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뇌사자 장기기증·이식 쉬워진다

입력 2010.05.2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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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기 이식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뇌사자 장기이식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국내 장기이식 현황과 개선점 알아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장기 이식만 기다리는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죠?

<답변>

평균 수명이 늘고,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식 대기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장기를 구하지 못해 중국 등에 원정 이식을 가기도 했는데요.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만 7천여 명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장기를 이식해 준 뇌사자는 261명 뿐이었습니다.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잠재적 뇌사자는 많게는 한해 9천명 선으로 추정됩니다.

<질문>

그동안 뇌사자가 장기 기증을 하는데, 걸림돌이 많았다면서요?

<답변>

뇌사 추정환자가 발생해도 병원이 신고 의무가 없다보니 뇌사자 발굴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또, 복잡한 절차가 문제인데요.

뇌사 판정을 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긴급히 이식수술을 하려 해도 뇌사 판정위원이 9명이다 보니 모여서 뇌사 판정을 하기가 쉽지 않죠.

이러다보니 뇌사자 장기 기증율은 100만명에 3명으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지난 한해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희망한 사람은 모두 20만명입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는 것인데요.

하지만 대부분 몇십 년 후에나 기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은 뇌사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뇌사자 장기 이식은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오랜 유교사상 때문에 장기를 떼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질문>

뇌사자 장기 이식 참 쉽지 않군요, 그럼 이식 성공률은 어떻습니까?

<답변>

성공률이 꽤 높습니다.

그래픽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뇌사자 판정이 신속히 이뤄지면 9개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습니다.

각막과 폐, 콩팥은 각각 2개씩이죠.

그리고 심장과 간, 췌장까지 모두 9명에게 새 빛이나 새 생명을 주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뇌사자로부터 소장과 혈관, 피부이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생체를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률은 매우 높습니다.

심장과 간, 콩팥의 경우 이식 성공률은 90%가 넘습니다. 췌장과 각막은 80%대이고 폐 이식 성공률은 67% 정돕니다.

<질문>

그렇다면 뇌사자 장기이식이 활성화되어야 될텐데 장기 이식법 개정안, 어떤 내용입니까?

<답변>

개정안은 공포된 뒤 1년 뒤부터 시행되는데요.

뇌사자 장기 기증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하종원(한국장기기증원 대표) : "뇌사자로 추정되는 부분은 기증동의와 상관없이 통보하게 되고 저희가 나가서 가족들에게 기증할 찬스가 있다고 설명하게 되고 의사로서는 기증동의 얻어낼 부담이 없어지고..."

병원은 뇌사로 추정되는 환자를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또 가족 한 명만 동의해도 기증할 수 있게 하고 뇌사판정위원 수도 대폭 줄였습니다.

뇌사로 추정되는 환자를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해 뇌사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기증 절차도 간소화시켜 뇌사자 장기기증을 활성화시키는 겁니다.

<질문>

이번 법 개정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답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뇌사자 장기 기증이 지금보다 열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장 김순일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순일(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 "잠재 뇌사자를 신고하게 해서요. 기존의 뇌사 기증자가 2백명 3백명 채 안되는 수준에 있던 것을 연간 1500명에서 2000명으로 늘릴 수 있는 잠재 효과가 있다고..."

장기 이식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틀이 마련된 만큼 기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기증 신청도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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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5-26 23: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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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기 이식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뇌사자 장기이식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국내 장기이식 현황과 개선점 알아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장기 이식만 기다리는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죠? <답변> 평균 수명이 늘고,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식 대기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장기를 구하지 못해 중국 등에 원정 이식을 가기도 했는데요.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만 7천여 명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장기를 이식해 준 뇌사자는 261명 뿐이었습니다.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잠재적 뇌사자는 많게는 한해 9천명 선으로 추정됩니다. <질문> 그동안 뇌사자가 장기 기증을 하는데, 걸림돌이 많았다면서요? <답변> 뇌사 추정환자가 발생해도 병원이 신고 의무가 없다보니 뇌사자 발굴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또, 복잡한 절차가 문제인데요. 뇌사 판정을 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긴급히 이식수술을 하려 해도 뇌사 판정위원이 9명이다 보니 모여서 뇌사 판정을 하기가 쉽지 않죠. 이러다보니 뇌사자 장기 기증율은 100만명에 3명으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지난 한해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희망한 사람은 모두 20만명입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는 것인데요. 하지만 대부분 몇십 년 후에나 기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은 뇌사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뇌사자 장기 이식은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오랜 유교사상 때문에 장기를 떼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질문> 뇌사자 장기 이식 참 쉽지 않군요, 그럼 이식 성공률은 어떻습니까? <답변> 성공률이 꽤 높습니다. 그래픽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뇌사자 판정이 신속히 이뤄지면 9개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습니다. 각막과 폐, 콩팥은 각각 2개씩이죠. 그리고 심장과 간, 췌장까지 모두 9명에게 새 빛이나 새 생명을 주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뇌사자로부터 소장과 혈관, 피부이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생체를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률은 매우 높습니다. 심장과 간, 콩팥의 경우 이식 성공률은 90%가 넘습니다. 췌장과 각막은 80%대이고 폐 이식 성공률은 67% 정돕니다. <질문> 그렇다면 뇌사자 장기이식이 활성화되어야 될텐데 장기 이식법 개정안, 어떤 내용입니까? <답변> 개정안은 공포된 뒤 1년 뒤부터 시행되는데요. 뇌사자 장기 기증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하종원(한국장기기증원 대표) : "뇌사자로 추정되는 부분은 기증동의와 상관없이 통보하게 되고 저희가 나가서 가족들에게 기증할 찬스가 있다고 설명하게 되고 의사로서는 기증동의 얻어낼 부담이 없어지고..." 병원은 뇌사로 추정되는 환자를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또 가족 한 명만 동의해도 기증할 수 있게 하고 뇌사판정위원 수도 대폭 줄였습니다. 뇌사로 추정되는 환자를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해 뇌사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기증 절차도 간소화시켜 뇌사자 장기기증을 활성화시키는 겁니다. <질문> 이번 법 개정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답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뇌사자 장기 기증이 지금보다 열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장 김순일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순일(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 "잠재 뇌사자를 신고하게 해서요. 기존의 뇌사 기증자가 2백명 3백명 채 안되는 수준에 있던 것을 연간 1500명에서 2000명으로 늘릴 수 있는 잠재 효과가 있다고..." 장기 이식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틀이 마련된 만큼 기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기증 신청도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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