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근무수당 소송 소방관 해임…내부 갈등 심화

입력 2010.04.21 (20: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전국의 소방관들이 지난해 밀린 수당을 달라며 집단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소송 대표가 해임까지 당하는 등 내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재판도 파행 중입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재 현장 출동.

교통사고 현장 출동.

심지어 잠긴 문을 열어주는 일까지...

소방관들은 잠시도 쉴새가 없을 정도입니다.

소방관 박모 씨의 한 달 근무는 무려 320시간, 법정 근로시간의 2배 가까이 됩니다.

그러나 초과근무수당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박00(소방관) : "(일한 시간의)50%는 받고 50%는 못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액으로 치면 진짜 엄청난 금액이 될 수 있습니다."

전국의 소방관 한 사람이 한 달에 초과근무하는 시간은 평균 122시간.

이 중 43시간 정도는 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방관의 수당 규정은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급한다"고만 돼 있을 뿐, 지급할 수당이 책정된 예산보다 많으면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인 지침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년째 밀린 수당을 받지 못하자 지난해 말 전국 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낸 소방관은 만 9백여 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소방방재청은 이들에게 소송을 취하해달라고 요구만 할 뿐, 밀린 수당을 언제, 어떻게 주겠다는 적극적인 방침은 아직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오히려 조직 문화를 해친다며 소송을 취하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최근엔 소송 대표로 참여한 충북소방본부 한 소방관을 해임하기까지 했습니다.

<녹취>소송 대표 소방관 :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소송으로 내 권리를 주장하는데, 이것마저도 못하도록 방해하는 데 대해서 비애를 많이 느낍니다."

<녹취>전병순(소방방재청 감찰팀장) :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소송 비용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이 초과 근무 수당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데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소송 취하 압력 등의 미봉책만 쓰고 있어서 소방관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초과근무수당 소송 소방관 해임…내부 갈등 심화
    • 입력 2010-04-21 20:28:26
    뉴스타임
<앵커 멘트> 전국의 소방관들이 지난해 밀린 수당을 달라며 집단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소송 대표가 해임까지 당하는 등 내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재판도 파행 중입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재 현장 출동. 교통사고 현장 출동. 심지어 잠긴 문을 열어주는 일까지... 소방관들은 잠시도 쉴새가 없을 정도입니다. 소방관 박모 씨의 한 달 근무는 무려 320시간, 법정 근로시간의 2배 가까이 됩니다. 그러나 초과근무수당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박00(소방관) : "(일한 시간의)50%는 받고 50%는 못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액으로 치면 진짜 엄청난 금액이 될 수 있습니다." 전국의 소방관 한 사람이 한 달에 초과근무하는 시간은 평균 122시간. 이 중 43시간 정도는 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방관의 수당 규정은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급한다"고만 돼 있을 뿐, 지급할 수당이 책정된 예산보다 많으면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인 지침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년째 밀린 수당을 받지 못하자 지난해 말 전국 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낸 소방관은 만 9백여 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소방방재청은 이들에게 소송을 취하해달라고 요구만 할 뿐, 밀린 수당을 언제, 어떻게 주겠다는 적극적인 방침은 아직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오히려 조직 문화를 해친다며 소송을 취하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최근엔 소송 대표로 참여한 충북소방본부 한 소방관을 해임하기까지 했습니다. <녹취>소송 대표 소방관 :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소송으로 내 권리를 주장하는데, 이것마저도 못하도록 방해하는 데 대해서 비애를 많이 느낍니다." <녹취>전병순(소방방재청 감찰팀장) :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소송 비용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이 초과 근무 수당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데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소송 취하 압력 등의 미봉책만 쓰고 있어서 소방관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