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해적 ‘맹추격’…협상 시작

<앵커 멘트>

어젯밤 인도양에서 우리나라 유조선을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을 국군 청해부대 구축함이 뒤쫓고 있습니다.

피랍된 선박업체와 해적들간의 협상도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정인성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소말리아 해적을 뒤쫓고 있는 우리 구축함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출발한 지 거의 만 하루가 지났기 때문에 지금쯤 유조선 근처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우리 구축함은 최초 피랍된 지점에서 천5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8시간 이상 지나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유조선보다 2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잡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급파된 '충무공 이순신함'은 4천4백톤 급 구축함으로, 첨단 무기와 특수 요원이 탑승하고 있습니다.

해적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소말리아 해적 근거지로 입항하기 전에 길목을 막겠다는 계획이죠.

일단 차단한 뒤 해적들의 반응을 보면서 협상 등 다각적인 방안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에 하나 놓칠 경우 소말리아 영해까지 진입해 구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적에 납치된 것이 확실할 경우 제3국 영해 진입도 가능하도록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것입니다.

다른 나라 함대와 공조하겠다고도 했는데요,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영선(외교통상부 대변인): "우리가 단독으로 작전하는게 아니라 인근에서 작전하고 있는 우방국의 함선과도 공조를 해나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질문2> 피랍된 선박 업체와 해적들간에 협상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들리는데요?

<답변>

해당 선박 업체 관계자는 해적들이 먼저 연락해와 협상이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말리아 해적 측에서 아직 몸값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일단 과거 전례로 볼 때 해적들은 유조선과 선원들을 패키지로 묶어 돈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선박회사측은 피랍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협상의 전면에는 삼호해운이 나서고, 정부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피랍된 선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추측성 내용이 난무하는 것을 막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외 발표 창구를 외교통상부로 일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질문3> 이번에 우리 유조선 피랍 지점이 그동안 알려졌던 해적 소굴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하는데 이례적이죠?

<답변>

사실상 인도양 한복판에서 피랍됐습니다.

해적이 빈번히 출몰하던 아덴만으로부터 동남쪽으로 무려 1,5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입니다.

이 해역은 해적들이 거의 출몰하지 않았던 지역이었구요.

그래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미국 등 연합 해군이 아덴만 지역을 집중적으로 지키면서 해적들이 활동에 제약을 받았고, 그 돌파구로 이제는 원양 선박까지 노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덴만에 집중됐던 연합 함대의 경비 범위를 좀더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4> 소말리아 해적들의 실상을 KBS가 집중 취재해 며칠 전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그 근거지가 런던이라면서요?

<답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유엔이 발표했습니다.

해적들에게 납치된 인질 몸값과 관련된 보고서인데요, 주목할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몸값의 30%가 소말리아 해적과 전직 군벌, 그리고 10%는 해적 소굴을 지키는 전직 군벌들에게 전달된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해적조직 후원자한테 30%가 전달된다는 부분인데요, 영국 런던이 이 후원자들의 본거지로 지목됐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지는 런던이 소말리아 해적들을 움직이는 사실상의 본부라고 지목했습니다.

런던 선박 거래소의 브로커들과 소말리아에서 이민 온 전직 군벌들의 복합체가 해적 범죄를 조정한다는 주장인데요,
해적과의 전쟁이 쉽게 끝나기 어려워 보이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