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버스…공공요금 제방 무너지나?

입력 2010.01.26 (06:22) 수정 2010.01.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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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의 터널 끝에서 공공요금이 잇따라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전기, 가스, 수도, 교통 등 주요 공공요금이 눌려 있었기 때문이다.

서민을 보호하고 소비 여력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인상 폭과 시기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는 있으나 요금인상을 무조건 억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일부 지자체들이 요금 인상을 두고 `눈치 보기'를 하거나 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미루는 것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인기영합적 행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기.가스.통행료 오를 듯

26일 정부와 주요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은 하반기 중 인상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도시가스는 2008년부터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원가의 등락에 맞춰 공급가격이 움직이는 연동제를 실시하지 않으면서 5조원 가량의 미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요금의 경우 현재 원가의 90% 수준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 지식경제부의 설명이다.

지경부 김정관 에너지자원실장은 "전기요금은 계절별 요율을 조정하면서 요금도 함께 현실화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며 "도시가스는 서민 가계에 주는 충격을 줄이면서 미수금의 일부를 요금에 반영하도록 인상 폭과 적용 기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3월부터 도시가스요금의 원가 연동제가 다시 시행되는 데 대해서는 현재 수준의 국제유가와 환율이 유지된다면 요금 인상 부담이 크지 않다고 지경부는 덧붙였다.

고속도로 통행료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2년마다 1차례씩 올리던 통행료를 2008년에는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사의 부채가 21조원에 이르는데, 지난해 통행료 수입 2조7천~2조8천억원은 원리금 상환액 3조6천억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통행료 인상은 버스요금과 화물차 운임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버스.수도요금도 곳곳에서 `들썩'

지방 공공요금 역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버스요금은 1분기 중 상당수 지자체에서 100원 안팎 오를 전망이다.

이미 충청남도가 다음 달부터 시내버스와 군내버스(농어촌버스)의 요금을 평균 9% 올리기로 지난 20일 의결했다. 전라남도, 경상남도, 충청북도 등이 뒤이어 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며 강원도 역시 버스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태근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40% 인상을 요구할 정도로 인상 수요가 높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해 인상 폭을 크게 줄여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광역시들은 지자체가 운수회사의 적자분을 보조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 요금을 올리지 못하다 보니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대전시와 광주시는 하반기에 15%가량의 버스요금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수도요금도 올해 중 일부 지역에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008년 결산 기준으로 요금 인상 요인이 16.8%에 이른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 인상이 추진되겠지만, 실제 인상률은 한자릿수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도 노후관 개량 등 사업수요를 감안하면 올해 중 10% 이상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 겨냥한 `요금 억제' 지적도

일부 지자체들은 공공요금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지방선거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대구시, 인천시 등은 공공요금을 당분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라는 것이 시장의 일관된 지시 사항"이라며 "버스, 지하철, 상수도 등의 요금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상 요인이 있는 데도 요금을 억지로 묶어두면 재정 부담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는 결국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한꺼번에 요금을 올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금 통행료를 올리지 않으면 나중에 급격히 올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요금 인상 여부를 두고 서로 눈치를 살피는 모습도 보인다. 지자체들은 인상 폭과 시기 등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지자체장의 재신임을 묻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공공요금 정책이 표심에 좌우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한 광역지자체의 청소행정 담당자는 "쓰레기봉투 값이 현실적이지 못한 곳이라도 구청장들이 봉투 값 인상을 달가워하지 않아 올리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도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들이 요금 인상을 자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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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1-26 06:22:17
    • 수정2010-01-26 16:55:08
    연합뉴스
경제위기의 터널 끝에서 공공요금이 잇따라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전기, 가스, 수도, 교통 등 주요 공공요금이 눌려 있었기 때문이다. 서민을 보호하고 소비 여력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인상 폭과 시기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는 있으나 요금인상을 무조건 억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일부 지자체들이 요금 인상을 두고 `눈치 보기'를 하거나 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미루는 것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인기영합적 행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기.가스.통행료 오를 듯 26일 정부와 주요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은 하반기 중 인상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도시가스는 2008년부터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원가의 등락에 맞춰 공급가격이 움직이는 연동제를 실시하지 않으면서 5조원 가량의 미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요금의 경우 현재 원가의 90% 수준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 지식경제부의 설명이다. 지경부 김정관 에너지자원실장은 "전기요금은 계절별 요율을 조정하면서 요금도 함께 현실화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며 "도시가스는 서민 가계에 주는 충격을 줄이면서 미수금의 일부를 요금에 반영하도록 인상 폭과 적용 기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3월부터 도시가스요금의 원가 연동제가 다시 시행되는 데 대해서는 현재 수준의 국제유가와 환율이 유지된다면 요금 인상 부담이 크지 않다고 지경부는 덧붙였다. 고속도로 통행료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2년마다 1차례씩 올리던 통행료를 2008년에는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사의 부채가 21조원에 이르는데, 지난해 통행료 수입 2조7천~2조8천억원은 원리금 상환액 3조6천억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통행료 인상은 버스요금과 화물차 운임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버스.수도요금도 곳곳에서 `들썩' 지방 공공요금 역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버스요금은 1분기 중 상당수 지자체에서 100원 안팎 오를 전망이다. 이미 충청남도가 다음 달부터 시내버스와 군내버스(농어촌버스)의 요금을 평균 9% 올리기로 지난 20일 의결했다. 전라남도, 경상남도, 충청북도 등이 뒤이어 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며 강원도 역시 버스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태근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40% 인상을 요구할 정도로 인상 수요가 높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해 인상 폭을 크게 줄여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광역시들은 지자체가 운수회사의 적자분을 보조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 요금을 올리지 못하다 보니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대전시와 광주시는 하반기에 15%가량의 버스요금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수도요금도 올해 중 일부 지역에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008년 결산 기준으로 요금 인상 요인이 16.8%에 이른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 인상이 추진되겠지만, 실제 인상률은 한자릿수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도 노후관 개량 등 사업수요를 감안하면 올해 중 10% 이상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 겨냥한 `요금 억제' 지적도 일부 지자체들은 공공요금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지방선거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대구시, 인천시 등은 공공요금을 당분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라는 것이 시장의 일관된 지시 사항"이라며 "버스, 지하철, 상수도 등의 요금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상 요인이 있는 데도 요금을 억지로 묶어두면 재정 부담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는 결국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한꺼번에 요금을 올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금 통행료를 올리지 않으면 나중에 급격히 올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요금 인상 여부를 두고 서로 눈치를 살피는 모습도 보인다. 지자체들은 인상 폭과 시기 등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지자체장의 재신임을 묻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공공요금 정책이 표심에 좌우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한 광역지자체의 청소행정 담당자는 "쓰레기봉투 값이 현실적이지 못한 곳이라도 구청장들이 봉투 값 인상을 달가워하지 않아 올리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도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들이 요금 인상을 자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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