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타 사랑만큼 사회봉사도 ‘열혈’

입력 2010.04.21 (08:57) 수정 2010.04.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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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고, 또 스타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려는 사람들, 바로 팬클럽이죠.

그런데 요즘은 팬클럽이 스타에 열광하는 것 말고도 뭔가 특별한 일을 함께 꾸미고 있다는데요,

정수영 기자, 어떤 일인지 궁금한데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스타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게 열혈 팬들 마음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스타를 진정으로 빛내는 길은 그게 전부가 아니죠.

스타의 이름으로 하는 선행이야말로 확실한 스타 홍보 수단인데요.

적적하신 할머니들 말벗도 되어 드리고 헌혈에도 앞장서며 봉사 활동에 열중하는 팬클럽들을 취재했습니다.

9인 9색의 매력으로 다양한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인터넷 팬클럽 회원 수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데요.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던 팬들이 뭔가 일을 꾸미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전철역 앞, 소녀시대의 멤버 써니 양의 팬클럽인 ‘써니애’ 회원 15명이 모였습니다.

다음달 15일 써니 양의 생일을 한 달이나 앞서 축하하기 위해선데요,

평범한 자축 파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뷰> 최우진 (소녀시대 써니 팬클럽 회원) : “팬클럽이라고 가수들 따라다니기보다는 저희가 봉사활동 같은 것도 하면서 소녀시대 이미지를 높여주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이들이 도착한 곳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6명이 살고 있는 노인생활시설입니다.

<현장음> “우리 할머니들 꽃구경은 못 가시지만 여러분 보면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할머니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방바닥도 깨끗이 닦고 먼지도 털어내며 때늦은 봄맞이 청소에 분주합니다.

점심 시간, 허기진 할머니들 드시라고 비록 진수 성찬은 아니지만 떡이며 파를 썰어 넣어 한껏 맛을 낸 라면 밥상을 준비합니다.

<현장음> “우리 학생들 정말 예뻐요.”

소녀시대 팬답게 평소 갈고 닦은 최신 춤과 노래로 재롱을 떨기도 하고, 할머니의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주면서 이날 하루만큼은 할머니들에게 일일 손자노릇을 톡톡히 해냅니다.

<현장음> “할머니 제가 2년 전에 사서 한 번도 안 신은 거예요.”

<현장음> “내가 받아도 되나 모르겠다...”

<현장음> “괜찮아요. 할머니.”

스타를 더욱 빛내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적적한 할머니들께 웃음을 드렸다는 보람에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인터뷰> 윤태수(소녀시대 써니 팬클럽 회원) : “소녀시대 때문에 이렇게 오게 됐는데 좋은 일 하게 돼서 정말 뜻깊은 것 같고 기회 되면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선행하는 스타 뒤엔 선행하는 팬클럽도 있습니다. 배우 최강희 씨 팬클럽 ‘강우’ 회원들인데요.

<인터뷰> 임민석( 최강희 팬클럽 회원) : “최강희 씨가 골수 기증을 했잖아요. 아시다시피 최강희 씨는 선행천사고요. 저희도 거기에 동참하려고 헌혈모임을 종종 갖고 있어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 훈장 은장을 받을 만큼 최강희 씨는 소문난 헌혈 천사인데요.

팬들도 스타가 보여준 따뜻한 모범을 따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작년에 최강희 씨 팬클럽에 가입한 강석원 씨는 8년간 발길을 끊었던 헌혈의 집을 찾았는데요.

<인터뷰> 강석원( 최강희 팬클럽 회원) : “저도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쁘고 저 자신 자체가 그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돼 가는 것 같아서 그게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헌혈모임을 통해 모은 헌혈증은 팬클럽 이름으로 최강희 씨가 골수를 기증했던 백혈병 환자 돕기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임민석 (최강희 팬클럽 회원) : “어떻게 보면 스타와 팬은 가까우면서도 먼 거리인데 같은 행동을 함으로써 조금 더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팬클럽의 사회봉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기부에 앞장서는 스타를 좇아 팬들도 기부에 동참하면서 이제는 기부 문화가 팬클럽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가수 김현중 씨 팬클럽 ‘지후현중앓이’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꾸준히 기부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팬클럽 회원 200명이 1,400만원을 모아 이른바 김현중 장학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서정민 (김현중 팬클럽 회원) : “스타를 응원하면서도 이웃에 대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생각지도 못했던 기쁨과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회원 2백여 명이 달마다 한 푼 두 푼 꾸준히 후원금을 보태 올해 연말에는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으로 내놓을 계획입니다.

<인터뷰> 서경원( 아름다운 재단 사업팀장) : “연예인의 또 다른 홍보수단이 될 우려도 있었는데 오히려 젊은 층이라든지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들이 기부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스타에 열광하는 행복만큼이나 사랑을 나누는 행복도 배워가는 성숙한 팬클럽 회원들, 남다른 스타 사랑만큼 이웃 사랑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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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고, 또 스타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려는 사람들, 바로 팬클럽이죠. 그런데 요즘은 팬클럽이 스타에 열광하는 것 말고도 뭔가 특별한 일을 함께 꾸미고 있다는데요, 정수영 기자, 어떤 일인지 궁금한데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스타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게 열혈 팬들 마음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스타를 진정으로 빛내는 길은 그게 전부가 아니죠. 스타의 이름으로 하는 선행이야말로 확실한 스타 홍보 수단인데요. 적적하신 할머니들 말벗도 되어 드리고 헌혈에도 앞장서며 봉사 활동에 열중하는 팬클럽들을 취재했습니다. 9인 9색의 매력으로 다양한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인터넷 팬클럽 회원 수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데요.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던 팬들이 뭔가 일을 꾸미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전철역 앞, 소녀시대의 멤버 써니 양의 팬클럽인 ‘써니애’ 회원 15명이 모였습니다. 다음달 15일 써니 양의 생일을 한 달이나 앞서 축하하기 위해선데요, 평범한 자축 파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뷰> 최우진 (소녀시대 써니 팬클럽 회원) : “팬클럽이라고 가수들 따라다니기보다는 저희가 봉사활동 같은 것도 하면서 소녀시대 이미지를 높여주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이들이 도착한 곳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6명이 살고 있는 노인생활시설입니다. <현장음> “우리 할머니들 꽃구경은 못 가시지만 여러분 보면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할머니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방바닥도 깨끗이 닦고 먼지도 털어내며 때늦은 봄맞이 청소에 분주합니다. 점심 시간, 허기진 할머니들 드시라고 비록 진수 성찬은 아니지만 떡이며 파를 썰어 넣어 한껏 맛을 낸 라면 밥상을 준비합니다. <현장음> “우리 학생들 정말 예뻐요.” 소녀시대 팬답게 평소 갈고 닦은 최신 춤과 노래로 재롱을 떨기도 하고, 할머니의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주면서 이날 하루만큼은 할머니들에게 일일 손자노릇을 톡톡히 해냅니다. <현장음> “할머니 제가 2년 전에 사서 한 번도 안 신은 거예요.” <현장음> “내가 받아도 되나 모르겠다...” <현장음> “괜찮아요. 할머니.” 스타를 더욱 빛내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적적한 할머니들께 웃음을 드렸다는 보람에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인터뷰> 윤태수(소녀시대 써니 팬클럽 회원) : “소녀시대 때문에 이렇게 오게 됐는데 좋은 일 하게 돼서 정말 뜻깊은 것 같고 기회 되면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선행하는 스타 뒤엔 선행하는 팬클럽도 있습니다. 배우 최강희 씨 팬클럽 ‘강우’ 회원들인데요. <인터뷰> 임민석( 최강희 팬클럽 회원) : “최강희 씨가 골수 기증을 했잖아요. 아시다시피 최강희 씨는 선행천사고요. 저희도 거기에 동참하려고 헌혈모임을 종종 갖고 있어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 훈장 은장을 받을 만큼 최강희 씨는 소문난 헌혈 천사인데요. 팬들도 스타가 보여준 따뜻한 모범을 따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작년에 최강희 씨 팬클럽에 가입한 강석원 씨는 8년간 발길을 끊었던 헌혈의 집을 찾았는데요. <인터뷰> 강석원( 최강희 팬클럽 회원) : “저도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쁘고 저 자신 자체가 그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돼 가는 것 같아서 그게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헌혈모임을 통해 모은 헌혈증은 팬클럽 이름으로 최강희 씨가 골수를 기증했던 백혈병 환자 돕기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임민석 (최강희 팬클럽 회원) : “어떻게 보면 스타와 팬은 가까우면서도 먼 거리인데 같은 행동을 함으로써 조금 더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팬클럽의 사회봉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기부에 앞장서는 스타를 좇아 팬들도 기부에 동참하면서 이제는 기부 문화가 팬클럽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가수 김현중 씨 팬클럽 ‘지후현중앓이’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꾸준히 기부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팬클럽 회원 200명이 1,400만원을 모아 이른바 김현중 장학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서정민 (김현중 팬클럽 회원) : “스타를 응원하면서도 이웃에 대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생각지도 못했던 기쁨과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회원 2백여 명이 달마다 한 푼 두 푼 꾸준히 후원금을 보태 올해 연말에는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으로 내놓을 계획입니다. <인터뷰> 서경원( 아름다운 재단 사업팀장) : “연예인의 또 다른 홍보수단이 될 우려도 있었는데 오히려 젊은 층이라든지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들이 기부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스타에 열광하는 행복만큼이나 사랑을 나누는 행복도 배워가는 성숙한 팬클럽 회원들, 남다른 스타 사랑만큼 이웃 사랑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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