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금리 정책의 ‘딜레마’

입력 2010.04.12 (07:01) 수정 2010.04.1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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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벌써 14개월쨉니다.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려야 할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은 스스로도 갈수록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가안정의 마지막 보루인 한은의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주저하는 것은 국내외 경제상황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우선 경기 회복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부진하다는 겁니다. 최근 경기선행지수가 두 달째 뒷걸음질 친 것도 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한 이윱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빚이 많은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게 됩니다.



금리 인상이 자칫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얘깁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 등 주요 국가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금리를 올릴 경우 금리차를 이용한 투기자금 유입이 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금리인상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도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여기에다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금리인상을 꺼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준금리 인상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습니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듯이 저금리 지속이 가져올 부작용을 가벼이 여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금리를 올리면 당장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의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금리가 지속되다 보면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자산시장의 버블이 확산되게 마련입니다.



그만큼 잠재적 부실과 불안 요인이 커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당장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실보다 득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 지속이 가져올 중장기적 부작용을 막으려면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춰서는 안 됩니다.



저금리로 인한 물가 불안과 버블 확산은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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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금리 정책의 ‘딜레마’
    • 입력 2010-04-12 07:01:50
    • 수정2010-04-12 07:08:47
    뉴스광장 1부
[정필모 해설위원]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벌써 14개월쨉니다.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려야 할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은 스스로도 갈수록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가안정의 마지막 보루인 한은의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주저하는 것은 국내외 경제상황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우선 경기 회복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부진하다는 겁니다. 최근 경기선행지수가 두 달째 뒷걸음질 친 것도 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한 이윱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빚이 많은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게 됩니다.

금리 인상이 자칫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얘깁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 등 주요 국가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금리를 올릴 경우 금리차를 이용한 투기자금 유입이 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금리인상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도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여기에다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금리인상을 꺼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준금리 인상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습니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듯이 저금리 지속이 가져올 부작용을 가벼이 여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금리를 올리면 당장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의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금리가 지속되다 보면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자산시장의 버블이 확산되게 마련입니다.

그만큼 잠재적 부실과 불안 요인이 커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당장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실보다 득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 지속이 가져올 중장기적 부작용을 막으려면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춰서는 안 됩니다.

저금리로 인한 물가 불안과 버블 확산은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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