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자전거 열풍의 허실

입력 2010.07.2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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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환경 녹색성장이란 말과 함께 녹색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때 자전거 회사 주가가 치솟고 TV에는 자전거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앞다퉈 자전거 도로 만들기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현실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사회1부 임승창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자전거가 실제 교통수단으로 어느 정도나 사용되고 있나요?

<답변>
자전거가 교통수단이 되려면 자전거가 잘 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가 필요하겠죠, 이 자전거 도로의 실태를 한 번 확인해봤는데요, 보시는 건 좁은 길에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론데요, 보행자 겸용도로다 보니까 접촉사고가 빈번합니다.

또 전용도로를 잘 가다가 자전거가 갑자기 멈춰서는 경우도 많은데요, 전용도로가 중간에 끊기기 때문입니다. 차도로 가라는 건지, 아니면 인도로 가라는 건지 당황스럽겠죠.

특히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자전거가 차도 오른쪽 가장자리로 달려야 하는데 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자전거 이용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박양자 (자전거 이용자):"바짝 자전거 옆으로 붙어서 경적을 울려서 깜짝 놀라서 넘어지는 경우도 있구요."

지금 보시는 화면은 버스에 달린 CCTV화면인데 차로에 들어선 자전거가 버스와 부딪혀 넘어지는 장면 보이시죠.

자전거 도로가 따로 없다 보니 이런 사고는 늘 일어납니다.

또 시민의식도 문젠데요, 겨우 만든 자전거 도로를 불법 주차 차량들이 차지하는 경우도 다반삽니다.

<질문>
교통수단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상당히 미흡한 것 같은데요, 이런 점 말고도 자전거 이용자들이 갖는 중요한 불편 또 있다고요?

<답변>
자전거 가진 사람들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바로 자전거 보관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의 자전거 보관소를 찾아가 봤는데요.

워낙 좁다보니까 자리를 잡지 못한 자전거들이 인도와 잔디밭 가리지 않고 곳곳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이러면 도난 사고도 많겠죠.

지하철 역도 거취대가 부족하긴 마찬가진데, 자전거 도난이나 파손 사고가 늘다보니까 일부 지하철 역에선 밀폐형 자전거 보관소를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자전거도 자동차처럼 경찰서에 등록을 하도록 해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자전거 등록제를 도입할 예정이긴한데 경찰서가 아닌 구청에 신고만 하는 것이어서 도난 방지와는 거리가 먼 게 현실입니다.

<질문>
실태를 보니까 안심하고 자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은 아직 먼데요, 정부는 최근 자전거 이용 활성화 청사진을 발표했죠?

<답변>
전국 주요도시를 잇는 10년 계획이 올해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단 오는 2012년, 내, 후년까지 자전거 보급률을 30%로 높여 천 450만 대를 보급하고, 교통수단분담률도 지금의 1.2%에서 5%로 높일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강릉시와 군산시, 진주시 등 중소도시 10곳을 자전거 거점도시로 지정해 한 개 도시에 100억 원씩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일단 뜻은 참 좋아요. 그럼 잘 만드는 게 문젤텐데, 어떤 점들이 중요할까요?

<답변>
예를 들어서 설명을 드릴께요 가장 성공적인 자전거 도시가 바로 경남 창원시거든요.

창원을 가보면 그야말로 자전거만 다니는 전용도로가 있어서 사고 걱정없는 자전거 출근이 가능합니다.

계획도시기 때문에 도로를 개설할 때부터 전용도로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에게 시청이 수당을 지급하고 자전거 보험도 도입했고, 2년 전에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도입했는데, 시내 15개 터미널에 2천 500대의 자전거가 있어서 시내버스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공영 자전거에는 GPS가 달려있어 전체 대여 현황을 파악하고 도난이나 파손도 막고 있습니다.

창원 시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박완수(창원시장):"이벤트 성이 아니라 생활의 수단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로만 있어서는 안 되고 다양한 기반 시설과 인센티브가 꼭 있어야한다는 얘깁니다.

특히 자전거 정책은 탁상 공론이 돼지 않도록 자전거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게 뭔지, 부족한 게 뭔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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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자전거 열풍의 허실
    • 입력 2010-07-23 23: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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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환경 녹색성장이란 말과 함께 녹색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때 자전거 회사 주가가 치솟고 TV에는 자전거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앞다퉈 자전거 도로 만들기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현실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사회1부 임승창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자전거가 실제 교통수단으로 어느 정도나 사용되고 있나요? <답변> 자전거가 교통수단이 되려면 자전거가 잘 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가 필요하겠죠, 이 자전거 도로의 실태를 한 번 확인해봤는데요, 보시는 건 좁은 길에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론데요, 보행자 겸용도로다 보니까 접촉사고가 빈번합니다. 또 전용도로를 잘 가다가 자전거가 갑자기 멈춰서는 경우도 많은데요, 전용도로가 중간에 끊기기 때문입니다. 차도로 가라는 건지, 아니면 인도로 가라는 건지 당황스럽겠죠. 특히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자전거가 차도 오른쪽 가장자리로 달려야 하는데 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자전거 이용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박양자 (자전거 이용자):"바짝 자전거 옆으로 붙어서 경적을 울려서 깜짝 놀라서 넘어지는 경우도 있구요." 지금 보시는 화면은 버스에 달린 CCTV화면인데 차로에 들어선 자전거가 버스와 부딪혀 넘어지는 장면 보이시죠. 자전거 도로가 따로 없다 보니 이런 사고는 늘 일어납니다. 또 시민의식도 문젠데요, 겨우 만든 자전거 도로를 불법 주차 차량들이 차지하는 경우도 다반삽니다. <질문> 교통수단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상당히 미흡한 것 같은데요, 이런 점 말고도 자전거 이용자들이 갖는 중요한 불편 또 있다고요? <답변> 자전거 가진 사람들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바로 자전거 보관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의 자전거 보관소를 찾아가 봤는데요. 워낙 좁다보니까 자리를 잡지 못한 자전거들이 인도와 잔디밭 가리지 않고 곳곳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이러면 도난 사고도 많겠죠. 지하철 역도 거취대가 부족하긴 마찬가진데, 자전거 도난이나 파손 사고가 늘다보니까 일부 지하철 역에선 밀폐형 자전거 보관소를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자전거도 자동차처럼 경찰서에 등록을 하도록 해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자전거 등록제를 도입할 예정이긴한데 경찰서가 아닌 구청에 신고만 하는 것이어서 도난 방지와는 거리가 먼 게 현실입니다. <질문> 실태를 보니까 안심하고 자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은 아직 먼데요, 정부는 최근 자전거 이용 활성화 청사진을 발표했죠? <답변> 전국 주요도시를 잇는 10년 계획이 올해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단 오는 2012년, 내, 후년까지 자전거 보급률을 30%로 높여 천 450만 대를 보급하고, 교통수단분담률도 지금의 1.2%에서 5%로 높일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강릉시와 군산시, 진주시 등 중소도시 10곳을 자전거 거점도시로 지정해 한 개 도시에 100억 원씩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일단 뜻은 참 좋아요. 그럼 잘 만드는 게 문젤텐데, 어떤 점들이 중요할까요? <답변> 예를 들어서 설명을 드릴께요 가장 성공적인 자전거 도시가 바로 경남 창원시거든요. 창원을 가보면 그야말로 자전거만 다니는 전용도로가 있어서 사고 걱정없는 자전거 출근이 가능합니다. 계획도시기 때문에 도로를 개설할 때부터 전용도로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에게 시청이 수당을 지급하고 자전거 보험도 도입했고, 2년 전에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도입했는데, 시내 15개 터미널에 2천 500대의 자전거가 있어서 시내버스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공영 자전거에는 GPS가 달려있어 전체 대여 현황을 파악하고 도난이나 파손도 막고 있습니다. 창원 시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박완수(창원시장):"이벤트 성이 아니라 생활의 수단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로만 있어서는 안 되고 다양한 기반 시설과 인센티브가 꼭 있어야한다는 얘깁니다. 특히 자전거 정책은 탁상 공론이 돼지 않도록 자전거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게 뭔지, 부족한 게 뭔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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