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아무나 입는 ‘경찰복’…성폭행까지!

입력 2010.03.24 (23:36) 수정 2010.03.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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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복과 장비를 누구나 구입해 입고,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허술한 관리 속에 경찰 근무복을 납품하는 일부 업체들이 진짜 경찰복과 장비를 아무에게나 팔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임재성기자!

<질문> 진짜 경찰복을 돈만 주면 살 수 있다구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경찰복은 현재 매년 경찰서 별로 입찰을 거쳐 업체를 선정해 근무복을 공급받고 있는데요, 이 업체들을 통해서 경찰 근무복을 별 제약 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모 경찰청에 근무복을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연극 동아리라고 소개하고 경찰복을 구입해 봤습니다.

계급장에 경찰마크, 이름표까지 단 경찰복을 내주는데요, 최신 경찰 장비들도 별 제약 없이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A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다 오리지널이에요. 청에 납품도 하는데… 원래는 못 드려요. 내가 믿고 드리는 거야. 우리나라 법 상으로 경찰 것을 팔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신분 확인을 하더라도 무용지물입니다.

경찰서 여러 곳에 납품하고 있는 이 업체는 인터넷에 공개된 경찰관의 소속과 이름을 댔더니 원하는 주소로 배달해 준다고 말합니다.

<전화녹취> B 경찰복 납품 업체(음성변조): "(신분증 보내드려야 되요?) 아니요, 그런 건 없으시고요. 배달은 저희가 불러드리는 주소로 해드리는데… "

취재진이 경찰복과 장비를 구입하는 데 든 비용은 대략 16만 원 선이었는데요, 일련번호가 있는 흉장을 제외하고, 현직 경찰들이 입는 진짜 근무복이었습니다.

<질문> 문제는 경찰복이 범죄에 악용되는 건데 실제로 이런 범죄들이 많습니까?

<답변>

네,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구할 수 있는 경찰복은 매년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이 오히려 범죄를 돕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22일, 촬영을 위해 취재진이 거리에 나갔는데요, 경찰복을 입고 걷고 있는 취재진을 향해 의경들이 경례를 할 정도였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경찰복으로 위장을 했을 경우 무방비로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6년에는 경찰복을 입은 가짜 경찰관이 교통단속을 해 돈을 가로채는 가하면, 지난해 7월에는 경찰 복장을 입은 50대 남성이 14살 가출 소녀 2명을 보호해주겠다며 데려가 성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당시 담당형사의 말입니다.

<인터뷰> 박종필(담당 형사): "자기를 보호해줄 경찰관이라고 믿고 따라갔었는데 실제로는 범죄에 악용하기 위해서 자기가 (경찰복을) 만들어 놓은…"

<질문> 이쯤되면 경찰도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한답니까?

<답변>

앞서 보신 것처럼 누구나 살 수 있는 경찰복은 범죄 악용 가능성이 매우 높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실태 파악도, 이를 막을 규정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현재 경찰은 경찰복 판매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경찰복을 입고 경찰을 사칭했을 때만 경범죄가 적용돼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의 말입니다.

<녹취> 이범규(서울지방경찰청 장비보급계장): "경찰복 자체를 판매하는 곳은 없습니다. 그런 일이 없기 때문에 판매하는 데 별다른 규정이나, 처벌은 없습니다."

현재 경찰복 판매업소 가운데 일부는 경찰 측에서 받은 경찰관 데이터와 신분증 사본을 통해 신분 확인을 하고 있는데요,

경찰복과 달리 군복은 법으로 판매가 금지돼 있는 것처럼 경찰복에 대한 규정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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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24 23:36:41
    • 수정2010-03-24 23: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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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복과 장비를 누구나 구입해 입고,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허술한 관리 속에 경찰 근무복을 납품하는 일부 업체들이 진짜 경찰복과 장비를 아무에게나 팔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임재성기자! <질문> 진짜 경찰복을 돈만 주면 살 수 있다구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경찰복은 현재 매년 경찰서 별로 입찰을 거쳐 업체를 선정해 근무복을 공급받고 있는데요, 이 업체들을 통해서 경찰 근무복을 별 제약 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모 경찰청에 근무복을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연극 동아리라고 소개하고 경찰복을 구입해 봤습니다. 계급장에 경찰마크, 이름표까지 단 경찰복을 내주는데요, 최신 경찰 장비들도 별 제약 없이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A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다 오리지널이에요. 청에 납품도 하는데… 원래는 못 드려요. 내가 믿고 드리는 거야. 우리나라 법 상으로 경찰 것을 팔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신분 확인을 하더라도 무용지물입니다. 경찰서 여러 곳에 납품하고 있는 이 업체는 인터넷에 공개된 경찰관의 소속과 이름을 댔더니 원하는 주소로 배달해 준다고 말합니다. <전화녹취> B 경찰복 납품 업체(음성변조): "(신분증 보내드려야 되요?) 아니요, 그런 건 없으시고요. 배달은 저희가 불러드리는 주소로 해드리는데… " 취재진이 경찰복과 장비를 구입하는 데 든 비용은 대략 16만 원 선이었는데요, 일련번호가 있는 흉장을 제외하고, 현직 경찰들이 입는 진짜 근무복이었습니다. <질문> 문제는 경찰복이 범죄에 악용되는 건데 실제로 이런 범죄들이 많습니까? <답변> 네,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구할 수 있는 경찰복은 매년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이 오히려 범죄를 돕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22일, 촬영을 위해 취재진이 거리에 나갔는데요, 경찰복을 입고 걷고 있는 취재진을 향해 의경들이 경례를 할 정도였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경찰복으로 위장을 했을 경우 무방비로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6년에는 경찰복을 입은 가짜 경찰관이 교통단속을 해 돈을 가로채는 가하면, 지난해 7월에는 경찰 복장을 입은 50대 남성이 14살 가출 소녀 2명을 보호해주겠다며 데려가 성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당시 담당형사의 말입니다. <인터뷰> 박종필(담당 형사): "자기를 보호해줄 경찰관이라고 믿고 따라갔었는데 실제로는 범죄에 악용하기 위해서 자기가 (경찰복을) 만들어 놓은…" <질문> 이쯤되면 경찰도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한답니까? <답변> 앞서 보신 것처럼 누구나 살 수 있는 경찰복은 범죄 악용 가능성이 매우 높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실태 파악도, 이를 막을 규정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현재 경찰은 경찰복 판매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경찰복을 입고 경찰을 사칭했을 때만 경범죄가 적용돼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의 말입니다. <녹취> 이범규(서울지방경찰청 장비보급계장): "경찰복 자체를 판매하는 곳은 없습니다. 그런 일이 없기 때문에 판매하는 데 별다른 규정이나, 처벌은 없습니다." 현재 경찰복 판매업소 가운데 일부는 경찰 측에서 받은 경찰관 데이터와 신분증 사본을 통해 신분 확인을 하고 있는데요, 경찰복과 달리 군복은 법으로 판매가 금지돼 있는 것처럼 경찰복에 대한 규정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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