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할머니, 주민증 받고 생애 첫 투표

입력 2010.06.03 (06:57) 수정 2010.06.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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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투표장에는 아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처음으로 투표를 한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번 선거를 앞두고 KBS의 도움으로 주민등록증을 받게 돼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육순을 넘긴 딸이, 백 살을 바라보는 어머니를 모시고 투표장으로 향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투표

<현장음> "한 장에 한번씩만 하는 거예요. 이제 투표하세요. 나는 안들어갈 테니까..."

어색하고 떨리지만 그 무엇에 비길 수 없이 기쁩니다.

<인터뷰> 오만년(생애 첫 투표자) : "(오늘 투표 어땠는 지 말해보라구, 길게 조금) 많이 좋아요."

출생신고를 못해 호적과 주민등록증도 없이 90여 년을 살아온 오만년 할머니.

13살에 시집을 왔지만 혼인신고도 못하고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는 엄두도 못 냈습니다.

결국, 지난해 KBS에 도움을 청했고 법원과 법률구조공단 등의 협조로 6개월 만에 주민등록증을 갖게 됐습니다.

<인터뷰>박입분(오만년 할머니 딸) : "이제 대한민국에 처음 발 디딘셈이잖아요. 이제 태어나서 처음 투표하시구 너무 기쁘죠."

그동안 의료보험도 안돼 병원에 마음 놓고 가지 못하는 할머니를 지켜봤던 주민들도 덩달아 기쁩니다.

<인터뷰>박환옥(마을 주민) : "노인회에도 가입 못했지, 병원비나 이런것도 엄청나게 비싸지, 그래서 동네 사람들 모두 안타까워했지."

그동안의 설움을 떨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오만년 할머니, 손에 든 주민등록증을 꼭 쥐며 다음 선거에도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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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6세 할머니, 주민증 받고 생애 첫 투표
    • 입력 2010-06-03 06:57:18
    • 수정2010-06-03 07:20:4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어제 투표장에는 아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처음으로 투표를 한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번 선거를 앞두고 KBS의 도움으로 주민등록증을 받게 돼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육순을 넘긴 딸이, 백 살을 바라보는 어머니를 모시고 투표장으로 향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투표 <현장음> "한 장에 한번씩만 하는 거예요. 이제 투표하세요. 나는 안들어갈 테니까..." 어색하고 떨리지만 그 무엇에 비길 수 없이 기쁩니다. <인터뷰> 오만년(생애 첫 투표자) : "(오늘 투표 어땠는 지 말해보라구, 길게 조금) 많이 좋아요." 출생신고를 못해 호적과 주민등록증도 없이 90여 년을 살아온 오만년 할머니. 13살에 시집을 왔지만 혼인신고도 못하고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는 엄두도 못 냈습니다. 결국, 지난해 KBS에 도움을 청했고 법원과 법률구조공단 등의 협조로 6개월 만에 주민등록증을 갖게 됐습니다. <인터뷰>박입분(오만년 할머니 딸) : "이제 대한민국에 처음 발 디딘셈이잖아요. 이제 태어나서 처음 투표하시구 너무 기쁘죠." 그동안 의료보험도 안돼 병원에 마음 놓고 가지 못하는 할머니를 지켜봤던 주민들도 덩달아 기쁩니다. <인터뷰>박환옥(마을 주민) : "노인회에도 가입 못했지, 병원비나 이런것도 엄청나게 비싸지, 그래서 동네 사람들 모두 안타까워했지." 그동안의 설움을 떨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오만년 할머니, 손에 든 주민등록증을 꼭 쥐며 다음 선거에도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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