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주상복합 추락 어디까지?

입력 2010.05.17 (08:51) 수정 2010.05.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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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급 주거지를 대표하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분양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는데다 집값 역시 크게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은준수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내림폭이 더 크다고 하지요.



얼마나 떨어졌습니까.



<리포트>



우선 법원 경매에서 나오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늘고 있는데요.



감정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습니다.



분양 당시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 단지도 예외가 아닌데요.



지난 2002년 11월 분양된 이 아파트는 경쟁률만 3백 대 1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나온 경매에서는 감정가격의 절반 정도에 낙찰됐는데요.



앞서 열린 세 차례 입찰에서는 아예 찾는 사람도 없습니다.



<인터뷰>강은(GG옥션) : "일반 시장에서도 거래가 위축돼 있고 급매물도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매매 시장 역시 얼어붙어 있는데요.



경기도 분당의 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최고 가격보다 무려 40%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급매물이 나와도 여전히 사겠다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은데요.



<인터뷰>이봉연(중개업) : "올해 부동산 시장은 금융대란 때나 IMF보다 더 심한 것 같습니다. 거의 매매가 정체돼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고스란히 떠안게 될 은행 빚을 걱정하는 집주인까지 늘고 있습니다.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비싼 가격에 집을 샀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없다보니 분양 시장의 반응도 싸늘합니다.



다섯 달째 선착순 분양중인 수도권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절반이 미분양이고요.



부산의 새로운 주거지라고 하는 해운대 역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품이 걷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특히 90년대 중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규제를 풀어준 점을 꼽습니다.



당시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실제로 주거시설 규제가 대폭 완화됐는데요.



이 기간 동안 일반 아파트보다 3배 이상 높게 지을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됐습니다.



여기에 50% 미만으로 묶여 있던 주거 공간 비율 역시 크게 늘었는데요.



<인터뷰>김덕례(주택산업연구원) : "주거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상가 비율이 낮아졌어요. 특히 IMF를 거치면서 경기 활성화 측면에서 90%까지 올린적도 있습니다."



좁은 면적에 주택을 많이 지으면 그만큼 건설사들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 역시 나쁘지 않아 고급 주택이 잇따라 들어서기 시작했는데요.



고분양가 때문에 주변 집값이 함께 오르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2000년 이후 규제는 다시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는데요.



실제로 2000년부터 3년 사이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 물량은 5배나 늘었는데요.



같은 기간 분양된 일반 아파트가 증가폭보다 3배나 많습니다.



여기에 생활환경이 불편한 이유도 집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데요.



기존 주상복합 아파트는 밀폐형 구조로 중앙에서 환기, 냉방, 난방을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이 공조기는 전력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공동관리비는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사면이 유리로 돼 있어 냉,난방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봄에도 햇빛이 들어오면 금세 더워 에어컨을 켜는 가정까지 있는데요.



<녹취>김 모씨(주상복합 거주자) : "우리는 아무래도 에어컨을 별로 안 좋아하는 세대니까 자연 바람을 원하는데 그게 잘 안 되니까 여름에 답답하지요."



이처럼 주상복합은 수요 공급 원칙을 떠나 우후죽순 치솟았고 또 불편한 생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데요.



이 주상복합의 추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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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5-17 08:51:42
    • 수정2010-05-17 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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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거지를 대표하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분양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는데다 집값 역시 크게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은준수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내림폭이 더 크다고 하지요.

얼마나 떨어졌습니까.

<리포트>

우선 법원 경매에서 나오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늘고 있는데요.

감정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습니다.

분양 당시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 단지도 예외가 아닌데요.

지난 2002년 11월 분양된 이 아파트는 경쟁률만 3백 대 1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나온 경매에서는 감정가격의 절반 정도에 낙찰됐는데요.

앞서 열린 세 차례 입찰에서는 아예 찾는 사람도 없습니다.

<인터뷰>강은(GG옥션) : "일반 시장에서도 거래가 위축돼 있고 급매물도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매매 시장 역시 얼어붙어 있는데요.

경기도 분당의 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최고 가격보다 무려 40%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급매물이 나와도 여전히 사겠다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은데요.

<인터뷰>이봉연(중개업) : "올해 부동산 시장은 금융대란 때나 IMF보다 더 심한 것 같습니다. 거의 매매가 정체돼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고스란히 떠안게 될 은행 빚을 걱정하는 집주인까지 늘고 있습니다.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비싼 가격에 집을 샀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없다보니 분양 시장의 반응도 싸늘합니다.

다섯 달째 선착순 분양중인 수도권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절반이 미분양이고요.

부산의 새로운 주거지라고 하는 해운대 역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품이 걷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특히 90년대 중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규제를 풀어준 점을 꼽습니다.

당시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실제로 주거시설 규제가 대폭 완화됐는데요.

이 기간 동안 일반 아파트보다 3배 이상 높게 지을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됐습니다.

여기에 50% 미만으로 묶여 있던 주거 공간 비율 역시 크게 늘었는데요.

<인터뷰>김덕례(주택산업연구원) : "주거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상가 비율이 낮아졌어요. 특히 IMF를 거치면서 경기 활성화 측면에서 90%까지 올린적도 있습니다."

좁은 면적에 주택을 많이 지으면 그만큼 건설사들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 역시 나쁘지 않아 고급 주택이 잇따라 들어서기 시작했는데요.

고분양가 때문에 주변 집값이 함께 오르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2000년 이후 규제는 다시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는데요.

실제로 2000년부터 3년 사이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 물량은 5배나 늘었는데요.

같은 기간 분양된 일반 아파트가 증가폭보다 3배나 많습니다.

여기에 생활환경이 불편한 이유도 집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데요.

기존 주상복합 아파트는 밀폐형 구조로 중앙에서 환기, 냉방, 난방을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이 공조기는 전력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공동관리비는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사면이 유리로 돼 있어 냉,난방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봄에도 햇빛이 들어오면 금세 더워 에어컨을 켜는 가정까지 있는데요.

<녹취>김 모씨(주상복합 거주자) : "우리는 아무래도 에어컨을 별로 안 좋아하는 세대니까 자연 바람을 원하는데 그게 잘 안 되니까 여름에 답답하지요."

이처럼 주상복합은 수요 공급 원칙을 떠나 우후죽순 치솟았고 또 불편한 생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데요.

이 주상복합의 추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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