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동거녀 살해 뒤 교도소서 자살
입력 2010.08.10 (08:48)
수정 2010.08.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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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절도죄로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한 남성이 나흘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교도소에서의 자살 자체도 끔찍한 사건이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도 충격적입니다.
이민우 기자, 스스로를 자살로 몰고간 이유가 정말 끔찍하군요.
예, 물론 절도죄보다는 훨씬 더 끔찍한 범행이었습니다. 결혼까지 약속하고 함께 살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것이죠.
시신을 암매장까지 했습니다. 그리곤 절도 혐의로 붙잡혀 교도소에 갔습니다.
차라리 도둑 소리 들으면서 철창신세 지는 게 더 마음이 편했을까요.
살인이란 죄의 무게, 정작 자신도 감당 못 할 정도로 엄청나게 무거웠나 봅니다.
밝혀질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죄값이 무섭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7일, 충남 계룡시의 한 아파트. 한 남성이 트럭을 끌고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
2시간 뒤, 이 남성은 트럭에 커다란 철재 공구함을 싣고 이곳을 빠져나가는데요.
그리고 보름 뒤, 이 아파트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곳에서 살던 45살 서 모 여인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것입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연락을 했는데도 전화를 안 받기에 궁금해서 직접 (집으로) 갔어요. 갔더니 다른 사람이 이사 와 있더라고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목격된 의문의 철재 공구함과 갑자기 사라져버린 40대 여성. 둘 사이엔 대체 어떤 연관이 숨어있는 것일까.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우선 철재공구함을 나른 이 남성을 찾는데 주력했는데요.
CCTV에 찍힌 이 남성은 45살 배 모씨. 서씨와 함께 살던 동거남이었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얘기했을 때는 사업하는 사람인데 사업을 크게 하는데 지금 현재 여기에 일이 있어서 일을 하는 중이다, 그렇게 누나는 얘기 했었고 이 사람과 교제하면서 누나 집에 왔다 갔다 했나 봐요. 이 사람이.."
경찰은 급히 배씨의 소재파악에 나섰는데요. 배 씨가 발견된 곳은 의외의 장소였습니다. 바로 교도소였습니다.
지난달 22일 절도죄로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것입니다.
평범한 사업가인줄만 알았던 배씨. 하지만 절도 전과범이었던 배씨는 서씨를 만날 당시에도 이미 수배 중인 상태였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신용불량자에다가 지금 현재 집행 유예인데 어떤 일을 잘못한 게 있어서 잡히면 형을 배로 살아야 한다고.."
서 씨의 실종 사건에 배 씨가 연루됐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급히 교도소를 찾은 경찰. 그러나 배씨에게서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배 씨가 지난 5일, 유서 한 통을 남긴 채 교도소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누나한테 썼는데 미안하다. 먼저 가서.. 자기가 검거가 되면 높은 형량을 받을 거라 생각해서 차라리 죽음을 택한 거 같아요."
배씨의 유서에 서씨의 실종에 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동료 수감자에게서 놀랄만한 증언을 듣게 됐습니다.
배 씨가 최근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털어놨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같이 수감되어 있던 재소자 상대로 배씨가 죽기 전에 어떤 대화를 했는지 알아보니까 어떤 여자를 죽였다. 죽이고 암매장 했다는 얘기를 죽기 전에 했다는 거예요. 배씨가 여자를 죽인 것은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서씨가 실종된 게 아니라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찰. 이제 남은 것은 서씨의 시신을 찾는 일이었는데요.
면회자 명단을 확인하던 경찰은 최근 배 씨를 면회 온 후배 36살 김 모씨로부터 뭔가 이상한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배 씨의 부탁을 받고 전북 전주시의 한 공터에 문제의 철제 공구함을 묻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배씨가 무슨 궤짝 하나를 묻어 달라고 했다. 그 궤짝을 묻은 데가 어디냐, 자기가 굴착기로 묻었다."
지난 7일. 결국 서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후배 김 씨가 말한 공터에서 흙을 파내자 6미터 깊이의 땅 속에서 문제의 철제 공구함이 나왔고 그 안에 숨진 서씨가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숨진 서씨를) 테이프로 꽁꽁 묶은 상태에서 여행용 가방에 넣고 다시 철재 공구함에 넣어 가지고 잠가서 땅에 묻은 거죠."
길이 160cm, 너비가 90cm로 꽤 큰 편인 공구함은, 자물쇠로 잠가 놓은 것도 모자라 이음새 부분까지 테이프로 다 밀봉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미 땅에 묻혀있었던 공구함, 하지만 배씨는 불안했던지 후배 김씨에게 더 깊이 파묻어달라고 청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열쇠로 공구함을 채우고 테이프로 묶고 그런 상태로 택지개발분양지에 묻은 걸로 봐서 철저하게 사전에 준비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특별한 직업 없이 절도 행각을 일삼으며 살아왔던 배씨, 서씨를 살해하고 아파트 전세금을 챙겼는데요.
경찰은 배씨가 빚을 갚기 위해 서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배씨가) 지금 현재 누나의 통장 잔액에 있는 돈을 0원으로 만들어 놨어요."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에 의해 싸늘한 시신이 되어 집을 나오게 된 서씨. 주차장에는 주인 잃은 차만 놓여 있는데요.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피의자가) 죽은 것보다도 그 사람은 죄를 받고서 죽었어야 되는 데.."
경찰은 숨진 서 씨와 배씨, 두 사람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정확한 살해 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계속 수사 중입니다.
절도죄로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한 남성이 나흘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교도소에서의 자살 자체도 끔찍한 사건이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도 충격적입니다.
이민우 기자, 스스로를 자살로 몰고간 이유가 정말 끔찍하군요.
예, 물론 절도죄보다는 훨씬 더 끔찍한 범행이었습니다. 결혼까지 약속하고 함께 살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것이죠.
시신을 암매장까지 했습니다. 그리곤 절도 혐의로 붙잡혀 교도소에 갔습니다.
차라리 도둑 소리 들으면서 철창신세 지는 게 더 마음이 편했을까요.
살인이란 죄의 무게, 정작 자신도 감당 못 할 정도로 엄청나게 무거웠나 봅니다.
밝혀질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죄값이 무섭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7일, 충남 계룡시의 한 아파트. 한 남성이 트럭을 끌고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
2시간 뒤, 이 남성은 트럭에 커다란 철재 공구함을 싣고 이곳을 빠져나가는데요.
그리고 보름 뒤, 이 아파트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곳에서 살던 45살 서 모 여인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것입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연락을 했는데도 전화를 안 받기에 궁금해서 직접 (집으로) 갔어요. 갔더니 다른 사람이 이사 와 있더라고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목격된 의문의 철재 공구함과 갑자기 사라져버린 40대 여성. 둘 사이엔 대체 어떤 연관이 숨어있는 것일까.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우선 철재공구함을 나른 이 남성을 찾는데 주력했는데요.
CCTV에 찍힌 이 남성은 45살 배 모씨. 서씨와 함께 살던 동거남이었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얘기했을 때는 사업하는 사람인데 사업을 크게 하는데 지금 현재 여기에 일이 있어서 일을 하는 중이다, 그렇게 누나는 얘기 했었고 이 사람과 교제하면서 누나 집에 왔다 갔다 했나 봐요. 이 사람이.."
경찰은 급히 배씨의 소재파악에 나섰는데요. 배 씨가 발견된 곳은 의외의 장소였습니다. 바로 교도소였습니다.
지난달 22일 절도죄로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것입니다.
평범한 사업가인줄만 알았던 배씨. 하지만 절도 전과범이었던 배씨는 서씨를 만날 당시에도 이미 수배 중인 상태였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신용불량자에다가 지금 현재 집행 유예인데 어떤 일을 잘못한 게 있어서 잡히면 형을 배로 살아야 한다고.."
서 씨의 실종 사건에 배 씨가 연루됐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급히 교도소를 찾은 경찰. 그러나 배씨에게서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배 씨가 지난 5일, 유서 한 통을 남긴 채 교도소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누나한테 썼는데 미안하다. 먼저 가서.. 자기가 검거가 되면 높은 형량을 받을 거라 생각해서 차라리 죽음을 택한 거 같아요."
배씨의 유서에 서씨의 실종에 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동료 수감자에게서 놀랄만한 증언을 듣게 됐습니다.
배 씨가 최근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털어놨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같이 수감되어 있던 재소자 상대로 배씨가 죽기 전에 어떤 대화를 했는지 알아보니까 어떤 여자를 죽였다. 죽이고 암매장 했다는 얘기를 죽기 전에 했다는 거예요. 배씨가 여자를 죽인 것은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서씨가 실종된 게 아니라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찰. 이제 남은 것은 서씨의 시신을 찾는 일이었는데요.
면회자 명단을 확인하던 경찰은 최근 배 씨를 면회 온 후배 36살 김 모씨로부터 뭔가 이상한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배 씨의 부탁을 받고 전북 전주시의 한 공터에 문제의 철제 공구함을 묻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배씨가 무슨 궤짝 하나를 묻어 달라고 했다. 그 궤짝을 묻은 데가 어디냐, 자기가 굴착기로 묻었다."
지난 7일. 결국 서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후배 김 씨가 말한 공터에서 흙을 파내자 6미터 깊이의 땅 속에서 문제의 철제 공구함이 나왔고 그 안에 숨진 서씨가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숨진 서씨를) 테이프로 꽁꽁 묶은 상태에서 여행용 가방에 넣고 다시 철재 공구함에 넣어 가지고 잠가서 땅에 묻은 거죠."
길이 160cm, 너비가 90cm로 꽤 큰 편인 공구함은, 자물쇠로 잠가 놓은 것도 모자라 이음새 부분까지 테이프로 다 밀봉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미 땅에 묻혀있었던 공구함, 하지만 배씨는 불안했던지 후배 김씨에게 더 깊이 파묻어달라고 청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열쇠로 공구함을 채우고 테이프로 묶고 그런 상태로 택지개발분양지에 묻은 걸로 봐서 철저하게 사전에 준비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특별한 직업 없이 절도 행각을 일삼으며 살아왔던 배씨, 서씨를 살해하고 아파트 전세금을 챙겼는데요.
경찰은 배씨가 빚을 갚기 위해 서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배씨가) 지금 현재 누나의 통장 잔액에 있는 돈을 0원으로 만들어 놨어요."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에 의해 싸늘한 시신이 되어 집을 나오게 된 서씨. 주차장에는 주인 잃은 차만 놓여 있는데요.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피의자가) 죽은 것보다도 그 사람은 죄를 받고서 죽었어야 되는 데.."
경찰은 숨진 서 씨와 배씨, 두 사람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정확한 살해 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계속 수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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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동거녀 살해 뒤 교도소서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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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0-08-10 08:48:37
- 수정2010-08-10 10:50:27

<앵커 멘트>
절도죄로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한 남성이 나흘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교도소에서의 자살 자체도 끔찍한 사건이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도 충격적입니다.
이민우 기자, 스스로를 자살로 몰고간 이유가 정말 끔찍하군요.
예, 물론 절도죄보다는 훨씬 더 끔찍한 범행이었습니다. 결혼까지 약속하고 함께 살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것이죠.
시신을 암매장까지 했습니다. 그리곤 절도 혐의로 붙잡혀 교도소에 갔습니다.
차라리 도둑 소리 들으면서 철창신세 지는 게 더 마음이 편했을까요.
살인이란 죄의 무게, 정작 자신도 감당 못 할 정도로 엄청나게 무거웠나 봅니다.
밝혀질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죄값이 무섭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7일, 충남 계룡시의 한 아파트. 한 남성이 트럭을 끌고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
2시간 뒤, 이 남성은 트럭에 커다란 철재 공구함을 싣고 이곳을 빠져나가는데요.
그리고 보름 뒤, 이 아파트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곳에서 살던 45살 서 모 여인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것입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연락을 했는데도 전화를 안 받기에 궁금해서 직접 (집으로) 갔어요. 갔더니 다른 사람이 이사 와 있더라고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목격된 의문의 철재 공구함과 갑자기 사라져버린 40대 여성. 둘 사이엔 대체 어떤 연관이 숨어있는 것일까.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우선 철재공구함을 나른 이 남성을 찾는데 주력했는데요.
CCTV에 찍힌 이 남성은 45살 배 모씨. 서씨와 함께 살던 동거남이었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얘기했을 때는 사업하는 사람인데 사업을 크게 하는데 지금 현재 여기에 일이 있어서 일을 하는 중이다, 그렇게 누나는 얘기 했었고 이 사람과 교제하면서 누나 집에 왔다 갔다 했나 봐요. 이 사람이.."
경찰은 급히 배씨의 소재파악에 나섰는데요. 배 씨가 발견된 곳은 의외의 장소였습니다. 바로 교도소였습니다.
지난달 22일 절도죄로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것입니다.
평범한 사업가인줄만 알았던 배씨. 하지만 절도 전과범이었던 배씨는 서씨를 만날 당시에도 이미 수배 중인 상태였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신용불량자에다가 지금 현재 집행 유예인데 어떤 일을 잘못한 게 있어서 잡히면 형을 배로 살아야 한다고.."
서 씨의 실종 사건에 배 씨가 연루됐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급히 교도소를 찾은 경찰. 그러나 배씨에게서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배 씨가 지난 5일, 유서 한 통을 남긴 채 교도소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누나한테 썼는데 미안하다. 먼저 가서.. 자기가 검거가 되면 높은 형량을 받을 거라 생각해서 차라리 죽음을 택한 거 같아요."
배씨의 유서에 서씨의 실종에 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동료 수감자에게서 놀랄만한 증언을 듣게 됐습니다.
배 씨가 최근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털어놨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같이 수감되어 있던 재소자 상대로 배씨가 죽기 전에 어떤 대화를 했는지 알아보니까 어떤 여자를 죽였다. 죽이고 암매장 했다는 얘기를 죽기 전에 했다는 거예요. 배씨가 여자를 죽인 것은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서씨가 실종된 게 아니라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찰. 이제 남은 것은 서씨의 시신을 찾는 일이었는데요.
면회자 명단을 확인하던 경찰은 최근 배 씨를 면회 온 후배 36살 김 모씨로부터 뭔가 이상한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배 씨의 부탁을 받고 전북 전주시의 한 공터에 문제의 철제 공구함을 묻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배씨가 무슨 궤짝 하나를 묻어 달라고 했다. 그 궤짝을 묻은 데가 어디냐, 자기가 굴착기로 묻었다."
지난 7일. 결국 서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후배 김 씨가 말한 공터에서 흙을 파내자 6미터 깊이의 땅 속에서 문제의 철제 공구함이 나왔고 그 안에 숨진 서씨가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숨진 서씨를) 테이프로 꽁꽁 묶은 상태에서 여행용 가방에 넣고 다시 철재 공구함에 넣어 가지고 잠가서 땅에 묻은 거죠."
길이 160cm, 너비가 90cm로 꽤 큰 편인 공구함은, 자물쇠로 잠가 놓은 것도 모자라 이음새 부분까지 테이프로 다 밀봉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미 땅에 묻혀있었던 공구함, 하지만 배씨는 불안했던지 후배 김씨에게 더 깊이 파묻어달라고 청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황봉화(경위 /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 : "열쇠로 공구함을 채우고 테이프로 묶고 그런 상태로 택지개발분양지에 묻은 걸로 봐서 철저하게 사전에 준비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특별한 직업 없이 절도 행각을 일삼으며 살아왔던 배씨, 서씨를 살해하고 아파트 전세금을 챙겼는데요.
경찰은 배씨가 빚을 갚기 위해 서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배씨가) 지금 현재 누나의 통장 잔액에 있는 돈을 0원으로 만들어 놨어요."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에 의해 싸늘한 시신이 되어 집을 나오게 된 서씨. 주차장에는 주인 잃은 차만 놓여 있는데요.
<녹취> 피해자 서씨 동생 (음성변조) : "(피의자가) 죽은 것보다도 그 사람은 죄를 받고서 죽었어야 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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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kbsminoo@gmail.com
이민우 기자의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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