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유세 소음에 개인정보 유출까지…

입력 2010.05.28 (08: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길에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서 확성기 소리가 들리곤 하죠?

지방선거 유세 말씀이죠.

주택가 앞에서까지 너무 큰소릴 내거나 후보들 소리가 뒤섞일 때는 좀 당혹스럽더군요.

분명 후보는 알려야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도를 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시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후보자 확성기 소음이 지하철 승강장에 열차 들어오는 소리보다 시끄러운데요.

주변 상인들은 손님들이 뭘 달라는지 못 알아들을 정도라고 합니다.

어디서 알아냈는지 불쑥 휴대전화로 후보자 홍보하는 전화까지 걸려오는데요, 휴대전화 번호는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인데 몰래 빼냈다는 사실에 화도 납니다.

불법 주차한 선거 차량에 시야를 가리는 선거 현수막 때문에 교통 사고도 걱정됩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 한 교차로, 지방선거 후보자가 행인들에게 유세를 하느라 목청을 높입니다.

쩌렁쩌렁 울려대는 확성기 소리에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마다 연설 내용은 뒷전이고, 하나같이 귀 막기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인터뷰> 최경윤(68/서울시 화곡동) : "시끄럽지 안 시끄러운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인터뷰> 최경희(47/서울시 봉천동) :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어쩔 땐 깜짝 깜짝 놀라요."

유세 차량 앞에서 측정한 소음은 100 데시벨인데요, 지하철이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소음이 80데시벨 정도입니다.

날이 저물어도 확성기와 음악을 동반한 선거운동은 그칠 줄 모르는데요, 유세 차량 주변을 지나는 행인들은 물론 주변 상인들도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김흥순(51/유세장 근처 상인) :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니까 너무 시끄러워요."

<인터뷰> 이금순(56/유세장 근처 상인) : "손님하고 대화가 안 돼요. 소시지를 먹으러 와도 대화가 안 돼요."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유세 차량 소음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의 글이 하루 평균 2백 여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원상연(계장/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 "공직선거법에서는 유세 차량에 대해 금지하는 규정으로는 야간 연설에 대해서만 명시되어 있습니다. 소음으로 인해 시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제지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습니다."

한창 차량들이 오가는 시각, 도로를 가로막은 채 버젓이 불법 주정차를 서슴지 않는 선거 차량들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보행로를 점령한 선거 차량들 등쌀에 행인들은 요리조리 빈 공간을 찾아 걸어 다녀야 합니다.

삼거리 모퉁이에 서 있는 전신주들에 선거 후보자들이 내건 현수막들이 다닥다닥 걸려 있습니다.

인도에서 바라보니 겹겹이 걸린 현수막들이 마치 공사장 울타리처럼 도로를 완전히 가로막았습니다.

무심코 횡단보도로 나오려던 행인이 튀어나오는 버스에 놀라 움찔합니다.

<인터뷰> 박민경(39/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 "(현수막에) 가려져 있을 때는 차가 오더라도 빨리 발견을 못해서 사고가 나기 쉽거든요."

서울 시흥동에 사는 주부 김 모 씨는 얼마 전, 낯선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다짜고짜 후보자 이름을 대며 선거운동을 하는 전화였는데요, 개인정보가 유출됐나 싶어, 내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김 00(33세/서울 시흥동) :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걸고 있어요. 이러는 거예요. 언제부터 전화번호부에 핸드폰 번호까지 올라갔죠? 그랬더니 가만히 있다가 죄송합니다. 하고 끊어버리더라고요."

취재진은 김 씨에게 선거홍보 전화를 건 번호로 연락해 봤습니다.

<인터뷰> 00당 선거 사무실 : "안녕하세요. 00당 사무실입니다. (어디에 제 핸드폰 번호가 나와 있었나요?) 선거인명부에요. (선거인명부에 제 핸드폰번호도 나와 있나요? 핸드폰 번호까진 안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 그러세요..."

선거 사무실 직원으로 자신을 소개하던 여성은 말이 궁했는지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인터뷰> 00당 선거 사무실 : "(법으로 위반되는지는 혹시 알아보셨나요?) 아니요 안 알아봤습니다. 다른 분(후보)들은 아마 더 많은 (전화번호) 목록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해요. 저희는 별로 많지 않아요."

하철 소리보다 큰 유세 소음에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까지, 표를 얻기 위한 선거운동이 표심을 잃는 운동이 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제포착] 유세 소음에 개인정보 유출까지…
    • 입력 2010-05-28 08:54:26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길에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서 확성기 소리가 들리곤 하죠? 지방선거 유세 말씀이죠. 주택가 앞에서까지 너무 큰소릴 내거나 후보들 소리가 뒤섞일 때는 좀 당혹스럽더군요. 분명 후보는 알려야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도를 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시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후보자 확성기 소음이 지하철 승강장에 열차 들어오는 소리보다 시끄러운데요. 주변 상인들은 손님들이 뭘 달라는지 못 알아들을 정도라고 합니다. 어디서 알아냈는지 불쑥 휴대전화로 후보자 홍보하는 전화까지 걸려오는데요, 휴대전화 번호는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인데 몰래 빼냈다는 사실에 화도 납니다. 불법 주차한 선거 차량에 시야를 가리는 선거 현수막 때문에 교통 사고도 걱정됩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 한 교차로, 지방선거 후보자가 행인들에게 유세를 하느라 목청을 높입니다. 쩌렁쩌렁 울려대는 확성기 소리에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마다 연설 내용은 뒷전이고, 하나같이 귀 막기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인터뷰> 최경윤(68/서울시 화곡동) : "시끄럽지 안 시끄러운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인터뷰> 최경희(47/서울시 봉천동) :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어쩔 땐 깜짝 깜짝 놀라요." 유세 차량 앞에서 측정한 소음은 100 데시벨인데요, 지하철이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소음이 80데시벨 정도입니다. 날이 저물어도 확성기와 음악을 동반한 선거운동은 그칠 줄 모르는데요, 유세 차량 주변을 지나는 행인들은 물론 주변 상인들도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김흥순(51/유세장 근처 상인) :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니까 너무 시끄러워요." <인터뷰> 이금순(56/유세장 근처 상인) : "손님하고 대화가 안 돼요. 소시지를 먹으러 와도 대화가 안 돼요."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유세 차량 소음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의 글이 하루 평균 2백 여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원상연(계장/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 "공직선거법에서는 유세 차량에 대해 금지하는 규정으로는 야간 연설에 대해서만 명시되어 있습니다. 소음으로 인해 시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제지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습니다." 한창 차량들이 오가는 시각, 도로를 가로막은 채 버젓이 불법 주정차를 서슴지 않는 선거 차량들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보행로를 점령한 선거 차량들 등쌀에 행인들은 요리조리 빈 공간을 찾아 걸어 다녀야 합니다. 삼거리 모퉁이에 서 있는 전신주들에 선거 후보자들이 내건 현수막들이 다닥다닥 걸려 있습니다. 인도에서 바라보니 겹겹이 걸린 현수막들이 마치 공사장 울타리처럼 도로를 완전히 가로막았습니다. 무심코 횡단보도로 나오려던 행인이 튀어나오는 버스에 놀라 움찔합니다. <인터뷰> 박민경(39/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 "(현수막에) 가려져 있을 때는 차가 오더라도 빨리 발견을 못해서 사고가 나기 쉽거든요." 서울 시흥동에 사는 주부 김 모 씨는 얼마 전, 낯선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다짜고짜 후보자 이름을 대며 선거운동을 하는 전화였는데요, 개인정보가 유출됐나 싶어, 내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김 00(33세/서울 시흥동) :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걸고 있어요. 이러는 거예요. 언제부터 전화번호부에 핸드폰 번호까지 올라갔죠? 그랬더니 가만히 있다가 죄송합니다. 하고 끊어버리더라고요." 취재진은 김 씨에게 선거홍보 전화를 건 번호로 연락해 봤습니다. <인터뷰> 00당 선거 사무실 : "안녕하세요. 00당 사무실입니다. (어디에 제 핸드폰 번호가 나와 있었나요?) 선거인명부에요. (선거인명부에 제 핸드폰번호도 나와 있나요? 핸드폰 번호까진 안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 그러세요..." 선거 사무실 직원으로 자신을 소개하던 여성은 말이 궁했는지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인터뷰> 00당 선거 사무실 : "(법으로 위반되는지는 혹시 알아보셨나요?) 아니요 안 알아봤습니다. 다른 분(후보)들은 아마 더 많은 (전화번호) 목록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해요. 저희는 별로 많지 않아요." 하철 소리보다 큰 유세 소음에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까지, 표를 얻기 위한 선거운동이 표심을 잃는 운동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