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월드컵 난시청’ 440만 가구

입력 2010.06.14 (22:11) 수정 2010.06.1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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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에 온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죠.



하지만 이 축제 분위기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SBS 가 나오지 않는 지역 주민들인데요. 오늘 이슈앤 뉴스에서는 SBS 단독중계로 무너지고 있는 보편적 시청권 문제 짚어봅니다.



먼저, 경상북도 한 마을로 가보시죠.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리스전을 앞두고, 제주영 씨 부부가 붉은 티셔츠를 입고 집을 나섭니다.



도착한 곳은 면소재지의 한 음식점.



<녹취> "오랜만이다. 자네들도 집에 SBS 안나오나?"



<녹취> "SBS 때문에 축구하는데 미치겠습니다."



이웃 마을 주민들도 월드컵 경기를 보러 나왔습니다.



<인터뷰>김기효(이웃마을 주민) : "저는 수륜리에서 왔는데 수륜리에는 거의 다 안나온다고 보고. 이 친구는 송계리에서 왔는데 그 지방엔 거의 대부분 안나온다고 보면 됩니다."



생각보다 빨리 터진 첫 골에 농번기의 고단함을 날려보냅니다.



하지만, 마을에 남아 있는 대부분 주민들은 월드컵 경기 시청을 포기했습니다.



백여 가구나 되는 제법 큰 마을인데도 위성방송에 가입한 서너 집을 제외하곤 SBS 전파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재현(마을이장) : "문화혜택을 골고루 봐야되는데 시골 산다고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사실 기분이 좀 나쁩니다."



한국팀의 첫 승도, 그리스를 제압한 선수들의 투지도 경기장에 울려 퍼진 붉은 악마의 함성도, 이곳 시골 마을 사람들에겐 그저, 먼 아프리카 나라에서 펼쳐진, 볼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 국가 대표팀 경기마저도 못 본다니 상황이 심각합니다.



그럼 SBS를 보기 힘든 난시청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박에스더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SBS와 SBS지역민방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무료 지상파 방송입니다.



하지만 KBS 난시청서비스팀이 한달여 동안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SBS의 난시청 비율이 수도권에서는 16.6%, 지방에서는 무려 29.3%로 전국으로 보면 23%, 440만가구에 달합니다.



반면 KBS는 수도권 1.1%, 지방 6.3%로 전국적으로 3.7%에 그쳤습니다.



KBS는 전국 가구의 96.3%가 TV만 켜면 볼 수 있지만, SBS는 77% 만이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월드컵을 못 보게 되자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위성가입에 가입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형편이 어렵다면, 이마저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번엔 이수진 기자가 직접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리포트>



어느 때보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기다려왔던 김정원 씨 부부.



하지만, 지난 동계올림픽 때처럼 이번 월드컵 경기 소식도 짤막한 뉴스로만 들어야 할 형편입니다.



<인터뷰> 김영자(주민) : "보고 싶지, 보고는 싶어도 못 보니까 뉴스만 보는 거지 어디가 이겼나 하고…."



젊은이들은 일찌감치 경기를 보러 읍내로 나가고 집에는 노인들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박정순(주민) : "아들도 딴 데로 축구 보러 간다고 나갔어, 나가고 없잖아."



다른 지상파 방송과 달리 SBS 전파가 닿지 않는 이 마을 60여 가구 가운데 40여 가구가 위성방송에 가입해 월드컵 경기를 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한 달에 2만 원 가량하는 위성방송 시청료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 원한옥(주민) : "왜 이렇게 크나큰 국가 행사고 국위 선양을 해야 하는데 SBS가 독점을 해서 이런 시골에서/불이익을 받는가 같은 국민으로서"



동계올림픽에 이어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경기까지 소외됐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생각입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질문>



온국민이 즐겨야 할 축제에서마저 소외되는 국민이 있다는 것 정말 안타까운데요.



취재한 박에스더 기자와 직접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기자! SBS가 ’서울방송’으로 개국한지도 벌써 20년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아직도 난시청율이 높은 겁니까?



<답변>



네, 답은 아주 간단한데요, 중계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KBS의 중계시설은 기간시설 37개, 간이시설 309개로 346개인데 반해, SBS 민방 네트워크의 중계시설은 기간시설 25, 간이시설은 45개에 불과합니다.



높은 산 등 장애물이 많은 지방은 이 간이시설이 굉장히 중요한데, 지역 민방의 경우 아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KBS만이 전국적으로 난시청서비스 인력을 가동해 난시청을 조사하고 해소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난시청 조사도 그래서 KBS만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네요.



당초 월드컵 단독 중계가 문제가 됐을 때. 방송통신위에선 SBS를 볼 수 있는, 즉 가시청가구수가 충분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방송법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민 관심 경기의 경우 최소 90% 이상의 가시청 가구 수를 확보하도록 돼있고, 방통위는 SBS가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국회 문방위에서의 지적을 보시죠.



<녹취>김효재



<녹취>최시중



<녹취>김대회



<앵커 멘트>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남승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방송통신위원회는 수도권의 경우 SBS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 비율을 46.1%로, 지방은 케이블 등 유료 방송 가입자 수인 46%를 적용해 전국 대비 92.1%가 SBS 가시청 가구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합니다.



방통위는 SBS의 가시청 가구를 계산하면서, 50% 이상 시청 가능으로 허가 받은 지역은 100% 시청 가능한 것으로, 20%이상 시청 가능 지역은 35% 시청 가능한것으로 높여서 인정해 줬습니다.



하지만 방통위의 계산법에 KBS의 현장 조사 결과를 적용하면 SBS의 가시청 가구는 84.9%로 떨어집니다.



결국 SBS가 보편적 시청권의 최소기준인 90%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질문>



결국엔 SBS가 독점중계를 강행하면서,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 받았다.



뭐 이런 논란이 커질 수 밖에 없겠군요.



<답변>



네, 방통위는 끝까지 방송 3사의 공동중계를 권고했습니다.



보편적 시청권은 90% 같은 어떤 수치로 충족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국민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과정에서만 충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통위와 국회, 전문가들은 독점 중계를 막기 위한 코리안풀 법제화, 공영방송 중계 의무화 등의 법,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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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월드컵 난시청’ 440만 가구
    • 입력 2010-06-14 22:11:02
    • 수정2010-06-14 22:24:56
    뉴스 9
<앵커 멘트>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에 온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죠.

하지만 이 축제 분위기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SBS 가 나오지 않는 지역 주민들인데요. 오늘 이슈앤 뉴스에서는 SBS 단독중계로 무너지고 있는 보편적 시청권 문제 짚어봅니다.

먼저, 경상북도 한 마을로 가보시죠.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리스전을 앞두고, 제주영 씨 부부가 붉은 티셔츠를 입고 집을 나섭니다.

도착한 곳은 면소재지의 한 음식점.

<녹취> "오랜만이다. 자네들도 집에 SBS 안나오나?"

<녹취> "SBS 때문에 축구하는데 미치겠습니다."

이웃 마을 주민들도 월드컵 경기를 보러 나왔습니다.

<인터뷰>김기효(이웃마을 주민) : "저는 수륜리에서 왔는데 수륜리에는 거의 다 안나온다고 보고. 이 친구는 송계리에서 왔는데 그 지방엔 거의 대부분 안나온다고 보면 됩니다."

생각보다 빨리 터진 첫 골에 농번기의 고단함을 날려보냅니다.

하지만, 마을에 남아 있는 대부분 주민들은 월드컵 경기 시청을 포기했습니다.

백여 가구나 되는 제법 큰 마을인데도 위성방송에 가입한 서너 집을 제외하곤 SBS 전파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재현(마을이장) : "문화혜택을 골고루 봐야되는데 시골 산다고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사실 기분이 좀 나쁩니다."

한국팀의 첫 승도, 그리스를 제압한 선수들의 투지도 경기장에 울려 퍼진 붉은 악마의 함성도, 이곳 시골 마을 사람들에겐 그저, 먼 아프리카 나라에서 펼쳐진, 볼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 국가 대표팀 경기마저도 못 본다니 상황이 심각합니다.

그럼 SBS를 보기 힘든 난시청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박에스더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SBS와 SBS지역민방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무료 지상파 방송입니다.

하지만 KBS 난시청서비스팀이 한달여 동안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SBS의 난시청 비율이 수도권에서는 16.6%, 지방에서는 무려 29.3%로 전국으로 보면 23%, 440만가구에 달합니다.

반면 KBS는 수도권 1.1%, 지방 6.3%로 전국적으로 3.7%에 그쳤습니다.

KBS는 전국 가구의 96.3%가 TV만 켜면 볼 수 있지만, SBS는 77% 만이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월드컵을 못 보게 되자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위성가입에 가입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형편이 어렵다면, 이마저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번엔 이수진 기자가 직접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리포트>

어느 때보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기다려왔던 김정원 씨 부부.

하지만, 지난 동계올림픽 때처럼 이번 월드컵 경기 소식도 짤막한 뉴스로만 들어야 할 형편입니다.

<인터뷰> 김영자(주민) : "보고 싶지, 보고는 싶어도 못 보니까 뉴스만 보는 거지 어디가 이겼나 하고…."

젊은이들은 일찌감치 경기를 보러 읍내로 나가고 집에는 노인들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박정순(주민) : "아들도 딴 데로 축구 보러 간다고 나갔어, 나가고 없잖아."

다른 지상파 방송과 달리 SBS 전파가 닿지 않는 이 마을 60여 가구 가운데 40여 가구가 위성방송에 가입해 월드컵 경기를 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한 달에 2만 원 가량하는 위성방송 시청료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 원한옥(주민) : "왜 이렇게 크나큰 국가 행사고 국위 선양을 해야 하는데 SBS가 독점을 해서 이런 시골에서/불이익을 받는가 같은 국민으로서"

동계올림픽에 이어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경기까지 소외됐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생각입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질문>

온국민이 즐겨야 할 축제에서마저 소외되는 국민이 있다는 것 정말 안타까운데요.

취재한 박에스더 기자와 직접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기자! SBS가 ’서울방송’으로 개국한지도 벌써 20년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아직도 난시청율이 높은 겁니까?

<답변>

네, 답은 아주 간단한데요, 중계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KBS의 중계시설은 기간시설 37개, 간이시설 309개로 346개인데 반해, SBS 민방 네트워크의 중계시설은 기간시설 25, 간이시설은 45개에 불과합니다.

높은 산 등 장애물이 많은 지방은 이 간이시설이 굉장히 중요한데, 지역 민방의 경우 아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KBS만이 전국적으로 난시청서비스 인력을 가동해 난시청을 조사하고 해소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난시청 조사도 그래서 KBS만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네요.

당초 월드컵 단독 중계가 문제가 됐을 때. 방송통신위에선 SBS를 볼 수 있는, 즉 가시청가구수가 충분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방송법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민 관심 경기의 경우 최소 90% 이상의 가시청 가구 수를 확보하도록 돼있고, 방통위는 SBS가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국회 문방위에서의 지적을 보시죠.

<녹취>김효재

<녹취>최시중

<녹취>김대회

<앵커 멘트>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남승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방송통신위원회는 수도권의 경우 SBS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 비율을 46.1%로, 지방은 케이블 등 유료 방송 가입자 수인 46%를 적용해 전국 대비 92.1%가 SBS 가시청 가구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합니다.

방통위는 SBS의 가시청 가구를 계산하면서, 50% 이상 시청 가능으로 허가 받은 지역은 100% 시청 가능한 것으로, 20%이상 시청 가능 지역은 35% 시청 가능한것으로 높여서 인정해 줬습니다.

하지만 방통위의 계산법에 KBS의 현장 조사 결과를 적용하면 SBS의 가시청 가구는 84.9%로 떨어집니다.

결국 SBS가 보편적 시청권의 최소기준인 90%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질문>

결국엔 SBS가 독점중계를 강행하면서,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 받았다.

뭐 이런 논란이 커질 수 밖에 없겠군요.

<답변>

네, 방통위는 끝까지 방송 3사의 공동중계를 권고했습니다.

보편적 시청권은 90% 같은 어떤 수치로 충족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국민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과정에서만 충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통위와 국회, 전문가들은 독점 중계를 막기 위한 코리안풀 법제화, 공영방송 중계 의무화 등의 법,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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