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포트] 위안부 할머니들 ‘18년의 절규’

입력 2010.01.2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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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18년째 거리 집회를 이어가는 할머니들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며 오늘도 변함없이 추운 거리로 나선 위안부 할머니들, 이들의 한 맺힌 절규는 과연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요?



<리포트>



서울 도심의 한 주택.



위안부 할머니들이 외로운 여생을 달래는 쉼터입니다.



올해 여든셋인 길원옥 할머니.



철모르던 시절 취직을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도착한 곳은 일본군 위안소, 그때 나이 13살이었습니다.



<인터뷰> 길원옥(83살/위안부 할머니) : "죽지 않을 만큼 때리는 거예요. 운다고 때리고 집에 보내달라고 때리고 그 사람들 말 안 듣는다고 때리고. 여기가 어딘 줄 아느냐고."



고통과 후유증이 팔십 평생을 따라다녔습니다.



아픈 과거조차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시간들.



위안부 여성들의 그 오랜 침묵을 깬 건 지난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고백이었습니다.



<녹취>고 김학순 할머니 생전 육성 : "그 참혹한 말을… 나오질 않아 못하겠어요. 강제로 옷 다 찟기고..."



이후 이들의 파란만장한 과거사가 둑 터진 강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일본 정부의 사과나 배상, 무엇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2백34명의 위안부 할머니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87명뿐입니다.



<인터뷰> 정윤홍(91살/위안부 할머니) : "눈도 못 감고 죽겄어. 지금 데려가도. 너무 억울해서. 너무도 억울해."



매주 수요일 낮 12시,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위안부 할머니들 사이에선 말 없는 약속으로 통합니다.



어느덧 18년째입니다.



추운 날씨 탓에 나오지 못한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대신 채운 건 바로 학생들입니다.



일본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50만 서명 운동도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심경일(경기도 광주시) : "1000회가 되기 전에 이 문제가 잘 매듭이 지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기대만큼 녹록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미향(정대협 상임대표) : "본인들 중에서 직접 하토야마 만나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해결하겠다고 이런 약속까지 들었던 터라 할머니들 기대가 컸죠."



올해는 일본의 강제 합방 100년이 되는 해.



일본의 반성이 없으면 죽어서라도 수요 집회에 나오겠다는 할머니들의 절규에 이제는 일본 정부가 답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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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리포트] 위안부 할머니들 ‘18년의 절규’
    • 입력 2010-01-27 20:32:52
    뉴스타임
<앵커 멘트>

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18년째 거리 집회를 이어가는 할머니들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며 오늘도 변함없이 추운 거리로 나선 위안부 할머니들, 이들의 한 맺힌 절규는 과연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요?

<리포트>

서울 도심의 한 주택.

위안부 할머니들이 외로운 여생을 달래는 쉼터입니다.

올해 여든셋인 길원옥 할머니.

철모르던 시절 취직을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도착한 곳은 일본군 위안소, 그때 나이 13살이었습니다.

<인터뷰> 길원옥(83살/위안부 할머니) : "죽지 않을 만큼 때리는 거예요. 운다고 때리고 집에 보내달라고 때리고 그 사람들 말 안 듣는다고 때리고. 여기가 어딘 줄 아느냐고."

고통과 후유증이 팔십 평생을 따라다녔습니다.

아픈 과거조차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시간들.

위안부 여성들의 그 오랜 침묵을 깬 건 지난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고백이었습니다.

<녹취>고 김학순 할머니 생전 육성 : "그 참혹한 말을… 나오질 않아 못하겠어요. 강제로 옷 다 찟기고..."

이후 이들의 파란만장한 과거사가 둑 터진 강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일본 정부의 사과나 배상, 무엇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2백34명의 위안부 할머니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87명뿐입니다.

<인터뷰> 정윤홍(91살/위안부 할머니) : "눈도 못 감고 죽겄어. 지금 데려가도. 너무 억울해서. 너무도 억울해."

매주 수요일 낮 12시,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위안부 할머니들 사이에선 말 없는 약속으로 통합니다.

어느덧 18년째입니다.

추운 날씨 탓에 나오지 못한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대신 채운 건 바로 학생들입니다.

일본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50만 서명 운동도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심경일(경기도 광주시) : "1000회가 되기 전에 이 문제가 잘 매듭이 지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기대만큼 녹록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미향(정대협 상임대표) : "본인들 중에서 직접 하토야마 만나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해결하겠다고 이런 약속까지 들었던 터라 할머니들 기대가 컸죠."

올해는 일본의 강제 합방 100년이 되는 해.

일본의 반성이 없으면 죽어서라도 수요 집회에 나오겠다는 할머니들의 절규에 이제는 일본 정부가 답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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