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 급증…피해 심각

입력 2010.05.3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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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이죠.

세계보건기구가 올해 주제를 '여성과 금연'으로 정할 만큼 여성 흡연 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남성 흡연율은 해마다 줄고 있는데 여성 흡연율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박은주 기자, 자리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 흡연율 얼마나 늘었나요?

<리포트>

네, 지난 십년간 남성 흡연율이 크게 줄어든 반면 여성 흡연율은 오히려 늘었는데요.

관련 그래픽부터 보시죠.

남성 흡연율은 13%포인트 가까이 크게 줄어든 반면 여성 흡연율은 오히려 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10대와 20대 젊은 여성의 흡연율은 13% 정도로 꽤 높은데요.

상당수 여성들이 담배 피운다는 사실을 밝히는 걸 극도로 꺼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흡연 여성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여성들의 흡연량인데요.

20대 여성의 흡연량은 하루 평균 20개비로 조사됐는데, 20대 남성 흡연자의 14.4개비에 비해 훨씬 많습니다.

<질문> 그런데 남성 흡연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데 여성 흡연은 왜 이렇게 늘고 있는 건가요?

<답변>

담배가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담배에 접근하는 것이 쉬워졌다는 게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특히 10대와 20대, 젊은 여성들은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이런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20대인 여대생들의 경우에는 스트레스가 담배를 피우는 이유인데요.

취업과 진로문제, 남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담배를 끊고 싶어도 끊기가 힘든 것도 여성 흡연율이 남성 흡연율만큼 떨어지지 않는 주요 이유입니다.

흡연 여성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몰래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보니 끊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흡연을 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만족도가 높고 그만큼 흡연에 대한 의존성도 강해 금연이 더 힘듭니다.

사실 전체 흡연자로 보면 남성이 훨씬 더 많거든요.

또 담배는 개인의 기호식품이기도 하구요.

<질문> 그런데 왜 굳이 여성 흡연이 문제가 되는 겁니까?

<답변>

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신체적 특성상 담배가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또 출산과 양육을 책임지는 만큼 2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네, 여성은 남성보다 폐 면적이 10%가량 작습니다.

때문에 같은 양의 담배를 피더라도 피해가 더 커집니다.

흡연 여성의 폐암 사망률은 비 흡연자에 비해 12배 높습니다.

여성의 암 사망 원인 1위가 폐암입니다. 담배를 피는 여성은 심장병에 걸릴 위험도 3배 증가합니다.

여성 흡연의 피해는 비단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습니다.

여성 흡연자는 불임과 유산의 위험이 2배 높고, 전치태반과 조산, 선천성 기형아 출산 위험이 더 증가합니다.

<인터뷰> 김열(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 "(여성은)숨어서 몰아서 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질병의 발생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여성은 니코틴 대사도 빨라 니코틴이 몸속에서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흡연욕구가 더 강합니다 그만큼 여성은 담배 끊기가 더 힘듭니다.

금연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은 여성이 담배에 휠씬 취약한데도 담배회사들이 건강한 여성을 흡연자로 만드는 왜곡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질문> 실제로 흡연때문에 발병한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만나보고 왔지요?

<답변>

네, 화면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20년간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워온 여성입니다.

지난 달, 치과 치료를 받다 혀 암이라는 청천 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이 전이되는 걸 막기 위해 혀를 잘라내 이젠 간단한 의사소통도 말로 하기 힘듭니다.

김씨는 "나보다도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담배는 정말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취재진에게 글을 써서 보여줬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여성 흡연, 사회적으로 풀 수 있는 해법이 있을까요?

<답변>

전문가들은 이젠 여성을 위한 차별화된 금연정책 등 사회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성 흡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한 만큼, 금연 상담이나 클리닉 이용에 대한 비밀 보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청소년들에게 담배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여성 누구나 부담없이 쉽게 이용하는 금연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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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흡연 급증…피해 심각
    • 입력 2010-05-31 23: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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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이죠. 세계보건기구가 올해 주제를 '여성과 금연'으로 정할 만큼 여성 흡연 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남성 흡연율은 해마다 줄고 있는데 여성 흡연율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박은주 기자, 자리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 흡연율 얼마나 늘었나요? <리포트> 네, 지난 십년간 남성 흡연율이 크게 줄어든 반면 여성 흡연율은 오히려 늘었는데요. 관련 그래픽부터 보시죠. 남성 흡연율은 13%포인트 가까이 크게 줄어든 반면 여성 흡연율은 오히려 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10대와 20대 젊은 여성의 흡연율은 13% 정도로 꽤 높은데요. 상당수 여성들이 담배 피운다는 사실을 밝히는 걸 극도로 꺼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흡연 여성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여성들의 흡연량인데요. 20대 여성의 흡연량은 하루 평균 20개비로 조사됐는데, 20대 남성 흡연자의 14.4개비에 비해 훨씬 많습니다. <질문> 그런데 남성 흡연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데 여성 흡연은 왜 이렇게 늘고 있는 건가요? <답변> 담배가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담배에 접근하는 것이 쉬워졌다는 게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특히 10대와 20대, 젊은 여성들은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이런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20대인 여대생들의 경우에는 스트레스가 담배를 피우는 이유인데요. 취업과 진로문제, 남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담배를 끊고 싶어도 끊기가 힘든 것도 여성 흡연율이 남성 흡연율만큼 떨어지지 않는 주요 이유입니다. 흡연 여성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몰래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보니 끊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흡연을 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만족도가 높고 그만큼 흡연에 대한 의존성도 강해 금연이 더 힘듭니다. 사실 전체 흡연자로 보면 남성이 훨씬 더 많거든요. 또 담배는 개인의 기호식품이기도 하구요. <질문> 그런데 왜 굳이 여성 흡연이 문제가 되는 겁니까? <답변> 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신체적 특성상 담배가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또 출산과 양육을 책임지는 만큼 2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네, 여성은 남성보다 폐 면적이 10%가량 작습니다. 때문에 같은 양의 담배를 피더라도 피해가 더 커집니다. 흡연 여성의 폐암 사망률은 비 흡연자에 비해 12배 높습니다. 여성의 암 사망 원인 1위가 폐암입니다. 담배를 피는 여성은 심장병에 걸릴 위험도 3배 증가합니다. 여성 흡연의 피해는 비단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습니다. 여성 흡연자는 불임과 유산의 위험이 2배 높고, 전치태반과 조산, 선천성 기형아 출산 위험이 더 증가합니다. <인터뷰> 김열(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 "(여성은)숨어서 몰아서 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질병의 발생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여성은 니코틴 대사도 빨라 니코틴이 몸속에서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흡연욕구가 더 강합니다 그만큼 여성은 담배 끊기가 더 힘듭니다. 금연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은 여성이 담배에 휠씬 취약한데도 담배회사들이 건강한 여성을 흡연자로 만드는 왜곡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질문> 실제로 흡연때문에 발병한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만나보고 왔지요? <답변> 네, 화면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20년간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워온 여성입니다. 지난 달, 치과 치료를 받다 혀 암이라는 청천 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이 전이되는 걸 막기 위해 혀를 잘라내 이젠 간단한 의사소통도 말로 하기 힘듭니다. 김씨는 "나보다도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담배는 정말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취재진에게 글을 써서 보여줬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여성 흡연, 사회적으로 풀 수 있는 해법이 있을까요? <답변> 전문가들은 이젠 여성을 위한 차별화된 금연정책 등 사회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성 흡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한 만큼, 금연 상담이나 클리닉 이용에 대한 비밀 보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청소년들에게 담배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여성 누구나 부담없이 쉽게 이용하는 금연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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