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자살 카페에서 만나 동반자살 여행!

입력 2010.08.25 (08:54) 수정 2010.08.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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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30대의 젊은 남녀 세 사람이 동반 자살을 기도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겠죠?



소위 자살 여행 이란 걸 떠난 사람들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민우 기자,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 나이들인데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인가요?



<리포트>



네, 이유는 각기 달랐습니다.



삶을 비관해서, 투자가 실패해서였다죠.



만난 곳은 역시 자살 카페였습니다.



빠른 신고로 생명은 구했습니다.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었냐구요.



이른바 자살 공문 때문이었습니다.



하도 동반자살 시도가 잦다보니 경찰에서 미리 조심하라고 예방 공문까지 보냈던거죠.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요.



지난 주말 자살여행을 떠난 5명의 젊은이들.



<녹취> 구모 씨(민박집 주인) : "으~~~ 이런 신음 소리가 나더라고."



<녹취> 강 모씨(동반자살 시도) : "이건 아니다. 해도 여기서 이건 아니다..."



과연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제 오전, 강원도 홍천군 서면의 한 민박집.



방문을 열어본 주인 구모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방 옆을 지나가는데 신음 소리가 나기에 혹시나 해서 가서 문을 열어봤지, 그랬더니 손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게 내 눈에 딱 들어오는 거야."



2,30대 젊은이 3명이 연탄불을 피우고 동반자살을 기도한 것입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마음이 급하니까 테이프 뜯고 문을 열고 그랬더니 이제 (연탄)가스를 막 뿜어낼 거 아니야. 선풍기가. 뿜어내니까 조금 있으니까 이제 경련을 하던 걸 멈추더라고. 난 죽은 줄 알았어. 다."



이들은 지난 월요일 이 곳을 찾아왔다는데요.



방을 빌릴 때까지만 해도 전혀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아니 프라이팬 빌려다가 뭐 해 먹는다고 가져가고, 김치 가져가고 라면 끓여서 김치하고 먹는다고 그래서 김치주고 누가 죽으리라고 생각을 해요."



이들이 처음 만난 곳은 인터넷 자살 카페, 처음엔 모두 5명이었는데요.



서울과 충남, 강원 등 사는 곳도 각기 달랐습니다.



<인터뷰> 남현우(경사/강원도 홍천군 서면파출소) : "전혀 모르는 사이고요. 친구 사이도 아니고 전혀 관계없는, 어떤 사이트에서 접속을 해서 만났다고 그렇게 얘길 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이들은 평범하게 마지막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녹취> 강모씨(동반자살 시도) : "개인이 하고 싶은 거 했습니다. 생각하고 싶은 사람 생각하고, 자고 싶은 사람 자고, 밥 먹고 싶은 사람 밥 먹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놀러오면 하는 일들 그런 거 했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새벽 마침내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객실 안 화덕에 연탄불을 피우고, 출입문과 창문은 청테이프로 밀봉했습니다.



<인터뷰> 남현우(경사/강원도 홍천군 서면파출소) : "아무래도 창문 쪽에 테이프를 붙이게 되면 가스 중독이 잘되니까 테이프를 미리 구입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민구(소장/강원도 홍천군 서면파출소) : "처음 인원은 다섯 명인데요. 세 사람은 병원으로 즉시 후송을 했고, 두 사람에 대해서는 중간에 자살을 포기한 이러한 젊은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고통을 참지 못한 두 사람이 먼저 뛰쳐나갔고, 이 과정에서 나머지 일행들과 실랑이까지 벌였습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깬 사람이 하는 말이, 같이 죽기로 해놓고 그 사람들이 안 죽으려고 해가지고 두들겨 팼다고 하더라고."



<녹취> 강모씨(동반자살 시도) : "약간의 실랑이가 있긴 있었습니다. 몸싸움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사람이 격해지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요."



먼저 나온 두 사람은 인근 지역에서 경찰조사를 받고 돌아갔지만, 방에 남았던 3명은 연탄가스를 마시고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방안에서 신음소리를 들은 민박집 주인의 신속한 신고 덕분에 이들은 위험한 순간 직전 모두 구조됐습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자살하는 사람들 돌아다니니까 (경찰서에서) 조심하라 그래서 항상 신경 써요. (밤에) 두 시간에 한 번씩 돌아. 좀 수상하면 저 창문 뒤에 가서 귀 기울여보고, 무슨 냄새 같은 거 나나 가서 맡아보고 그래요."



현재 이들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생명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태헌(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전문의) : "신경적 증상이 이제 정신병이라든지, 치매, 아니면 그런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이라든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무서운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들은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일까.



<녹취> 강모씨(동반자살 시도) :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는 저희끼리 일체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얘기하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평범한 회사원과 무직이었던 이들은 투자가 실패해서, 또 삶을 비관해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는데요.



자식이 동반자살을 시도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어머니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습니다.



<녹취> 동반 자살 시도 어머니 : "(최근에 아들에게 이상한 점 없었나요?) 아니요."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몰랐던 젊은이들의 자살 시도, 조금만 늦었더라도 자칫 소중한 생명이 희생될뻔 했는데요.



올 들어 강원도 내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동반자살을 시도한 사건만 벌써 9번째.



동반자살은 타인의 자살을 교사·방조하는 엄연히 범죄행위인데요.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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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자살 카페에서 만나 동반자살 여행!
    • 입력 2010-08-25 08:54:28
    • 수정2010-08-25 08: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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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30대의 젊은 남녀 세 사람이 동반 자살을 기도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겠죠?

소위 자살 여행 이란 걸 떠난 사람들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민우 기자,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 나이들인데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인가요?

<리포트>

네, 이유는 각기 달랐습니다.

삶을 비관해서, 투자가 실패해서였다죠.

만난 곳은 역시 자살 카페였습니다.

빠른 신고로 생명은 구했습니다.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었냐구요.

이른바 자살 공문 때문이었습니다.

하도 동반자살 시도가 잦다보니 경찰에서 미리 조심하라고 예방 공문까지 보냈던거죠.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요.

지난 주말 자살여행을 떠난 5명의 젊은이들.

<녹취> 구모 씨(민박집 주인) : "으~~~ 이런 신음 소리가 나더라고."

<녹취> 강 모씨(동반자살 시도) : "이건 아니다. 해도 여기서 이건 아니다..."

과연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제 오전, 강원도 홍천군 서면의 한 민박집.

방문을 열어본 주인 구모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방 옆을 지나가는데 신음 소리가 나기에 혹시나 해서 가서 문을 열어봤지, 그랬더니 손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게 내 눈에 딱 들어오는 거야."

2,30대 젊은이 3명이 연탄불을 피우고 동반자살을 기도한 것입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마음이 급하니까 테이프 뜯고 문을 열고 그랬더니 이제 (연탄)가스를 막 뿜어낼 거 아니야. 선풍기가. 뿜어내니까 조금 있으니까 이제 경련을 하던 걸 멈추더라고. 난 죽은 줄 알았어. 다."

이들은 지난 월요일 이 곳을 찾아왔다는데요.

방을 빌릴 때까지만 해도 전혀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아니 프라이팬 빌려다가 뭐 해 먹는다고 가져가고, 김치 가져가고 라면 끓여서 김치하고 먹는다고 그래서 김치주고 누가 죽으리라고 생각을 해요."

이들이 처음 만난 곳은 인터넷 자살 카페, 처음엔 모두 5명이었는데요.

서울과 충남, 강원 등 사는 곳도 각기 달랐습니다.

<인터뷰> 남현우(경사/강원도 홍천군 서면파출소) : "전혀 모르는 사이고요. 친구 사이도 아니고 전혀 관계없는, 어떤 사이트에서 접속을 해서 만났다고 그렇게 얘길 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이들은 평범하게 마지막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녹취> 강모씨(동반자살 시도) : "개인이 하고 싶은 거 했습니다. 생각하고 싶은 사람 생각하고, 자고 싶은 사람 자고, 밥 먹고 싶은 사람 밥 먹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놀러오면 하는 일들 그런 거 했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새벽 마침내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객실 안 화덕에 연탄불을 피우고, 출입문과 창문은 청테이프로 밀봉했습니다.

<인터뷰> 남현우(경사/강원도 홍천군 서면파출소) : "아무래도 창문 쪽에 테이프를 붙이게 되면 가스 중독이 잘되니까 테이프를 미리 구입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민구(소장/강원도 홍천군 서면파출소) : "처음 인원은 다섯 명인데요. 세 사람은 병원으로 즉시 후송을 했고, 두 사람에 대해서는 중간에 자살을 포기한 이러한 젊은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고통을 참지 못한 두 사람이 먼저 뛰쳐나갔고, 이 과정에서 나머지 일행들과 실랑이까지 벌였습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깬 사람이 하는 말이, 같이 죽기로 해놓고 그 사람들이 안 죽으려고 해가지고 두들겨 팼다고 하더라고."

<녹취> 강모씨(동반자살 시도) : "약간의 실랑이가 있긴 있었습니다. 몸싸움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사람이 격해지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요."

먼저 나온 두 사람은 인근 지역에서 경찰조사를 받고 돌아갔지만, 방에 남았던 3명은 연탄가스를 마시고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방안에서 신음소리를 들은 민박집 주인의 신속한 신고 덕분에 이들은 위험한 순간 직전 모두 구조됐습니다.

<녹취> 구모씨(민박집 주인) : "자살하는 사람들 돌아다니니까 (경찰서에서) 조심하라 그래서 항상 신경 써요. (밤에) 두 시간에 한 번씩 돌아. 좀 수상하면 저 창문 뒤에 가서 귀 기울여보고, 무슨 냄새 같은 거 나나 가서 맡아보고 그래요."

현재 이들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생명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태헌(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전문의) : "신경적 증상이 이제 정신병이라든지, 치매, 아니면 그런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이라든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무서운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들은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일까.

<녹취> 강모씨(동반자살 시도) :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는 저희끼리 일체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얘기하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평범한 회사원과 무직이었던 이들은 투자가 실패해서, 또 삶을 비관해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는데요.

자식이 동반자살을 시도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어머니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습니다.

<녹취> 동반 자살 시도 어머니 : "(최근에 아들에게 이상한 점 없었나요?) 아니요."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몰랐던 젊은이들의 자살 시도, 조금만 늦었더라도 자칫 소중한 생명이 희생될뻔 했는데요.

올 들어 강원도 내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동반자살을 시도한 사건만 벌써 9번째.

동반자살은 타인의 자살을 교사·방조하는 엄연히 범죄행위인데요.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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