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사라지는 백사장…난개발이 원인

<앵커 멘트>

명성 자자하던 해수욕장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난개발 속에, 드넓던 백사장이 쓸려가고 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수욕장 물속에 수천 톤의 모래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줄어든 백사장을 조금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해마다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벌이는 주요 사업입니다.

<인터뷰> 서종준(해운대 관광시설사업소) : "모래 가격이 너무 오르고 예산은 한정돼 있으니까 갖다 붓는데도 한계가 있죠."

20년 전, 해안가 안쪽으로 수북하게 쌓여 있던 해운대 백사장은... 지금은 겨우 발만 디딜 수 있을 정도로 줄었습니다.

지난 1947년, 해운대 해수욕장의 백사장 면적은 8만 8천 제곱미터,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은 4만 8천 제곱미터로 백사장 면적이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진권(주민) : "팬티입고 뛰어가 놀고 했는데 진짜 많이 줄었어. 건물 들어서고 한 절반은 없어졌죠."

한 때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 가운데 하나였던 강릉 주문진 해수욕장.

이제는 백사장 100미터 가량이 몽땅 쓸려 나가면서 파라솔조차 칠 자리가 없습니다.

피서객도 거의 찾지 않습니다.

<인터뷰> 최운출(해수욕장 상인) : "굉장히 타격을 받고 있어요. 사람이 없으니까, 어느 정도 백사장이 있어야지."

전문가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1-20년 뒤에는 해수욕장 백사장이 백사장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백사장이 사라지는 원인은 자연적인 해류 변화와 해수욕장 주변 개발 등 크게 두 가집니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해안가 주변에 들어서는 고층 건물과 방파제 등이 주 요인이라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최철웅(부경대 위성정보학 교수) : "침식 백사장 대부분의 공통점이 주변에 도로 공사, 하천 공사를 다 한 지역들입니다."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해수욕장들이, 개발의 손길로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