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 반납’ 김지훈, 챔피언 제패 의욕

입력 2010.05.09 (07: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숨 쉴틈 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경기 스타일이 말투에도 고스란히 배어났다.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고 눈에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했다.



국내 유일의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과감하게 반납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뛰는 김지훈(23.일산주엽체육관)이다.



김지훈은 요즘 국제복싱연맹(IBF) 챔피언 도전권이 걸린 경기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파나마의 아메스 디아즈와 맞붙는 이 경기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다.



13일 출국을 앞둔 김지훈은 아침에 1시간30분 동안 달리기를 하고 오후 일산주엽체육관에서 스파링 등을 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오후 5시께 체육관을 나서서는 이미지 트레이닝과 경기 영상 분석을 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58.970㎏) 챔피언 졸라니 마랄리(남아공)를 KO로 꺾고 챔피언에 오른 김지훈은 지난 1월 타이틀을 스스로 반납했다. 더 강한 상대와 싸우면서 더욱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강자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챔피언 타이틀은 슈퍼페더급에서 땄지요. 그런데 슈퍼페더급에는 이름있는 강자가 별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형열 관장님 등과 상의해서 라이트급(61.230㎏)으로 체급을 올려서 주목받는 상대와 싸우며 더 큰 무대로 나가자고 결정했지요. 라이트급은 제가 체중 감량하기에도 적당합니다."



타이틀을 포기하는 게 아쉽지 않았느냐는 말에는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명실상부한 강자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내가 뛰는 체급에서 다른 복싱기구 챔피언을 모두 꺾고 싶다."라며 "그 후에는 체급을 올려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불살랐다.



이에 대해 곁에 있던 김 관장은 "소속사 배너프로모션도 IBF 라이트급 타이틀과 빅매치 등을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라며 "선수의 장래를 고려할 때 IBO 타이틀을 반납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타이틀 반납 후 지난 2월13일 미국 흑인 복서 타이런 해리스와 대결했다. 이 경기는 미국의 인기 복싱전문 프로그램인 ’ESPN 프라이데이 나이트 파이트’의 메인이벤트로 미국 전역에 중계됐다.



김지훈은 이 경기에서 1라운드 초반 복부에 강펀치를 맞고 휘청했다. 하지만 이후 맹렬하게 반격해 5라운드 TKO로 승리했다.



김지훈은 "1라운드에서 주춤한 탓에 빨리 끝내지 못했다."라며 "상대가 발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다 공격과 수비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스타일이라 공격할 틈을 주지 않고 상대 몸통을 집중공격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통산 전적 20승(17KO)5패의 김지훈은 이날 KO를 포함해 최근 10연속 KO승을 달렸다. 최근 12연승 가운데 무려 11경기를 KO로 이겼다.



KO가 잘 나오지 않는 경량급에서 무려 85%의 KO를 올렸다. 김지훈은 앞 뒤 가리지 않고 화끈하게 상대를 몰아붙이는 스타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링에 상대를 눕혀야 이기기 때문에 죽자사자 덤벼드는 것이지요. 판정은 내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승부를 가리는 것 아닙니까. 내 손으로 승부를 가리고 싶어서 늘 KO승을 노립니다. 지칠 때는 ’내가 힘든 만큼 상대는 더 힘들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한 방만 더 때리자면서 달려들지요."



이어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밀어붙이는 마이크 타이슨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라며 "경기 전 상대와 인사조차 하지 않다가 공이 울리면 곧바로 상대를 눕히는 집중력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한창 놀기 좋아할 나이에 매일같이 땀복을 입고 샌드백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지루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세계 최고가 되려면 나도 평소에 투자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어른스럽게 반문했다.



김지훈은 디아즈와 경기를 이기면 IBF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경기를 펼치게 된다.



김지훈은 "강한 상대라면 매니 파퀴아오 등 누구라도 붙고 싶다"며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신있다. 어차피 복싱은 두 팔로 하는 경기이니 준비를 잘하면 이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출신 파퀴아오는 6체급을 석권한 당대 최고의 복싱영웅이다. 복싱의 인기가 가라앉은 한국에서 파퀴아오를 넘어서는 국제적인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벨트 반납’ 김지훈, 챔피언 제패 의욕
    • 입력 2010-05-09 07:22:27
    연합뉴스
숨 쉴틈 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경기 스타일이 말투에도 고스란히 배어났다.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고 눈에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했다.

국내 유일의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과감하게 반납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뛰는 김지훈(23.일산주엽체육관)이다.

김지훈은 요즘 국제복싱연맹(IBF) 챔피언 도전권이 걸린 경기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파나마의 아메스 디아즈와 맞붙는 이 경기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다.

13일 출국을 앞둔 김지훈은 아침에 1시간30분 동안 달리기를 하고 오후 일산주엽체육관에서 스파링 등을 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오후 5시께 체육관을 나서서는 이미지 트레이닝과 경기 영상 분석을 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58.970㎏) 챔피언 졸라니 마랄리(남아공)를 KO로 꺾고 챔피언에 오른 김지훈은 지난 1월 타이틀을 스스로 반납했다. 더 강한 상대와 싸우면서 더욱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강자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챔피언 타이틀은 슈퍼페더급에서 땄지요. 그런데 슈퍼페더급에는 이름있는 강자가 별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형열 관장님 등과 상의해서 라이트급(61.230㎏)으로 체급을 올려서 주목받는 상대와 싸우며 더 큰 무대로 나가자고 결정했지요. 라이트급은 제가 체중 감량하기에도 적당합니다."

타이틀을 포기하는 게 아쉽지 않았느냐는 말에는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명실상부한 강자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내가 뛰는 체급에서 다른 복싱기구 챔피언을 모두 꺾고 싶다."라며 "그 후에는 체급을 올려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불살랐다.

이에 대해 곁에 있던 김 관장은 "소속사 배너프로모션도 IBF 라이트급 타이틀과 빅매치 등을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라며 "선수의 장래를 고려할 때 IBO 타이틀을 반납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타이틀 반납 후 지난 2월13일 미국 흑인 복서 타이런 해리스와 대결했다. 이 경기는 미국의 인기 복싱전문 프로그램인 ’ESPN 프라이데이 나이트 파이트’의 메인이벤트로 미국 전역에 중계됐다.

김지훈은 이 경기에서 1라운드 초반 복부에 강펀치를 맞고 휘청했다. 하지만 이후 맹렬하게 반격해 5라운드 TKO로 승리했다.

김지훈은 "1라운드에서 주춤한 탓에 빨리 끝내지 못했다."라며 "상대가 발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다 공격과 수비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스타일이라 공격할 틈을 주지 않고 상대 몸통을 집중공격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통산 전적 20승(17KO)5패의 김지훈은 이날 KO를 포함해 최근 10연속 KO승을 달렸다. 최근 12연승 가운데 무려 11경기를 KO로 이겼다.

KO가 잘 나오지 않는 경량급에서 무려 85%의 KO를 올렸다. 김지훈은 앞 뒤 가리지 않고 화끈하게 상대를 몰아붙이는 스타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링에 상대를 눕혀야 이기기 때문에 죽자사자 덤벼드는 것이지요. 판정은 내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승부를 가리는 것 아닙니까. 내 손으로 승부를 가리고 싶어서 늘 KO승을 노립니다. 지칠 때는 ’내가 힘든 만큼 상대는 더 힘들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한 방만 더 때리자면서 달려들지요."

이어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밀어붙이는 마이크 타이슨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라며 "경기 전 상대와 인사조차 하지 않다가 공이 울리면 곧바로 상대를 눕히는 집중력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한창 놀기 좋아할 나이에 매일같이 땀복을 입고 샌드백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지루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세계 최고가 되려면 나도 평소에 투자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어른스럽게 반문했다.

김지훈은 디아즈와 경기를 이기면 IBF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경기를 펼치게 된다.

김지훈은 "강한 상대라면 매니 파퀴아오 등 누구라도 붙고 싶다"며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신있다. 어차피 복싱은 두 팔로 하는 경기이니 준비를 잘하면 이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출신 파퀴아오는 6체급을 석권한 당대 최고의 복싱영웅이다. 복싱의 인기가 가라앉은 한국에서 파퀴아오를 넘어서는 국제적인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대선특집페이지 대선특집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