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무관심이 비리 낳는다

입력 2010.04.27 (07:05) 수정 2010.04.27 (07: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김진수 해설위원]



6.2 지방선거가 36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과거 같으면 지금쯤 온통 선거 분위기일 법 한데 이번에는 왠지 냉랭하게만 느껴집니다. 사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위한 국민참여선거인단의 숫자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번 선거에 대한 국민적인 무관심은 느낌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에 전대미문의 천안함 사건까지 겹치면서 더욱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잇달아 터지고 있는 현역 군수들의 비리 소식도 이런 분위기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특정 건설업체에 공사를 몰아준 댓가로 호화별장 등을 뇌물로 받은 혐의가 드러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위조여권을 만들어 해외로 도주하려한 당진군수, 이 군수는 위조여권임이 드러나자 다시 자신의 여권으로 출국을 시도했으나 출국금지된 사실을 확인하고 그대로 잠적했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여주군수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네려 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됐습니다. 여주군은 이런 군수를 둔 탓에 중앙정부로부터 받게 돼 있던 5억원의 성과보수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와 수차례의 수의계약을 맺게 해 온 영양군수, 자택의 옷장과 서재에서 돈다발이 무더기로 발견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해남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일탈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2006년부터 임기가 시작된 민선 4기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무려 41%인 94명이 각종 불법과 비리에 연루돼 기소가 됐다는 사실은 선뜻 믿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몰고 온 가장 큰 원인은 무엇 보다 각 당의 공천 심사 기능에 구멍이 뚫린 때문입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에 문제가 된 당진군수를 후보로 확정했다가 뒤늦게 무효 조치해 후보 없이 이번 선거를 치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유권자들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후보자들에 대해 유권자들이 낱낱이 알기는 어렵겠지만 선거에 대한 무관심 분위기가 바로 이런 인물들이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생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68%를 기록한 뒤 그 뒤에는 평균 50% 안팎을 맴돌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무관심의 그늘에서 자질 없는 인물들이 자라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유권자들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무관심이 비리 낳는다
    • 입력 2010-04-27 07:05:59
    • 수정2010-04-27 07:14:59
    뉴스광장 1부
[김진수 해설위원]

6.2 지방선거가 36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과거 같으면 지금쯤 온통 선거 분위기일 법 한데 이번에는 왠지 냉랭하게만 느껴집니다. 사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위한 국민참여선거인단의 숫자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번 선거에 대한 국민적인 무관심은 느낌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에 전대미문의 천안함 사건까지 겹치면서 더욱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잇달아 터지고 있는 현역 군수들의 비리 소식도 이런 분위기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특정 건설업체에 공사를 몰아준 댓가로 호화별장 등을 뇌물로 받은 혐의가 드러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위조여권을 만들어 해외로 도주하려한 당진군수, 이 군수는 위조여권임이 드러나자 다시 자신의 여권으로 출국을 시도했으나 출국금지된 사실을 확인하고 그대로 잠적했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여주군수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네려 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됐습니다. 여주군은 이런 군수를 둔 탓에 중앙정부로부터 받게 돼 있던 5억원의 성과보수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와 수차례의 수의계약을 맺게 해 온 영양군수, 자택의 옷장과 서재에서 돈다발이 무더기로 발견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해남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일탈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2006년부터 임기가 시작된 민선 4기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무려 41%인 94명이 각종 불법과 비리에 연루돼 기소가 됐다는 사실은 선뜻 믿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몰고 온 가장 큰 원인은 무엇 보다 각 당의 공천 심사 기능에 구멍이 뚫린 때문입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에 문제가 된 당진군수를 후보로 확정했다가 뒤늦게 무효 조치해 후보 없이 이번 선거를 치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유권자들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후보자들에 대해 유권자들이 낱낱이 알기는 어렵겠지만 선거에 대한 무관심 분위기가 바로 이런 인물들이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생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68%를 기록한 뒤 그 뒤에는 평균 50% 안팎을 맴돌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무관심의 그늘에서 자질 없는 인물들이 자라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유권자들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