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에서 김수현까지…연예계도 트위터 열풍

입력 2010.04.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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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 트위터 삼매경…일상 팬들과 직접 소통
사생활 잡담에서 새 음반 판로까지 '의사소통의 場'

임권택 감독의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를 촬영 중인 영화배우 박중훈.

지난달 30일 새벽 40분 정도 조깅을 한 뒤 3시간쯤 걸려 전북 임실의 촬영장에 온 그는 이날 오후 6시 조금 넘어 저녁식사를 했으며 다음날 하루 더 임실에서 촬영을 한 뒤 백담사 근처로 촬영지를 옮겼다.

아마도 박중훈의 매니저나 가족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알기 힘들 법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사실 글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일이다.

알 수 있는 것은 스케줄 뿐 아니다.

박중훈이 20년 가까이 담배를 피우다가 금연한 지 9년째이며 지방 촬영에는 베개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박중훈 보다 연하의 남성이라면 "형님"이라고 말을 걸어 "동생^^"이라는 따뜻한 답변도 들을 수 있다. 물론 실시간으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인터넷 혁명이라고까지 불리는 트위터다.

박중훈 뿐 아니다. 트위터에 꽂힌 연예인은 힙합 가수 타블로에서부터 70대를 바라보는 인기 작가 김수현까지 방송ㆍ연예계 전반에 셀 수 없이 많다.

스타들이 자신의 근황을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시시각각 전달하는 것은 이미 대중 문화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대중 스타들은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팬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팬들은 실시간으로 스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스타는 다시 팬들의 글에 응답하며 따뜻한 대화를 나눈다.

멀게만 보이던 스타와 팬의 거리가 직접 1:1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정도로 가까워진 것이니 스타와 팬 사이의 거대한 의사소통 공간이 새로 생겨난 셈이다.

◇'140자의 마술'에 흠뻑 빠진 스타들 =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의 직접 소통에 나선 스타는 박중훈 뿐만은 아니다.

MC 김제동은 그의 메시지를 받아보는 팔로워(구독자) 5만4천명을 거느린 인기 트위터러(트위터 하는 사람)다. "이란과 쌍용을 잊지 맙시다. 우리 모두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라는 글 하나로 5천명의 팔로워가 몰리기도 했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한층 젊어진 탤런트 정보석도 트위터에 빠져있는 스타다. '지붕킥'에 출연하면서 출연진과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연기 도중의 감상을 적었던 그는 최근 이 시트콤의 종영에 맞춰 팬들에게 종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DJ DOC의 김창렬 역시 연예계 현장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팬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으며 김C 역시 특유의 재치있는 말투로 트위터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인 중에서는 MBC 김주하 앵커가 5만5천명에 육박하는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인기 트위터러이며 소설가 이외수 역시 팔로워 수가 10만명이 넘는 트위터 세상의 슈퍼스타다.

이외에도 가수 이적, 타이거 JK, '에픽하이'의 타블로, '원더걸스'의 멤버들, 드라마 작가 김수현 등도 트위터로 팬들과의 소통에 나선 방송연예계의 스타들이다.

◇사생활 잡담에서 소설 창작까지…전방위 영향력 = 트위터가 140자 이내 단문 메시지로 한정된 글쓰기를 특징으로 하지만 짧은 글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김제동 외에 김수현 작가나 소설가 이외수도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수현 작가는 지난 1월 "'아바타'가 난리도 아닌데 나는 왜 중간 중간 졸았을까. 너무 단순한 이야기는 따분하고 화려한 시각 홀림만으로는 글쎄올시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는 온오프라인의 '아바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전공인 문학 뿐 아니라 방송 등 전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외수의 트위터는 촌철살인의 풍자로 세상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넷에서 '이외수 트위터 어록'이 떠돌아다닐 정도로 인기다.

배우 최진영의 자살 사건이나 천안함 침몰 사고 같은 우울한 일이 발생하면 방송연예인들이 트위터를 통한 추모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한다. 트윗(글쓰기)과 리트윗(돌려보기) 같은 트위터의 특징과 유명인들의 영향력이 결합하는 것이다.

가수 이적의 경우 트위터를 통해 소설을 쓰는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이적의 트위터 짧은 픽션'이라는 제목으로 40여편의 짧은 소설을 올렸다.

문화평론가 탁현민(한양대 겸임교수)씨는 "트위터는 디지털적인 매체이면서도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팬들과 인간적인 감정을 교류하고 싶어했던 스타들의 욕구와 스타들과 개별적인 접촉을 갈망해왔던 팬들의 희망이 트위터라는 공간에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음반 판로 '가능성'…잘못된 정보 '우려'도 = 타블로나 타이거 JK 같은 가수들에게 트위터는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고 소비자를 찾는 새로운 루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타블로가 지난달 10일 트위터에 남긴 글 하나로 전세계 음악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구매 사이트 아이튠스의 힙합부문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타블로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운 앨범이 나왔습니다. 한 장씩 사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는 국내외 음악팬들에게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다음날 아침 '자고 일어나보니' 세계의 주목을 받는 아티스트가 돼 있었다.

트위터의 실시간성과 이로 인한 파급력 덕도 컸지만 트위터와 트위터에 연결된 유튜브 동영상, 아이튠스 같은 온라인상의 새로운 미디어가 결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기존의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 직접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고 판매한 것이니 대안적인 해외 음반 판매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 같은 트위터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파급력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시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MBC의 김주하 앵커는 지난달 26일 밤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북한 반잠수정 침몰 시킨 듯"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가 이 글이 퍼져나가며 작은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위터러들은 미니홈피나 채팅 등 다른 온라인상의 대화 매체와 달리 트위터가 잘못된 정보에 대한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1만6천명의 팔로어를 가지고 있는 해비 트위터러인 고재열('시사인' 기자)씨는 "김주하 앵커의 경우 즉각 잘못된 글을 수정했고 이 사실 역시 트위터러들 사이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정보의 전파가 빠른 만큼 잘못된 정보의 수정 역시 빠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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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블로에서 김수현까지…연예계도 트위터 열풍
    • 입력 2010-04-04 08:35:03
    연합뉴스
스타들 트위터 삼매경…일상 팬들과 직접 소통 사생활 잡담에서 새 음반 판로까지 '의사소통의 場' 임권택 감독의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를 촬영 중인 영화배우 박중훈. 지난달 30일 새벽 40분 정도 조깅을 한 뒤 3시간쯤 걸려 전북 임실의 촬영장에 온 그는 이날 오후 6시 조금 넘어 저녁식사를 했으며 다음날 하루 더 임실에서 촬영을 한 뒤 백담사 근처로 촬영지를 옮겼다. 아마도 박중훈의 매니저나 가족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알기 힘들 법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사실 글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일이다. 알 수 있는 것은 스케줄 뿐 아니다. 박중훈이 20년 가까이 담배를 피우다가 금연한 지 9년째이며 지방 촬영에는 베개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박중훈 보다 연하의 남성이라면 "형님"이라고 말을 걸어 "동생^^"이라는 따뜻한 답변도 들을 수 있다. 물론 실시간으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인터넷 혁명이라고까지 불리는 트위터다. 박중훈 뿐 아니다. 트위터에 꽂힌 연예인은 힙합 가수 타블로에서부터 70대를 바라보는 인기 작가 김수현까지 방송ㆍ연예계 전반에 셀 수 없이 많다. 스타들이 자신의 근황을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시시각각 전달하는 것은 이미 대중 문화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대중 스타들은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팬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팬들은 실시간으로 스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스타는 다시 팬들의 글에 응답하며 따뜻한 대화를 나눈다. 멀게만 보이던 스타와 팬의 거리가 직접 1:1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정도로 가까워진 것이니 스타와 팬 사이의 거대한 의사소통 공간이 새로 생겨난 셈이다. ◇'140자의 마술'에 흠뻑 빠진 스타들 =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의 직접 소통에 나선 스타는 박중훈 뿐만은 아니다. MC 김제동은 그의 메시지를 받아보는 팔로워(구독자) 5만4천명을 거느린 인기 트위터러(트위터 하는 사람)다. "이란과 쌍용을 잊지 맙시다. 우리 모두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라는 글 하나로 5천명의 팔로워가 몰리기도 했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한층 젊어진 탤런트 정보석도 트위터에 빠져있는 스타다. '지붕킥'에 출연하면서 출연진과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연기 도중의 감상을 적었던 그는 최근 이 시트콤의 종영에 맞춰 팬들에게 종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DJ DOC의 김창렬 역시 연예계 현장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팬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으며 김C 역시 특유의 재치있는 말투로 트위터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인 중에서는 MBC 김주하 앵커가 5만5천명에 육박하는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인기 트위터러이며 소설가 이외수 역시 팔로워 수가 10만명이 넘는 트위터 세상의 슈퍼스타다. 이외에도 가수 이적, 타이거 JK, '에픽하이'의 타블로, '원더걸스'의 멤버들, 드라마 작가 김수현 등도 트위터로 팬들과의 소통에 나선 방송연예계의 스타들이다. ◇사생활 잡담에서 소설 창작까지…전방위 영향력 = 트위터가 140자 이내 단문 메시지로 한정된 글쓰기를 특징으로 하지만 짧은 글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김제동 외에 김수현 작가나 소설가 이외수도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수현 작가는 지난 1월 "'아바타'가 난리도 아닌데 나는 왜 중간 중간 졸았을까. 너무 단순한 이야기는 따분하고 화려한 시각 홀림만으로는 글쎄올시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는 온오프라인의 '아바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전공인 문학 뿐 아니라 방송 등 전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외수의 트위터는 촌철살인의 풍자로 세상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넷에서 '이외수 트위터 어록'이 떠돌아다닐 정도로 인기다. 배우 최진영의 자살 사건이나 천안함 침몰 사고 같은 우울한 일이 발생하면 방송연예인들이 트위터를 통한 추모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한다. 트윗(글쓰기)과 리트윗(돌려보기) 같은 트위터의 특징과 유명인들의 영향력이 결합하는 것이다. 가수 이적의 경우 트위터를 통해 소설을 쓰는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이적의 트위터 짧은 픽션'이라는 제목으로 40여편의 짧은 소설을 올렸다. 문화평론가 탁현민(한양대 겸임교수)씨는 "트위터는 디지털적인 매체이면서도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팬들과 인간적인 감정을 교류하고 싶어했던 스타들의 욕구와 스타들과 개별적인 접촉을 갈망해왔던 팬들의 희망이 트위터라는 공간에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음반 판로 '가능성'…잘못된 정보 '우려'도 = 타블로나 타이거 JK 같은 가수들에게 트위터는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고 소비자를 찾는 새로운 루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타블로가 지난달 10일 트위터에 남긴 글 하나로 전세계 음악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구매 사이트 아이튠스의 힙합부문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타블로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운 앨범이 나왔습니다. 한 장씩 사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는 국내외 음악팬들에게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다음날 아침 '자고 일어나보니' 세계의 주목을 받는 아티스트가 돼 있었다. 트위터의 실시간성과 이로 인한 파급력 덕도 컸지만 트위터와 트위터에 연결된 유튜브 동영상, 아이튠스 같은 온라인상의 새로운 미디어가 결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기존의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 직접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고 판매한 것이니 대안적인 해외 음반 판매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 같은 트위터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파급력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시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MBC의 김주하 앵커는 지난달 26일 밤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북한 반잠수정 침몰 시킨 듯"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가 이 글이 퍼져나가며 작은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위터러들은 미니홈피나 채팅 등 다른 온라인상의 대화 매체와 달리 트위터가 잘못된 정보에 대한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1만6천명의 팔로어를 가지고 있는 해비 트위터러인 고재열('시사인' 기자)씨는 "김주하 앵커의 경우 즉각 잘못된 글을 수정했고 이 사실 역시 트위터러들 사이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정보의 전파가 빠른 만큼 잘못된 정보의 수정 역시 빠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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