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제주, 첫 영리법원 추진

입력 2010.02.0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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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을 주식회사처럼 운영하는 이른바 영리병원의 설립이 제주도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이 미칠 파장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우선 제주도가 벌이고 있는 의료 산업화 노력,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고부가가치인 의료서비스 산업을 결합해 육성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귀포 인근의 148만 제곱미터에 2015년까지 의료휴양단지와 전문병원, 연구개발 센터 등을 유치해 대규모 의료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인데요, 이곳에 유치하려는 병원은 일반 병원이 아닌 의료와 휴양을 겸한 대규모 복합시설입니다.

우선은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검진센터와 대규모 휴양 단지가 들어서는데요, 78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문제는 투자자인데요, 이익이 보장되야 투자가 이뤄지겠죠. 때문에 투자 유치를 위해 제주도는 영리병원이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질문>
이에 발맞춰 정부가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올 상반기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하면 제주도에 영리병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존 병원은 영리병원으로 전환할 수 없고 영리병원에도 건강보험은 적용됩니다.

하지만, 주식회사처럼 운영돼 투자자가 이익이 나는 대로 수익금을 챙겨갈 수 있습니다.

또, 제주도에 한해 방송되는 방송매체에 영리병원을 광고하는 것도 허용될 예정입니다.

<질문>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크죠?

<답변>
제주도에 주식회사 병원이 들어서면 제주도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으로 의료 민영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형근(제주의대 의료관리학과교수):"영리병원이 제주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제주도를 시발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의료서비스의 양극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영리병원의 시험대 역할을 제주도가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제주도 영리병원의 성과에 따라 향후 전국적으로 영리병원이 허용될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영리병원 도입 논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사실 영리병원 허용 문제는 참여정부때부터 추진됐다가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의료산업화가 추진돼 왔는데 2008년 촛불정국과 맞물리면서 의료 민영화에 대한 반대로 수면 아래로 들어갔죠.

지난해 말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의 이견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신중한 검토를 지시하면서 다시 영리병원 허용 문제가 난항을 겪게 됐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이 추진되고 있는 건데요, 의료 산업화를 달성하면서 의료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일, 분명 쉽지 않아 보입니다.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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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현장] 제주, 첫 영리법원 추진
    • 입력 2010-02-02 23: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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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을 주식회사처럼 운영하는 이른바 영리병원의 설립이 제주도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이 미칠 파장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우선 제주도가 벌이고 있는 의료 산업화 노력,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고부가가치인 의료서비스 산업을 결합해 육성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귀포 인근의 148만 제곱미터에 2015년까지 의료휴양단지와 전문병원, 연구개발 센터 등을 유치해 대규모 의료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인데요, 이곳에 유치하려는 병원은 일반 병원이 아닌 의료와 휴양을 겸한 대규모 복합시설입니다. 우선은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검진센터와 대규모 휴양 단지가 들어서는데요, 78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문제는 투자자인데요, 이익이 보장되야 투자가 이뤄지겠죠. 때문에 투자 유치를 위해 제주도는 영리병원이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질문> 이에 발맞춰 정부가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올 상반기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하면 제주도에 영리병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존 병원은 영리병원으로 전환할 수 없고 영리병원에도 건강보험은 적용됩니다. 하지만, 주식회사처럼 운영돼 투자자가 이익이 나는 대로 수익금을 챙겨갈 수 있습니다. 또, 제주도에 한해 방송되는 방송매체에 영리병원을 광고하는 것도 허용될 예정입니다. <질문>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크죠? <답변> 제주도에 주식회사 병원이 들어서면 제주도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으로 의료 민영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형근(제주의대 의료관리학과교수):"영리병원이 제주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제주도를 시발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의료서비스의 양극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영리병원의 시험대 역할을 제주도가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제주도 영리병원의 성과에 따라 향후 전국적으로 영리병원이 허용될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영리병원 도입 논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사실 영리병원 허용 문제는 참여정부때부터 추진됐다가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의료산업화가 추진돼 왔는데 2008년 촛불정국과 맞물리면서 의료 민영화에 대한 반대로 수면 아래로 들어갔죠. 지난해 말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의 이견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신중한 검토를 지시하면서 다시 영리병원 허용 문제가 난항을 겪게 됐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이 추진되고 있는 건데요, 의료 산업화를 달성하면서 의료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일, 분명 쉽지 않아 보입니다.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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