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결함 ‘모르쇠’…고장 車, 죽어야 교환?

입력 2010.08.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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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속 주행중에 갑자기 시동이 꺼진다면,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겠죠.?



한 번도 아니고 자주 이런 일이 생기는데도 자동차 업체들은 그냥 타고 다니라고만  해왔습니다.



장덕수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차를 운전하는 황 모씨는 지난달에 아찔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멈춰선 겁니다.



황씨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뒤따라 오던 차량이 황 씨의 차량을 받으면서 차량이 수리가 어려울 정도로 부숴졌습니다.



<녹취>황OO(시동꺼짐 피해자) : "가슴이 철렁했죠. 만약에 그 순간 안에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다리도 후들거리고요."



황씨의 차량이 갑자기 멈춰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시동 꺼짐 증상을 보였고, 세 번이나 서비스센터를 찾아갔지만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도 소비자 잘못이라고 주장하던 자동차 업체는 KBS 취재가 시작된 이후 태도를 바꿔 차량 교환을 약속했습니다.



<녹취>업체 관계자 : "소홀히 하지 않았느냐, 조사를. 그런 부분에서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드리고"



지난해에 수입차를 구입한 김동국 씨는 요즘 아예 차를 놓고 다닙니다.



툭하면 시동이 꺼져 벌써 세 번이나 수리를 받았지만, 여전히 같은 증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동국 : "겁이 나니까 못 타죠. 과속 중에 시동이 꺼지니까…브레이크가 안 들거든요."



미국이었다면 벌써 차량을 교환해줬을 자동차 업체는 김 씨의 차량 교체 요구도 거절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시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18개월 동안 중대한 고장이 두 번만 발생해도 업체가 차량을 교환해줘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년 동안 중대 결함이 네 차례 이상 발생해야 차량을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이정주(한국자동자소비자연맹 대표) : "시동 꺼짐 같은 차량 결함은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업체는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에 이곳 인천대교 부근에서 시동이 꺼진 소형차로 인해 버스가 추락해 14명이 숨진 이후 소비자원에 새로 접수된 시동꺼짐 민원만도 13건이나 됩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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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량 결함 ‘모르쇠’…고장 車, 죽어야 교환?
    • 입력 2010-08-18 22: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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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속 주행중에 갑자기 시동이 꺼진다면,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겠죠.?

한 번도 아니고 자주 이런 일이 생기는데도 자동차 업체들은 그냥 타고 다니라고만  해왔습니다.

장덕수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차를 운전하는 황 모씨는 지난달에 아찔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멈춰선 겁니다.

황씨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뒤따라 오던 차량이 황 씨의 차량을 받으면서 차량이 수리가 어려울 정도로 부숴졌습니다.

<녹취>황OO(시동꺼짐 피해자) : "가슴이 철렁했죠. 만약에 그 순간 안에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다리도 후들거리고요."

황씨의 차량이 갑자기 멈춰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시동 꺼짐 증상을 보였고, 세 번이나 서비스센터를 찾아갔지만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도 소비자 잘못이라고 주장하던 자동차 업체는 KBS 취재가 시작된 이후 태도를 바꿔 차량 교환을 약속했습니다.

<녹취>업체 관계자 : "소홀히 하지 않았느냐, 조사를. 그런 부분에서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드리고"

지난해에 수입차를 구입한 김동국 씨는 요즘 아예 차를 놓고 다닙니다.

툭하면 시동이 꺼져 벌써 세 번이나 수리를 받았지만, 여전히 같은 증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동국 : "겁이 나니까 못 타죠. 과속 중에 시동이 꺼지니까…브레이크가 안 들거든요."

미국이었다면 벌써 차량을 교환해줬을 자동차 업체는 김 씨의 차량 교체 요구도 거절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시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18개월 동안 중대한 고장이 두 번만 발생해도 업체가 차량을 교환해줘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년 동안 중대 결함이 네 차례 이상 발생해야 차량을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이정주(한국자동자소비자연맹 대표) : "시동 꺼짐 같은 차량 결함은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업체는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에 이곳 인천대교 부근에서 시동이 꺼진 소형차로 인해 버스가 추락해 14명이 숨진 이후 소비자원에 새로 접수된 시동꺼짐 민원만도 13건이나 됩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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