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영원한 이별” …온 국민이 애도

입력 2010.04.2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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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안함 희생 장병들이 조국의 품에 묻힌 오늘, 국민들도 한마음으로 슬퍼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황재락 기자. (네.)

<질문> 먼저,오늘 영결식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답변>

영결식은 오전 10시부터 평택 2함대 사령부 안보공원에서 해군 최고의 예우인 해군장으로 치러졌습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고인들의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영결식은 희생 장병들에 대한 경례와 묵념으로 시작됐고, 조사와 추도사가 이어 종교의식과 분향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전우의 영정을 들고 운구에 나섰습니다.

운구 행렬이 군항 부두를 지날 때 정박한 함정은 일제히 거적을 울렸고, 하늘에는 해군 모자와 제복을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 풍선 3천 개가 날아올랐습니다.

모든 함정의 승조원들은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대함경례'를 올리며 전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질문> 유가족들 보니까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

<답변>

네, 이제는 눈물이 마를 법도 하지만, 유가족들은 영결식 내내 슬픈 눈물을 흘렸습니다.

영결식이 시작되기 전 유가족들은 희생 장병들에게 마지막 밥상을 차려주는 것으로 이별 준비를 했습니다.

지상에서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차려주는 밥상이었는데요, 가족들은 말 없는 영정 앞에서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녹취>故 김동진 중사 어머니: "동진아, 이게 엄마가 해주는 마지막 밥 이다. 아들, 많이 잡수시게…"

<녹취>故 서대호 중사 어머니: "노래, 노래…네 친구가 CD를 구워 왔다. 너 노래도 너무 좋아했잖아…"

영결식 내내 유가족들은 슬픔을 참고 또 참았지만, 이제는 만질 수 없는 얼굴, 닿을 수 없는 손길에 다시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영결식에 참석해 아버지를 보내는 어린 자녀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엄마의 두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아이의 모습이 온 국민을 애처롭게 했습니다.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는 오늘 영결식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그동안 국민들이 보내준 애도에 감사하며, 정부가 사고 원인을 투명하게 조사해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질문> 영결식장에서 대전 현충원으로 가는 길, 많은 분들이 나와 배웅하더군요?

<답변>

네, 천안함 희생자들이 떠나는 길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수년간 함께 살았던 평택 2함대 인근 주민들이 희생자들 마지막 길을 함께했습니다.

희생 장병의 아쉬움을 달래듯 '영현'을 실은 운구차는 평택 2함대를 천천히 출발했습니다.

영정 봉송 차량이 선두에 서고 유족들이 탄 차량이 뒤를 따르며, 차량 100여 대가 늘어선 운구행렬은 5킬로미터 넘게 이어졌습니다.

근처 식당 주인은, 고인들의 가는 길에 애달픈 마음을 담아 술 한잔을 따라줬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노병은 앞서가는 어린 후배들에게 깍듯한 경례로 예를 다했습니다.

고속도로 위 육교를 건너던 행인들은 유족들이 탄 버스를 향해 두 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서평택 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로 나뉘었던 운구행렬은 공주 분기점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2시간 20분을 달린 운구행렬은 46명의 희생 장병이 영원히 안식할 국립 대전 현충원에 도착했습니다.

<질문> 텔레비전으로 영결식을 지켜보던 분들도 눈시울을 적시더군요?

<답변>

영결식이 시작된 오전 10시, 국민들은 천안함 용사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영결식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퍼지면서 1분 동안 전국이 숨을 멈추자, 시민들은 희생 장병들에게 저마다 가슴에 품은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을 잠시 멈추고 묵념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고, 역과 터미널에서 텔레비전으로 영결식을 보던 시민들도 모두가 가족을 잃은 듯한 슬픔에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인터뷰>이미숙(서울 성산동): "젊은 고귀한 생명들이 갔으니까 하늘나라에 가서라도 편안하게 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하철을 탄 시민들도 영결식을 지켜보느라 휴대전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10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헌화와 추모글을 남겼습니다.

46명 용사의 마지막 길, 전국의 합동분향소도 국민의 애통한 심정으로 더욱 슬픈 하루였습니다.

전국 곳곳에 차려진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모두 70만여 명을 넘어섰습니다.

<질문>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에서도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죠?

<답변>

네, 침몰에서 인양, 그리고 희생자 수습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본 주민들의 안타까움은 컸습니다.

네, 당초 행정선과 어선을 타고 사고 해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백령도의 해상 추모식은 높은 파도로 해안가에서 진행됐습니다.

오늘 행사는 백령도 주민들과 군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함미가 침몰한 백령도 서남쪽 연화리 해안가에서 열렸는데요,

참석자들은 10초간의 기적이 울리자, 희생 장병을 위해 묵념하고 흰 국화꽃을 바다 위에 뿌렸습니다.

주민들은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와 영해를 지키다 숨진 장병들 생각에 미안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추모식이 끝나고도 백령도는 오늘 하루 추모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거리와 어선에는 저마다 조기가 내걸렸고, 어민들은 조업을 중단한 채 이제는 바다 대신 하늘에서 있을 희생 장병들의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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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29 23: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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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안함 희생 장병들이 조국의 품에 묻힌 오늘, 국민들도 한마음으로 슬퍼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황재락 기자. (네.) <질문> 먼저,오늘 영결식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답변> 영결식은 오전 10시부터 평택 2함대 사령부 안보공원에서 해군 최고의 예우인 해군장으로 치러졌습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고인들의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영결식은 희생 장병들에 대한 경례와 묵념으로 시작됐고, 조사와 추도사가 이어 종교의식과 분향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전우의 영정을 들고 운구에 나섰습니다. 운구 행렬이 군항 부두를 지날 때 정박한 함정은 일제히 거적을 울렸고, 하늘에는 해군 모자와 제복을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 풍선 3천 개가 날아올랐습니다. 모든 함정의 승조원들은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대함경례'를 올리며 전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질문> 유가족들 보니까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 <답변> 네, 이제는 눈물이 마를 법도 하지만, 유가족들은 영결식 내내 슬픈 눈물을 흘렸습니다. 영결식이 시작되기 전 유가족들은 희생 장병들에게 마지막 밥상을 차려주는 것으로 이별 준비를 했습니다. 지상에서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차려주는 밥상이었는데요, 가족들은 말 없는 영정 앞에서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녹취>故 김동진 중사 어머니: "동진아, 이게 엄마가 해주는 마지막 밥 이다. 아들, 많이 잡수시게…" <녹취>故 서대호 중사 어머니: "노래, 노래…네 친구가 CD를 구워 왔다. 너 노래도 너무 좋아했잖아…" 영결식 내내 유가족들은 슬픔을 참고 또 참았지만, 이제는 만질 수 없는 얼굴, 닿을 수 없는 손길에 다시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영결식에 참석해 아버지를 보내는 어린 자녀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엄마의 두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아이의 모습이 온 국민을 애처롭게 했습니다.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는 오늘 영결식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그동안 국민들이 보내준 애도에 감사하며, 정부가 사고 원인을 투명하게 조사해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질문> 영결식장에서 대전 현충원으로 가는 길, 많은 분들이 나와 배웅하더군요? <답변> 네, 천안함 희생자들이 떠나는 길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수년간 함께 살았던 평택 2함대 인근 주민들이 희생자들 마지막 길을 함께했습니다. 희생 장병의 아쉬움을 달래듯 '영현'을 실은 운구차는 평택 2함대를 천천히 출발했습니다. 영정 봉송 차량이 선두에 서고 유족들이 탄 차량이 뒤를 따르며, 차량 100여 대가 늘어선 운구행렬은 5킬로미터 넘게 이어졌습니다. 근처 식당 주인은, 고인들의 가는 길에 애달픈 마음을 담아 술 한잔을 따라줬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노병은 앞서가는 어린 후배들에게 깍듯한 경례로 예를 다했습니다. 고속도로 위 육교를 건너던 행인들은 유족들이 탄 버스를 향해 두 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서평택 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로 나뉘었던 운구행렬은 공주 분기점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2시간 20분을 달린 운구행렬은 46명의 희생 장병이 영원히 안식할 국립 대전 현충원에 도착했습니다. <질문> 텔레비전으로 영결식을 지켜보던 분들도 눈시울을 적시더군요? <답변> 영결식이 시작된 오전 10시, 국민들은 천안함 용사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영결식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퍼지면서 1분 동안 전국이 숨을 멈추자, 시민들은 희생 장병들에게 저마다 가슴에 품은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을 잠시 멈추고 묵념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고, 역과 터미널에서 텔레비전으로 영결식을 보던 시민들도 모두가 가족을 잃은 듯한 슬픔에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인터뷰>이미숙(서울 성산동): "젊은 고귀한 생명들이 갔으니까 하늘나라에 가서라도 편안하게 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하철을 탄 시민들도 영결식을 지켜보느라 휴대전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10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헌화와 추모글을 남겼습니다. 46명 용사의 마지막 길, 전국의 합동분향소도 국민의 애통한 심정으로 더욱 슬픈 하루였습니다. 전국 곳곳에 차려진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모두 70만여 명을 넘어섰습니다. <질문>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에서도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죠? <답변> 네, 침몰에서 인양, 그리고 희생자 수습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본 주민들의 안타까움은 컸습니다. 네, 당초 행정선과 어선을 타고 사고 해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백령도의 해상 추모식은 높은 파도로 해안가에서 진행됐습니다. 오늘 행사는 백령도 주민들과 군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함미가 침몰한 백령도 서남쪽 연화리 해안가에서 열렸는데요, 참석자들은 10초간의 기적이 울리자, 희생 장병을 위해 묵념하고 흰 국화꽃을 바다 위에 뿌렸습니다. 주민들은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와 영해를 지키다 숨진 장병들 생각에 미안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추모식이 끝나고도 백령도는 오늘 하루 추모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거리와 어선에는 저마다 조기가 내걸렸고, 어민들은 조업을 중단한 채 이제는 바다 대신 하늘에서 있을 희생 장병들의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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