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② 감세, 소비진작 효과 ‘미미’

입력 2010.03.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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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세금을 깍아준 이유는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소비 진작도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이어서 윤양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백화점 명품관.

천만 원을 웃도는 명품들이 꾸준히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동훈(백화점 관계자):"최고 VIP계층 고객들은 경기영향을 민감하게 받지 않으시기 때문에 꾸준하고 안정적인 소비패턴을 보이고 계십니다."

중저소득층도 지난해 소비가 늘었습니다.

월 평균 소득 250만 원 정도로 두 아이를 키우는 이 가정은 최대한 아꼈는데도 지출액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인터뷰>박진희(서울시 강일동):"어린이집 둘 다 보내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까 교육적인 문제들이 많이 생겨서 비용이 더 늘어나는..."

지난 1년 동안 소득계층별로 세금부담과 소비지출의 변화를 비교해봤습니다.

유일하게 세금이 줄어든 상위 20% 계층은 소비를 3.4%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하위 80% 계층이 세금을 더 내고도 1.5% 안팎의 소비를 늘린 것과 비교하면 세금을 많이 깎아 준 상위계층의 소비증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입니다.

<인터뷰>이 영(한양대 교수):"부자한테 소득이 늘어난다고 해서 소비가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비 진작 효과는 작을 수밖에 없죠."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감세정책이 정부의 세원감소로 이어져 재정적자를 키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5년 동안 늘어나는 나랏빚 규모는 대략 175조 원 정도.

이 가운데 40% 정도는 세금을 깎아줘서 생기는 적자로 추산됩니다.

<인터뷰>이재은(경기대 교수):"경기가 나빠져서 재정적자가 오고 국가채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 감세를 했기 때문에 적자가 커지는거죠."

정부는 오는 2012년부터 최상위 소득계층에 대해서도 소득세를 2%포인트 깎아줄 예정입니다.

복지분야 등 정부가 써야할 돈은 많은데,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덜 걷으면 결국 다른 세금을 올리거나 미래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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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② 감세, 소비진작 효과 ‘미미’
    • 입력 2010-03-16 22: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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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세금을 깍아준 이유는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소비 진작도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이어서 윤양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백화점 명품관. 천만 원을 웃도는 명품들이 꾸준히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동훈(백화점 관계자):"최고 VIP계층 고객들은 경기영향을 민감하게 받지 않으시기 때문에 꾸준하고 안정적인 소비패턴을 보이고 계십니다." 중저소득층도 지난해 소비가 늘었습니다. 월 평균 소득 250만 원 정도로 두 아이를 키우는 이 가정은 최대한 아꼈는데도 지출액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인터뷰>박진희(서울시 강일동):"어린이집 둘 다 보내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까 교육적인 문제들이 많이 생겨서 비용이 더 늘어나는..." 지난 1년 동안 소득계층별로 세금부담과 소비지출의 변화를 비교해봤습니다. 유일하게 세금이 줄어든 상위 20% 계층은 소비를 3.4%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하위 80% 계층이 세금을 더 내고도 1.5% 안팎의 소비를 늘린 것과 비교하면 세금을 많이 깎아 준 상위계층의 소비증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입니다. <인터뷰>이 영(한양대 교수):"부자한테 소득이 늘어난다고 해서 소비가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비 진작 효과는 작을 수밖에 없죠."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감세정책이 정부의 세원감소로 이어져 재정적자를 키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5년 동안 늘어나는 나랏빚 규모는 대략 175조 원 정도. 이 가운데 40% 정도는 세금을 깎아줘서 생기는 적자로 추산됩니다. <인터뷰>이재은(경기대 교수):"경기가 나빠져서 재정적자가 오고 국가채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 감세를 했기 때문에 적자가 커지는거죠." 정부는 오는 2012년부터 최상위 소득계층에 대해서도 소득세를 2%포인트 깎아줄 예정입니다. 복지분야 등 정부가 써야할 돈은 많은데,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덜 걷으면 결국 다른 세금을 올리거나 미래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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