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전동차 국산화 90% 성공

입력 2010.03.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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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동안 수입 전동차와 외제 부품만을 사용해 왔던 국내 지하철에 처음으로 국산 부품을 90% 이상 사용해 자체 제작된 전동차가 공개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동차 한량 당 10억 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복지팀 김상협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 지하철 역사가 지난 71년 처음 개통됐으니까 한 40여년 됐죠?

그런데 국산 전동차는 처음인 거죠?

<답변>

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전동차 국산화에 나선지 2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

국내 부품 제작업체와 함께 개발했는데요.

좌석이 양 옆에 있는 기존의 전동차와는 달리 가운데에 배치돼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전동차에 쓰이는 부품의 90%는 국산입니다.

전동차의 핵심 부품들이 고장이 잦았는데 국산 부품으로 대체된 이후엔 고장률도 절반 이상 줄였고 무게도 훨씬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또 그동안 핵심부품과 시스템이 외국제품으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전동차를 정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제는 보다 간편하게 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음성직 도시철도공사 사장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음성직(서울시 도시철도공사 사장) : "우리나라에도 능력있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그분들하고 같이 국산화된 부품을 생산을 해서 새로운 전동차를 만들어 보는게..."

<질문>

우리나라 지하철 역사가 40여년이나 됐다고 하는데 그럼 그동안 왜 부품을 국산화하지 않는 거죠?

<답변>

안 한 것은 아니고, 국산 부품을 조금씩 늘리고 있기는 한데 표준화가 안 돼 있다보니 여전히 수입 부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사실 과거엔 수입 제품을 원할 때마다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가격 부담도 별로 없어서 기술개발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죠.

<질문>

이제 국산 부품으로 만든 전동차가 서울 등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게 될텐데 그동안 외국산을 써 왔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들었겠죠?

<답변>

현재 국산화된 부품을 사용해 개발에 성공한 전동차는 1대를 만드는데 5억원 정도 소요됩니다.

그런데 외국 제품을 수입하게 되면 한 대 당 평균 15억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현재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동차만 1500여 대니까 이 정도만 국산으로 바꿔도 대략 1조 5천여억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질문>

현재 우리나라엔 이렇게 전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몇 곳이나 되죠?

<답변>

3곳의 철도차량 제작회사가 지난 99년 합병되면서 국내에서 전동차를 조립해 제작하는 회사는 현대로템 한 곳만 남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이제까지 지하철 운영기관은 전동차를 완성차로 납품받아 왔는데 현재 국내에서 완성차를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만 남았으니까 결국 독점구조로 갈 수 밖에 없게 된거죠.

<질문>

독점이 되다보니 폐해도 많이 생겼겠죠?

품질은 떨어지는데 가격은 오른다던지, 어떤 문제들이 발생했나요?

<답변>

합병 이전엔 전동차 1대당 가격이 4-5억원 정도였는데 현재는 평균 15억원에서 최대 20억원까지 3배 넘게 폭등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이 오른 것에 비해 성능이나 품질은 많이 향상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부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구조가 독점이다보니 가격은 업체가 부르는 대로 줘야 하고 그나마 외국 제작사가 단종을 선언하면 아예 구할 수도 없는 경우가 다반삽니다.

일부 전동차의 경우 고장이 나면 부품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서 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도시철도공사 정비팀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장성태(서울도시철도공사 정비팀장) : "이 제품은 전동차 추진장치인데 이렇게 고장이 나면 이부품을 조달하는데 외국에서 가져와야 됩니다. 길게는 1년에서 2년이 걸려요, 바쁘게 해도 6개월은 걸립니다."

지난해 3월 철도법이 개정돼 전동차 사용연한이 25년에서 40년으로 늘어났는데요.

이렇게 되면 전동차의 주요 장치가 외국제품으로 돼 있는 우리로선 걱정이 클 수 밖에 없어 부품 국산화 문제는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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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전동차 국산화 90% 성공
    • 입력 2010-03-02 0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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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동안 수입 전동차와 외제 부품만을 사용해 왔던 국내 지하철에 처음으로 국산 부품을 90% 이상 사용해 자체 제작된 전동차가 공개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동차 한량 당 10억 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복지팀 김상협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 지하철 역사가 지난 71년 처음 개통됐으니까 한 40여년 됐죠? 그런데 국산 전동차는 처음인 거죠? <답변> 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전동차 국산화에 나선지 2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 국내 부품 제작업체와 함께 개발했는데요. 좌석이 양 옆에 있는 기존의 전동차와는 달리 가운데에 배치돼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전동차에 쓰이는 부품의 90%는 국산입니다. 전동차의 핵심 부품들이 고장이 잦았는데 국산 부품으로 대체된 이후엔 고장률도 절반 이상 줄였고 무게도 훨씬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또 그동안 핵심부품과 시스템이 외국제품으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전동차를 정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제는 보다 간편하게 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음성직 도시철도공사 사장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음성직(서울시 도시철도공사 사장) : "우리나라에도 능력있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그분들하고 같이 국산화된 부품을 생산을 해서 새로운 전동차를 만들어 보는게..." <질문> 우리나라 지하철 역사가 40여년이나 됐다고 하는데 그럼 그동안 왜 부품을 국산화하지 않는 거죠? <답변> 안 한 것은 아니고, 국산 부품을 조금씩 늘리고 있기는 한데 표준화가 안 돼 있다보니 여전히 수입 부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사실 과거엔 수입 제품을 원할 때마다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가격 부담도 별로 없어서 기술개발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죠. <질문> 이제 국산 부품으로 만든 전동차가 서울 등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게 될텐데 그동안 외국산을 써 왔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들었겠죠? <답변> 현재 국산화된 부품을 사용해 개발에 성공한 전동차는 1대를 만드는데 5억원 정도 소요됩니다. 그런데 외국 제품을 수입하게 되면 한 대 당 평균 15억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현재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동차만 1500여 대니까 이 정도만 국산으로 바꿔도 대략 1조 5천여억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질문> 현재 우리나라엔 이렇게 전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몇 곳이나 되죠? <답변> 3곳의 철도차량 제작회사가 지난 99년 합병되면서 국내에서 전동차를 조립해 제작하는 회사는 현대로템 한 곳만 남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이제까지 지하철 운영기관은 전동차를 완성차로 납품받아 왔는데 현재 국내에서 완성차를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만 남았으니까 결국 독점구조로 갈 수 밖에 없게 된거죠. <질문> 독점이 되다보니 폐해도 많이 생겼겠죠? 품질은 떨어지는데 가격은 오른다던지, 어떤 문제들이 발생했나요? <답변> 합병 이전엔 전동차 1대당 가격이 4-5억원 정도였는데 현재는 평균 15억원에서 최대 20억원까지 3배 넘게 폭등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이 오른 것에 비해 성능이나 품질은 많이 향상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부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구조가 독점이다보니 가격은 업체가 부르는 대로 줘야 하고 그나마 외국 제작사가 단종을 선언하면 아예 구할 수도 없는 경우가 다반삽니다. 일부 전동차의 경우 고장이 나면 부품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서 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도시철도공사 정비팀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장성태(서울도시철도공사 정비팀장) : "이 제품은 전동차 추진장치인데 이렇게 고장이 나면 이부품을 조달하는데 외국에서 가져와야 됩니다. 길게는 1년에서 2년이 걸려요, 바쁘게 해도 6개월은 걸립니다." 지난해 3월 철도법이 개정돼 전동차 사용연한이 25년에서 40년으로 늘어났는데요. 이렇게 되면 전동차의 주요 장치가 외국제품으로 돼 있는 우리로선 걱정이 클 수 밖에 없어 부품 국산화 문제는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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