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5·18 30주년…의미와 과제

입력 2010.05.1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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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진통끝에 두 군데서 치러졌습니다. '80년 광주'는 아직도 그만큼 예민하단 얘긴데 그 의미와 과제를 짚어봅니다.

<질문>
류성호 기자 ! 오늘 광주에도 비가 내렸는데 기념식은 잘 치러졌습니까?

<답변>
네, 궂은 날씨에도 5.18 30주년 기념식은 차분하고 엄숙하게 치러졌습니다.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헌화와 분향에 이어 기념 공연 등이 펼쳐졌는데요.

오늘 기념식에는 5.18 유공자와 유가족 정운찬 총리를 비롯한 정부인사와 정치인 등 2천 5백여 명이 참석해 5.18 정신 계승을 다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독한 정운찬 총리는 화해와 관용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정운찬(국무 총리)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화해와 관용의 정신을 일깨워주며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바로 옆 망월동 옛 묘역에서도 3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본 행사에서 제외하기로 한 데 반발해 5.18 30년 행사준비위원회가 따로 기념식을 치른 겁니다.

이처럼 양쪽에서 기념행사가 치러지면서 5.18 유족 일부가 정부 주관 기념식장에 들어가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정동년(5.18 30주년 행사준비위원장):"우리의 투쟁가요 당신의 영혼을 달래주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당신의 묘소에서 쫓겨나 이곳에서 불러야 하게 됐습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 위원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도 옛 묘역 기념행사에 참석하면서 30주년을 맞은 5.18 기념식은 말 그대로 둘로 나뉜 채 치러졌습니다.

<질문>
우리 국민 대다수는, 5.18이 한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한다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군사정권에 의해 5.18 민주화 운동은 한 때 폭동으로 폄하되기도 했었는데요.

5.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KBS가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천3백여 명 가운데 78.6%가, 5.18이 한국 민주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습니다. 또 응답자의 77.3%는 5.18 30주년이 된 지금도 진상 규명이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5.18 청산 과제로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꼽은 응답자들이 63.5%나 됐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진상규명을, 나이가 적을수록 책임자 처벌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질문>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일은 역사적 과제인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은 지금도 후유증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간다죠?

<답변>
네,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5.18 생존자들의 상당수는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피해자들의 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치료대책이 절실한데요.

5.18 기념재단의 조사 결과 전체 유공자의 절반에 가까운 41%가 정신적 후유증,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김옥순(가명/5.18 부상자):"약을 안 먹으면 칼 들고 와서 죽일 것 같고 흥분돼서 끌려가는 것 같고, 무섭고...그때 그 일이 생각나니까..."

정부는 국가 유공자 지정에 이어 평균 5천만 원씩의 보상금 지급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유공자들에게 지급된 일시 보상금은 대부분 치료비로 소진됐고 피해자들의 생활고는 여전합니다.

<인터뷰>안종철(5.18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장):"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보상이 아닌 입막음을 위한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피해자 신경을 못써..."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는데도 당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5.18 생존자들, 그들을 위한 치유와 자활 프로그램의 마련이 시급합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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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5-18 23: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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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진통끝에 두 군데서 치러졌습니다. '80년 광주'는 아직도 그만큼 예민하단 얘긴데 그 의미와 과제를 짚어봅니다. <질문> 류성호 기자 ! 오늘 광주에도 비가 내렸는데 기념식은 잘 치러졌습니까? <답변> 네, 궂은 날씨에도 5.18 30주년 기념식은 차분하고 엄숙하게 치러졌습니다.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헌화와 분향에 이어 기념 공연 등이 펼쳐졌는데요. 오늘 기념식에는 5.18 유공자와 유가족 정운찬 총리를 비롯한 정부인사와 정치인 등 2천 5백여 명이 참석해 5.18 정신 계승을 다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독한 정운찬 총리는 화해와 관용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정운찬(국무 총리)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화해와 관용의 정신을 일깨워주며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바로 옆 망월동 옛 묘역에서도 3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본 행사에서 제외하기로 한 데 반발해 5.18 30년 행사준비위원회가 따로 기념식을 치른 겁니다. 이처럼 양쪽에서 기념행사가 치러지면서 5.18 유족 일부가 정부 주관 기념식장에 들어가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정동년(5.18 30주년 행사준비위원장):"우리의 투쟁가요 당신의 영혼을 달래주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당신의 묘소에서 쫓겨나 이곳에서 불러야 하게 됐습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 위원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도 옛 묘역 기념행사에 참석하면서 30주년을 맞은 5.18 기념식은 말 그대로 둘로 나뉜 채 치러졌습니다. <질문> 우리 국민 대다수는, 5.18이 한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한다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군사정권에 의해 5.18 민주화 운동은 한 때 폭동으로 폄하되기도 했었는데요. 5.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KBS가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천3백여 명 가운데 78.6%가, 5.18이 한국 민주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습니다. 또 응답자의 77.3%는 5.18 30주년이 된 지금도 진상 규명이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5.18 청산 과제로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꼽은 응답자들이 63.5%나 됐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진상규명을, 나이가 적을수록 책임자 처벌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질문>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일은 역사적 과제인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은 지금도 후유증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간다죠? <답변> 네,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5.18 생존자들의 상당수는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피해자들의 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치료대책이 절실한데요. 5.18 기념재단의 조사 결과 전체 유공자의 절반에 가까운 41%가 정신적 후유증,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김옥순(가명/5.18 부상자):"약을 안 먹으면 칼 들고 와서 죽일 것 같고 흥분돼서 끌려가는 것 같고, 무섭고...그때 그 일이 생각나니까..." 정부는 국가 유공자 지정에 이어 평균 5천만 원씩의 보상금 지급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유공자들에게 지급된 일시 보상금은 대부분 치료비로 소진됐고 피해자들의 생활고는 여전합니다. <인터뷰>안종철(5.18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장):"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보상이 아닌 입막음을 위한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피해자 신경을 못써..."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는데도 당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5.18 생존자들, 그들을 위한 치유와 자활 프로그램의 마련이 시급합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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