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도 국내외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습니다만 IT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멀리 미국 땅에서 선보인 4세대 아이폰에 흥미를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같은 날 삼성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S'도 발표돼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대결이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아이폰 발표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는 잠시 후 전해드리고 먼저 멕시코만으로 갑니다.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해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기 시작한 지 곧 두 달이 됩니다. 새나오는 기름을 막기 위한 시도는 번번이 실패하고 바다는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올 가을에 있을 중간 선거에 영향을 줘 오바마 정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정치적 악재가 나온 것입니다.
LA 이동채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 특파원,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적 관심이 낮아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양의 기름이 바다로 쏟아져나오고 있죠. 도대체 피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리포트>
멕시코 만에서 석유시추시설인 입 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한 게 지난 4월 20일이니까 두 달이 조금 안 됐는데요.
사고 당시 유정과 시추선을 연결하는 2개의 관이 터지면서 엄청난 원유가 유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평균 만2천에서 2만5천 배럴 정도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연방당국은 추산하고 있는데 지난 89년 엑손 발데즈 사고 당시 유출된 원유 양을 훨씬 넘는 수준입니다.
1배럴이라고 하면 160 리터 정도되는 원유통 큰 통 하나 정도의 양인데, 2만 통 정도를 그냥 쏟아 붓는다고 상상하시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미 역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기록된 셈입니다.
재산 피해 역시 따지기 힘들 정도인데, 사고 유정을 관리했던 영국 석유사 BP는 이번 주초까지 방제작업으로 쓴 돈만 12억 5천만 달러, 1조 5천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현장의 방제 작업 인부들과 어민들의 질병 보고도 잇따르고 있어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원유 유출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질문> 속수무책으로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참 안타까운데요. 이렇게 기름이 자꾸 새나오면서 피해 지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죠. 어느 정도로 확산되고 있나요?
<답변>
사고가 난 지점은 미국의 남쪽 미시시피 강 어귀에서 동남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바다 위였습니다.
현장에서 한 달 전 보도했을 때만 해도 인근 루이지애나 주와 미시시피 주 정도의 연안에서 위기를 느끼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멕시코 만 전체를 떠나 동남부 플로리다 주는 물론 대서양까지 유출된 기름 덩어리가 위협하고 있습니다.
워낙 유출량이 많은데다 조류를 타고 피해 지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멕시코 만 주변 국가 마음도 답답합니다.
멕시코, 쿠바, 자메이카 등 카리브 해의 해양관광국가들은 원유 유출 여파가 관광객들 발길 마저 돌리게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입니다.
화면을 통해 보는 실증적인 피해 참상은 말못하는 야생 동물의 처참한 모습입니다.
이번 주 초 까지 미 연방 당국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피해 현황만 봐도 600마리 조류 사체가 발견됐으며, 2백50마리 바다 거북과 돌고래 30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워낙 넓은 바다 가운데 벌어지는 일이라 보고된 상황이 이 정도라고 봤을 때 실제 피해 규모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질문>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외신 보도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지금은 어느 정도나마 진전이 있습니까?
<답변>
사고 당사자인 BP사는 물론이고, 사고 피해의 당사자인 미국의 고민이 여기에 있습니다.
계속되는 원유 유출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몇 주일 동안은 대형 덮개로 원유 유출 구멍을 막아보겠다고 했지만, 해저 1마일, 1600미터 아래의 엄청난 수압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또 다른 유정에 인공 구멍을 내서 유출 유압을 낮추려고 한 시도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했습니다. 유정에 점토 성분 액체를 쏟아붓는 이른바 '톱 킬' 작업도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지난 주 BP 사의 새로운 시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게 위안입니다.
해저 유정 파이프를 강제 절단한 뒤 차단 덮개를 씌우는 작업이었는데, 현재 원유 유출구에 설치된 회수 시설로 하루 만5천 배럴의 원유를 회수하고 있다고 해안경비대측이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사고를 낸 회사가 영국의 BP사죠. 그런데 BP사가 원래부터 비슷한 기름 유출 사고를 많이 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정확한 실태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10년 사이 연안 석유 시추시설과 송유관의 원유 유출 사고가 4배 급증했고, 바로 BP사가 가장 많은 사고를 냈다는게 최근 미 연방 광물관리청 통계입니다.
BP사와 자 회사가 모두 23건의 유출 사고를 발생시켰다는 얘긴데요. 두번째는 21건의 셸 이라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BP사의 주가는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주 중반 뉴욕 주식 시장의 주가는 29.2 달러로 사고 직전의 반토막 수준. 회사도 회사지만 원유 유출사고가 이렇게 급증하게 된 이유가 문제입니다.
90년대 이후 연안 시추가 급증한 점이 우선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지만, 시추된 원유 1배럴당 유출된 원유량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는 설비 부족이나, 안전 의식 결여 같은 또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에따라 미국 정부는 연근해에서의 원유 시추에 대한 규제안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규제를 해야할이지 지역민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당하게 규제해야 할이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하는 상황이라 미국의 고민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거의 두 달동안 원유 유출이 계속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받는 타격 또한 만만치 않을텐데요. 게다가 올해 중간 선거까지 있지 않습니까?
<답변>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몇 차례 국가의 긴급한 상황에서도 휴가지에서 골프를 친다거나 해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그러던 그가 이번 사태에서 만큼은 현장에 3차례나 방문을 했습니다. 또 다음 주에는 4번째 방문이 예정됐고, 미시시피, 알라바마, 플로리다 3지역을 한꺼번에 찾는 강행군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만큼 급박하다는 얘기입니다.
미국도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데, 오는 11월 있을 중간 선거에 영향을 미쳐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위기가 오지 않을까 이미 걱정은 시작된 것입니다.
미국인들도 도대체 사태가 이럴 때 까지 미국 정부, 오바마 정부는 뭣했느냐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헤이원드 BP 최고 경영자가 다음주 미국 의회에 출석해야 하고, BP 본사가 있는 영국 역시 난처한 입장에 처해진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엔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같은 날 삼성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S'도 발표돼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대결이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아이폰 발표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는 잠시 후 전해드리고 먼저 멕시코만으로 갑니다.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해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기 시작한 지 곧 두 달이 됩니다. 새나오는 기름을 막기 위한 시도는 번번이 실패하고 바다는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올 가을에 있을 중간 선거에 영향을 줘 오바마 정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정치적 악재가 나온 것입니다.
LA 이동채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 특파원,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적 관심이 낮아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양의 기름이 바다로 쏟아져나오고 있죠. 도대체 피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리포트>
멕시코 만에서 석유시추시설인 입 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한 게 지난 4월 20일이니까 두 달이 조금 안 됐는데요.
사고 당시 유정과 시추선을 연결하는 2개의 관이 터지면서 엄청난 원유가 유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평균 만2천에서 2만5천 배럴 정도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연방당국은 추산하고 있는데 지난 89년 엑손 발데즈 사고 당시 유출된 원유 양을 훨씬 넘는 수준입니다.
1배럴이라고 하면 160 리터 정도되는 원유통 큰 통 하나 정도의 양인데, 2만 통 정도를 그냥 쏟아 붓는다고 상상하시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미 역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기록된 셈입니다.
재산 피해 역시 따지기 힘들 정도인데, 사고 유정을 관리했던 영국 석유사 BP는 이번 주초까지 방제작업으로 쓴 돈만 12억 5천만 달러, 1조 5천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현장의 방제 작업 인부들과 어민들의 질병 보고도 잇따르고 있어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원유 유출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질문> 속수무책으로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참 안타까운데요. 이렇게 기름이 자꾸 새나오면서 피해 지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죠. 어느 정도로 확산되고 있나요?
<답변>
사고가 난 지점은 미국의 남쪽 미시시피 강 어귀에서 동남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바다 위였습니다.
현장에서 한 달 전 보도했을 때만 해도 인근 루이지애나 주와 미시시피 주 정도의 연안에서 위기를 느끼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멕시코 만 전체를 떠나 동남부 플로리다 주는 물론 대서양까지 유출된 기름 덩어리가 위협하고 있습니다.
워낙 유출량이 많은데다 조류를 타고 피해 지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멕시코 만 주변 국가 마음도 답답합니다.
멕시코, 쿠바, 자메이카 등 카리브 해의 해양관광국가들은 원유 유출 여파가 관광객들 발길 마저 돌리게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입니다.
화면을 통해 보는 실증적인 피해 참상은 말못하는 야생 동물의 처참한 모습입니다.
이번 주 초 까지 미 연방 당국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피해 현황만 봐도 600마리 조류 사체가 발견됐으며, 2백50마리 바다 거북과 돌고래 30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워낙 넓은 바다 가운데 벌어지는 일이라 보고된 상황이 이 정도라고 봤을 때 실제 피해 규모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질문>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외신 보도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지금은 어느 정도나마 진전이 있습니까?
<답변>
사고 당사자인 BP사는 물론이고, 사고 피해의 당사자인 미국의 고민이 여기에 있습니다.
계속되는 원유 유출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몇 주일 동안은 대형 덮개로 원유 유출 구멍을 막아보겠다고 했지만, 해저 1마일, 1600미터 아래의 엄청난 수압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또 다른 유정에 인공 구멍을 내서 유출 유압을 낮추려고 한 시도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했습니다. 유정에 점토 성분 액체를 쏟아붓는 이른바 '톱 킬' 작업도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지난 주 BP 사의 새로운 시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게 위안입니다.
해저 유정 파이프를 강제 절단한 뒤 차단 덮개를 씌우는 작업이었는데, 현재 원유 유출구에 설치된 회수 시설로 하루 만5천 배럴의 원유를 회수하고 있다고 해안경비대측이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사고를 낸 회사가 영국의 BP사죠. 그런데 BP사가 원래부터 비슷한 기름 유출 사고를 많이 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정확한 실태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10년 사이 연안 석유 시추시설과 송유관의 원유 유출 사고가 4배 급증했고, 바로 BP사가 가장 많은 사고를 냈다는게 최근 미 연방 광물관리청 통계입니다.
BP사와 자 회사가 모두 23건의 유출 사고를 발생시켰다는 얘긴데요. 두번째는 21건의 셸 이라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BP사의 주가는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주 중반 뉴욕 주식 시장의 주가는 29.2 달러로 사고 직전의 반토막 수준. 회사도 회사지만 원유 유출사고가 이렇게 급증하게 된 이유가 문제입니다.
90년대 이후 연안 시추가 급증한 점이 우선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지만, 시추된 원유 1배럴당 유출된 원유량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는 설비 부족이나, 안전 의식 결여 같은 또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에따라 미국 정부는 연근해에서의 원유 시추에 대한 규제안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규제를 해야할이지 지역민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당하게 규제해야 할이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하는 상황이라 미국의 고민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거의 두 달동안 원유 유출이 계속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받는 타격 또한 만만치 않을텐데요. 게다가 올해 중간 선거까지 있지 않습니까?
<답변>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몇 차례 국가의 긴급한 상황에서도 휴가지에서 골프를 친다거나 해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그러던 그가 이번 사태에서 만큼은 현장에 3차례나 방문을 했습니다. 또 다음 주에는 4번째 방문이 예정됐고, 미시시피, 알라바마, 플로리다 3지역을 한꺼번에 찾는 강행군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만큼 급박하다는 얘기입니다.
미국도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데, 오는 11월 있을 중간 선거에 영향을 미쳐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위기가 오지 않을까 이미 걱정은 시작된 것입니다.
미국인들도 도대체 사태가 이럴 때 까지 미국 정부, 오바마 정부는 뭣했느냐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헤이원드 BP 최고 경영자가 다음주 미국 의회에 출석해야 하고, BP 본사가 있는 영국 역시 난처한 입장에 처해진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엔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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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원유유출…미국 휘청
-
- 입력 2010-06-13 09:36:10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도 국내외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습니다만 IT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멀리 미국 땅에서 선보인 4세대 아이폰에 흥미를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같은 날 삼성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S'도 발표돼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대결이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아이폰 발표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는 잠시 후 전해드리고 먼저 멕시코만으로 갑니다.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해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기 시작한 지 곧 두 달이 됩니다. 새나오는 기름을 막기 위한 시도는 번번이 실패하고 바다는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올 가을에 있을 중간 선거에 영향을 줘 오바마 정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정치적 악재가 나온 것입니다.
LA 이동채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 특파원,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적 관심이 낮아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양의 기름이 바다로 쏟아져나오고 있죠. 도대체 피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리포트>
멕시코 만에서 석유시추시설인 입 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한 게 지난 4월 20일이니까 두 달이 조금 안 됐는데요.
사고 당시 유정과 시추선을 연결하는 2개의 관이 터지면서 엄청난 원유가 유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평균 만2천에서 2만5천 배럴 정도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연방당국은 추산하고 있는데 지난 89년 엑손 발데즈 사고 당시 유출된 원유 양을 훨씬 넘는 수준입니다.
1배럴이라고 하면 160 리터 정도되는 원유통 큰 통 하나 정도의 양인데, 2만 통 정도를 그냥 쏟아 붓는다고 상상하시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미 역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기록된 셈입니다.
재산 피해 역시 따지기 힘들 정도인데, 사고 유정을 관리했던 영국 석유사 BP는 이번 주초까지 방제작업으로 쓴 돈만 12억 5천만 달러, 1조 5천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현장의 방제 작업 인부들과 어민들의 질병 보고도 잇따르고 있어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원유 유출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질문> 속수무책으로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참 안타까운데요. 이렇게 기름이 자꾸 새나오면서 피해 지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죠. 어느 정도로 확산되고 있나요?
<답변>
사고가 난 지점은 미국의 남쪽 미시시피 강 어귀에서 동남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바다 위였습니다.
현장에서 한 달 전 보도했을 때만 해도 인근 루이지애나 주와 미시시피 주 정도의 연안에서 위기를 느끼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멕시코 만 전체를 떠나 동남부 플로리다 주는 물론 대서양까지 유출된 기름 덩어리가 위협하고 있습니다.
워낙 유출량이 많은데다 조류를 타고 피해 지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멕시코 만 주변 국가 마음도 답답합니다.
멕시코, 쿠바, 자메이카 등 카리브 해의 해양관광국가들은 원유 유출 여파가 관광객들 발길 마저 돌리게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입니다.
화면을 통해 보는 실증적인 피해 참상은 말못하는 야생 동물의 처참한 모습입니다.
이번 주 초 까지 미 연방 당국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피해 현황만 봐도 600마리 조류 사체가 발견됐으며, 2백50마리 바다 거북과 돌고래 30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워낙 넓은 바다 가운데 벌어지는 일이라 보고된 상황이 이 정도라고 봤을 때 실제 피해 규모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질문>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외신 보도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지금은 어느 정도나마 진전이 있습니까?
<답변>
사고 당사자인 BP사는 물론이고, 사고 피해의 당사자인 미국의 고민이 여기에 있습니다.
계속되는 원유 유출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몇 주일 동안은 대형 덮개로 원유 유출 구멍을 막아보겠다고 했지만, 해저 1마일, 1600미터 아래의 엄청난 수압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또 다른 유정에 인공 구멍을 내서 유출 유압을 낮추려고 한 시도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했습니다. 유정에 점토 성분 액체를 쏟아붓는 이른바 '톱 킬' 작업도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지난 주 BP 사의 새로운 시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게 위안입니다.
해저 유정 파이프를 강제 절단한 뒤 차단 덮개를 씌우는 작업이었는데, 현재 원유 유출구에 설치된 회수 시설로 하루 만5천 배럴의 원유를 회수하고 있다고 해안경비대측이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사고를 낸 회사가 영국의 BP사죠. 그런데 BP사가 원래부터 비슷한 기름 유출 사고를 많이 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정확한 실태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10년 사이 연안 석유 시추시설과 송유관의 원유 유출 사고가 4배 급증했고, 바로 BP사가 가장 많은 사고를 냈다는게 최근 미 연방 광물관리청 통계입니다.
BP사와 자 회사가 모두 23건의 유출 사고를 발생시켰다는 얘긴데요. 두번째는 21건의 셸 이라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BP사의 주가는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주 중반 뉴욕 주식 시장의 주가는 29.2 달러로 사고 직전의 반토막 수준. 회사도 회사지만 원유 유출사고가 이렇게 급증하게 된 이유가 문제입니다.
90년대 이후 연안 시추가 급증한 점이 우선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지만, 시추된 원유 1배럴당 유출된 원유량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는 설비 부족이나, 안전 의식 결여 같은 또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에따라 미국 정부는 연근해에서의 원유 시추에 대한 규제안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규제를 해야할이지 지역민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당하게 규제해야 할이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하는 상황이라 미국의 고민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거의 두 달동안 원유 유출이 계속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받는 타격 또한 만만치 않을텐데요. 게다가 올해 중간 선거까지 있지 않습니까?
<답변>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몇 차례 국가의 긴급한 상황에서도 휴가지에서 골프를 친다거나 해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그러던 그가 이번 사태에서 만큼은 현장에 3차례나 방문을 했습니다. 또 다음 주에는 4번째 방문이 예정됐고, 미시시피, 알라바마, 플로리다 3지역을 한꺼번에 찾는 강행군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만큼 급박하다는 얘기입니다.
미국도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데, 오는 11월 있을 중간 선거에 영향을 미쳐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위기가 오지 않을까 이미 걱정은 시작된 것입니다.
미국인들도 도대체 사태가 이럴 때 까지 미국 정부, 오바마 정부는 뭣했느냐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헤이원드 BP 최고 경영자가 다음주 미국 의회에 출석해야 하고, BP 본사가 있는 영국 역시 난처한 입장에 처해진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엔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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