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범행? 풀리지 않은 의문점

입력 2010.03.1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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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길태가 범행 내용을 자백하면서 이번 사건의 전말도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납치부터 살해까지 이번 사건의 전모와 함께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을 최광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끔찍했던 범행은 지난달 24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산시 덕포동의 한 나무 아래 쉼터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김길태.

<인터뷰>이웃주민:"여기 주위 사람들이 당산나무에 많이 옵니다. 술병도 많이 있고..."

술에 취한 채 덕포동 일대를 배회하던 김길태는 한 집 창문을 넘어 들어가 홀로 있던 13살 이 모 양을 납치합니다.

이후 김길태가 향한 곳은 일명 '무당집'으로 알려진 인근의 한 빈 집, 김길태는 여기서 이 양을 성폭행하고 입을 막아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시체를 유기하기 위한 김길태의 움직임은 치밀했습니다.

집안에 있던 끈으로 이 양의 손과 발을 묶은 뒤, 5미터 떨어진 옆집 지붕 물탱크에 이 양의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시신이 발견되는 걸 막기 위해 근처에 있던 백색 시멘트 가루를 붓고 뚜껑까지 덮어 놓은 뒤 도주했습니다.

<인터뷰>김희웅 (부산 사상경찰서장):"보복이 두려워서 신고를 미뤄왔지만 시신을 넣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있습니다."

범행 다음날.

김길태는 버스를 타고 친구들이 사는 동네로 찾아가 수십 차례 통화를 시도합니다.

<인터뷰> 김씨 친구(25일 아침 김씨와 통화):"'왜 전화를 안 받니? 전화 좀 받아봐라' 했고, 술 많이 먹은 상태에서 답답하니까 한숨도 내쉬고..."

그리고 집에 들렸다가 형사들이 다녀갔다는 말을 양부모에게 듣자마자 달아났습니다.

이후 잠적 생활을 시작한 김길태, 지난 3일에는 경찰과 마주쳤지만 교묘히 빠져나갔습니다.

6일에는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고, 결국 지난 10일 김길태는 범행 장소에서 불과 5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붙잡히면서 도피행각을 마감합니다.

문제는 주요 혐의에 대한 김길태와 목격자의 진술이 확보됐지만 여전히 물증이 빈약하다는 겁니다.

이 양의 집 다락방과 시신 유기 장소에서 발견된 동일한 모양의 신발 자국, 살인을 입증할 결정적인 물증이지만 경찰은 아직 이 신발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양의 속옷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녹취> 김희계(부산 사상경찰서 형사3팀):"김길태가 머물렀거나 스쳐갔던 곳에서 신발을 찾으면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평소 주량의 4-5배를 마신 만취한 상태에서 어떻게 치밀한 방법으로 시체를 유기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와 함께 김길태가 이 양의 집에 어떻게 침입했는지, 혹시 또 다른 추가 범죄는 없었는지에 대한 조사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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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밀한 범행? 풀리지 않은 의문점
    • 입력 2010-03-15 20:29:46
    뉴스타임
<앵커 멘트> 김길태가 범행 내용을 자백하면서 이번 사건의 전말도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납치부터 살해까지 이번 사건의 전모와 함께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을 최광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끔찍했던 범행은 지난달 24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산시 덕포동의 한 나무 아래 쉼터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김길태. <인터뷰>이웃주민:"여기 주위 사람들이 당산나무에 많이 옵니다. 술병도 많이 있고..." 술에 취한 채 덕포동 일대를 배회하던 김길태는 한 집 창문을 넘어 들어가 홀로 있던 13살 이 모 양을 납치합니다. 이후 김길태가 향한 곳은 일명 '무당집'으로 알려진 인근의 한 빈 집, 김길태는 여기서 이 양을 성폭행하고 입을 막아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시체를 유기하기 위한 김길태의 움직임은 치밀했습니다. 집안에 있던 끈으로 이 양의 손과 발을 묶은 뒤, 5미터 떨어진 옆집 지붕 물탱크에 이 양의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시신이 발견되는 걸 막기 위해 근처에 있던 백색 시멘트 가루를 붓고 뚜껑까지 덮어 놓은 뒤 도주했습니다. <인터뷰>김희웅 (부산 사상경찰서장):"보복이 두려워서 신고를 미뤄왔지만 시신을 넣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있습니다." 범행 다음날. 김길태는 버스를 타고 친구들이 사는 동네로 찾아가 수십 차례 통화를 시도합니다. <인터뷰> 김씨 친구(25일 아침 김씨와 통화):"'왜 전화를 안 받니? 전화 좀 받아봐라' 했고, 술 많이 먹은 상태에서 답답하니까 한숨도 내쉬고..." 그리고 집에 들렸다가 형사들이 다녀갔다는 말을 양부모에게 듣자마자 달아났습니다. 이후 잠적 생활을 시작한 김길태, 지난 3일에는 경찰과 마주쳤지만 교묘히 빠져나갔습니다. 6일에는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고, 결국 지난 10일 김길태는 범행 장소에서 불과 5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붙잡히면서 도피행각을 마감합니다. 문제는 주요 혐의에 대한 김길태와 목격자의 진술이 확보됐지만 여전히 물증이 빈약하다는 겁니다. 이 양의 집 다락방과 시신 유기 장소에서 발견된 동일한 모양의 신발 자국, 살인을 입증할 결정적인 물증이지만 경찰은 아직 이 신발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양의 속옷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녹취> 김희계(부산 사상경찰서 형사3팀):"김길태가 머물렀거나 스쳐갔던 곳에서 신발을 찾으면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평소 주량의 4-5배를 마신 만취한 상태에서 어떻게 치밀한 방법으로 시체를 유기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와 함께 김길태가 이 양의 집에 어떻게 침입했는지, 혹시 또 다른 추가 범죄는 없었는지에 대한 조사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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