고 보건상태도 열악합니다.

따라서 아이티 정부는 이재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무료 버스를 동원해서 이동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만 명 규모의 마을을 서둘러 만들고 있습니다. 미군들은 난민들의 이주와 수용을 위해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난민 텐트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질문> 언제쯤 아이티가 정상을 되찾을 지... 너무 때 이른 질문인가요?

<답변>

완전한 복구까지는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만, 좀 지나친 분석이고요,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엔 등 각 나라와 단체들이 적극적인 원조에 나섰고, 아이티 정부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아이티대통령이 행방불명됐다는 등 외신보도가 난무했습니다만, 통신이 두절돼서 억측 보도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티의 최대기업이 우리 한국기업이고, 최대 전력회사 역시 우리 기업인데요, 이들을 만나본 결과, 지진 다음날부터 정부 관계자들과 긴밀한 연락이 이뤄졌고, 공장보호와 조업재개를 위해 아이티 정부가 적극 협력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아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구호품 등 부족한 게 많지만, 아이티가 고난을 극복하고, 머지않아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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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티는 지금, ‘여진 공포감’ 여전
    • 입력 2010-01-24 12:05:22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이티에서 강진이 일어난 지 오늘로 열하루가 지났습니다만 생존을 향한 아이티인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제사회가 신속하게 지원에 나서면서 지진 발생 초기의 대혼란 상태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는 건데요. 오늘 특파원현장보고는 현지 KBS 취재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아이티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지난 열하루 아이티는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붕괴된 현장에는 공포와 절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가득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계속되는 여진으로 공포감은 여전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벼랑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아이티 현지에서 취재 중인 특파원을 위성으로 연결합니다. <질문> 황상무 특파원, 지금 아이티도 밤이군요. 전체적인 상황이 어떻습니까? <리포트> <답변> 네, 무엇보다 여진이 계속돼서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매일 서너 차례 여진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일 여진은 리히터 규모가 5.9일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다행이 추가 피해는 없지만 불안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직접 건물이 흔들리는 지진을 경험했는데, 다음날에는 작은 여진에도 놀라서 한밤중에 황급히 침대 밑으로 숨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그동안 상황은 많이 정리됐습니다. 거리의 시신들은 대부분 치워졌고 사흘 전부터 복구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지진으로 불통됐던 통신도 거의 복구됐고 있으며, 상점과 주유소, 그리고 일부이긴 하지만 은행도 문을 열었습니다. 이재민들이 모여 있는 난민촌에도 용수와 구호품이 공급되면서 지진발생 초기보다는 민심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송전과 배전선은 아직까지 복구되지 않아 많은 지역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있습니다. 또, 워낙 무너진 곳이 많다 보니 손도 못 댄 참사현장이 아직도 수천 곳이고, 집을 잃고 난민촌에 모인 사람들도 50만 명이나 돼서,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고 있습니다. <질문> 생존자 구조작업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답변> 아직도 참사현장에서 인명구조대의 구조활동을 볼 수 있습니다. 참사 이후 지금까지 120명 이상이 구조됐는데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추가 구조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복구작업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공항 기능이 많이 회복돼서 하루 150대의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습니다. 지진 직후 하루 스무 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아이티 공항이 빠르게 원상을 회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요 항구 두 곳 가운데 한 군데는 기능을 회복했습니다. 따라서 각국의 구호물품도 공항과 항만을 통해 본격적으로 도착하면서, 구호에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그렇지만 구호대상자 가운데 극히 일부만 구호 물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지진 발생 초기에 치안 부재가 심각했는데...지금은 어떻습니까? <답변> 치안은 지진 발생 초기보다 상당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슬럼가라는 시티 솔레이으, 가르푸 지역은 물론 난민촌까지 구석구석 찾아다녔지만 크게 위협을 느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외신들은 지진 발생 초기에 약탈과 치안 부재 등을 보도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질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교도소 재소자 4천 명이 탈출해 약탈과 폭동이 우려됐습니다만 그런 정도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미군이 만여 명이나 들어왔고, 또 유엔 평화유지군들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점이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아이티에는 반군 게릴라들이 없어서 불안요소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염려스런 것은 위생불량으로 인한 전염병 발생인데요, 우리나라 의료진 20여 명 등 각국 의료진의 적극적인 대처활동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이재민의 열악한 상황이 외신을 통해서도 전해졌습니다만 황 특파원도 직접 살펴봤죠? <답변> 가장 염려스런 것이 이 부분인데요, 집을 잃은 이재민이 50만 명은 될 것이라고 합니다. 포르토프랭스에는 곳곳에 이재민들의 난민촌이 형성돼 있는데요, 생활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난민촌에는 지진 발생 열흘 만에 처음 용수공급이 이뤄졌고 구호품도 난민촌 현장에서 지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실 물과 음식 입을 것 등 생필품이 부족하고 보건상태도 열악합니다. 따라서 아이티 정부는 이재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무료 버스를 동원해서 이동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만 명 규모의 마을을 서둘러 만들고 있습니다. 미군들은 난민들의 이주와 수용을 위해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난민 텐트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질문> 언제쯤 아이티가 정상을 되찾을 지... 너무 때 이른 질문인가요? <답변> 완전한 복구까지는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만, 좀 지나친 분석이고요,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엔 등 각 나라와 단체들이 적극적인 원조에 나섰고, 아이티 정부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아이티대통령이 행방불명됐다는 등 외신보도가 난무했습니다만, 통신이 두절돼서 억측 보도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티의 최대기업이 우리 한국기업이고, 최대 전력회사 역시 우리 기업인데요, 이들을 만나본 결과, 지진 다음날부터 정부 관계자들과 긴밀한 연락이 이뤄졌고, 공장보호와 조업재개를 위해 아이티 정부가 적극 협력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아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구호품 등 부족한 게 많지만, 아이티가 고난을 극복하고, 머지않아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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