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 “음악의 길은 나를 찾는 과정이죠”

입력 2010.04.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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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에게 수식어는 때론 민폐일 때가 있다. 유승찬(28)이 그렇다. 자동차부품 관련 모 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로 집안이 탄탄하고, 미국 노스리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서강대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어서 좋은 학벌로 주목받자 그의 음악은 뒤에 숨었다. 가수보다 ’엄친아’로 더 알려져 가요계에선 그가 음반 한두 장을 내고 포기할 줄 알았다.



그런데 유승찬은 또 새 싱글 ’온 더 로드(On The Road)’를 들고 나왔다. 여기에서 ’로드’는 가수로 그가 뚜벅뚜벅 걷는 길을 의미한다.



지난해 9월 미니음반 활동을 마치고 지난달 미국에 다녀왔다는 그는 "지하철도 타고, 태어난 뉴욕의 병원도 가봤다"며 "아버지가 빈손으로 미국에 가셨을 때 신발 가게, 옷 가게를 했던 동네도 둘러봤다. 혼자서 나의 어린 시절의 흔적을 더듬어봤다"고 운을 뗐다.



뉴욕 여행 후 그는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케이윌과 함께 한인타운 윌턴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자란 곳에서 가수로 무대에 오르자 새삼 자신이 걷는 길은 외롭지만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빨리 더 유명해지라고 응원해줬어요. 음악은 할수록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듣고 부를수록 빠지고, 가면 갈수록 해야 할 일이 많아지네요. 미래에는 가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기획도 하고 싶고요."



이번 음반 작업을 위해 그는 프로듀서 박성일 씨와 손잡았다. 두 사람은 여러 작곡가로부터 곡을 받았고 6월 소집해제를 앞둔 가수 이기찬이 작사, 작곡한 ’케미스트리(Chemistry)’가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기찬이 형이 군 대체복무 이후 한번도 다른 가수에게 곡을 준 적이 없대요. 곡의 전주에 나오는 기타 사운드부터 마음에 들었죠.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팝스러운 멜로디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다른 수록곡 ’가니까’는 리듬 앤 블루스 리듬에 중독성 있는 가사가 붙었다. 로큰롤의 흥겨움에 달달한 멜로디가 더해진 ’마이 걸(My Girl)’, 미국 중학교 시절 친구인 에릭이 선물한 팝 넘버 ’두손 모아’ 등이 음반에 모아졌다.



그가 수록곡을 모으는 데 예민하게 신경쓴 남다른 이유가 있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주제곡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떠서 ’니가 그립다’, ’로맨틱 코미디’ 등 여러 곡을 발표했지만 자기만의 음악 색깔을 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음반에서는 자작곡 ’한순간도’를 수록해 지향점인 싱어송라이터가 되려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대중이 인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내 음악 색깔은 다 달랐지만 어떤 음악을 선보이든, 평가를 해주는 건 대중이라는 걸 잘 알고있다"며 "이번에는 ’댄스 공포증’이 있는 내가 무대에서 춤도 추는데 대중을 만족시키려면 스스로 어색해선 안 되니 혹독하게 연습하고 있다"고 웃었다.



또 하나 그의 음색이 평범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래서 발표한 곡마다 음색이 다르게 들린다. 아직 제 목소리를 찾지 못했다.



"연습생 과정이 없이 데뷔해 보컬 트레이닝이 필요했어요. 보컬 트레이너 한원종 씨가 도와주고 있죠. 이기찬 씨 음색이 제가 닮고 싶은 목소리예요. 이번에도 목소리의 느낌이 또 다를 텐데, 대중이 이 색깔을 원한다면 계속 밀고 나갈 겁니다."



그는 자신의 배경으로 인해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신경 쓰는 눈치였다.



"처음 가요계에 뛰어들었을 때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느꼈다"는 그는 "아버지 회사 규모, 연매출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아버지에게 용돈도 받지 않고 주유소, 슈퍼마켓, 고깃집 등의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다. 한국에 와서도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떴을 때 축가를 불러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내게 어려운 분이었다"며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왔고 다시 중학교 때 유학을 갔다. 이때 우울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가수 활동을 하면서 다시 예전의 성격을 찾고 있다. 음악은 나를 다시 찾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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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찬 “음악의 길은 나를 찾는 과정이죠”
    • 입력 2010-04-30 16:30:58
    연합뉴스
 가수에게 수식어는 때론 민폐일 때가 있다. 유승찬(28)이 그렇다. 자동차부품 관련 모 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로 집안이 탄탄하고, 미국 노스리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서강대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어서 좋은 학벌로 주목받자 그의 음악은 뒤에 숨었다. 가수보다 ’엄친아’로 더 알려져 가요계에선 그가 음반 한두 장을 내고 포기할 줄 알았다.

그런데 유승찬은 또 새 싱글 ’온 더 로드(On The Road)’를 들고 나왔다. 여기에서 ’로드’는 가수로 그가 뚜벅뚜벅 걷는 길을 의미한다.

지난해 9월 미니음반 활동을 마치고 지난달 미국에 다녀왔다는 그는 "지하철도 타고, 태어난 뉴욕의 병원도 가봤다"며 "아버지가 빈손으로 미국에 가셨을 때 신발 가게, 옷 가게를 했던 동네도 둘러봤다. 혼자서 나의 어린 시절의 흔적을 더듬어봤다"고 운을 뗐다.

뉴욕 여행 후 그는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케이윌과 함께 한인타운 윌턴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자란 곳에서 가수로 무대에 오르자 새삼 자신이 걷는 길은 외롭지만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빨리 더 유명해지라고 응원해줬어요. 음악은 할수록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듣고 부를수록 빠지고, 가면 갈수록 해야 할 일이 많아지네요. 미래에는 가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기획도 하고 싶고요."

이번 음반 작업을 위해 그는 프로듀서 박성일 씨와 손잡았다. 두 사람은 여러 작곡가로부터 곡을 받았고 6월 소집해제를 앞둔 가수 이기찬이 작사, 작곡한 ’케미스트리(Chemistry)’가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기찬이 형이 군 대체복무 이후 한번도 다른 가수에게 곡을 준 적이 없대요. 곡의 전주에 나오는 기타 사운드부터 마음에 들었죠.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팝스러운 멜로디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다른 수록곡 ’가니까’는 리듬 앤 블루스 리듬에 중독성 있는 가사가 붙었다. 로큰롤의 흥겨움에 달달한 멜로디가 더해진 ’마이 걸(My Girl)’, 미국 중학교 시절 친구인 에릭이 선물한 팝 넘버 ’두손 모아’ 등이 음반에 모아졌다.

그가 수록곡을 모으는 데 예민하게 신경쓴 남다른 이유가 있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주제곡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떠서 ’니가 그립다’, ’로맨틱 코미디’ 등 여러 곡을 발표했지만 자기만의 음악 색깔을 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음반에서는 자작곡 ’한순간도’를 수록해 지향점인 싱어송라이터가 되려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대중이 인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내 음악 색깔은 다 달랐지만 어떤 음악을 선보이든, 평가를 해주는 건 대중이라는 걸 잘 알고있다"며 "이번에는 ’댄스 공포증’이 있는 내가 무대에서 춤도 추는데 대중을 만족시키려면 스스로 어색해선 안 되니 혹독하게 연습하고 있다"고 웃었다.

또 하나 그의 음색이 평범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래서 발표한 곡마다 음색이 다르게 들린다. 아직 제 목소리를 찾지 못했다.

"연습생 과정이 없이 데뷔해 보컬 트레이닝이 필요했어요. 보컬 트레이너 한원종 씨가 도와주고 있죠. 이기찬 씨 음색이 제가 닮고 싶은 목소리예요. 이번에도 목소리의 느낌이 또 다를 텐데, 대중이 이 색깔을 원한다면 계속 밀고 나갈 겁니다."

그는 자신의 배경으로 인해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신경 쓰는 눈치였다.

"처음 가요계에 뛰어들었을 때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느꼈다"는 그는 "아버지 회사 규모, 연매출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아버지에게 용돈도 받지 않고 주유소, 슈퍼마켓, 고깃집 등의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다. 한국에 와서도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떴을 때 축가를 불러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내게 어려운 분이었다"며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왔고 다시 중학교 때 유학을 갔다. 이때 우울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가수 활동을 하면서 다시 예전의 성격을 찾고 있다. 음악은 나를 다시 찾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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