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부산 백화점서 ‘붉은 속옷’ 잡아라!

입력 2010.08.26 (08:56) 수정 2010.08.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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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행운을 가져온다는 붉은 속옷을 아십니까?



바로 부산지역의 유명한 속설이라죠.



네, 새로 문을 여는 백화점에서 붉은 속옷을 사면 복이 온다는 겁니다.



정수영 기자, 어제 개점했다는 백화점도 붉은 속옷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부산 지역에서 백화점이 개점했다 하면 그야말로 붉은 속옷 쟁탈전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어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백화점 개점식 시작 두세 시간 전부터 붉은 속옷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는데요.



백화점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물 밀듯이 밀려든 인파로 한바탕 북새통이 벌어졌습니다.



부산 사람들이 붉은 속옷에 열광하게 된 사연은 뭘까요?



부산 용호동의 한 아파트. 유별난 취향 때문에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23살의 정민하 씨.



자타가 공인하는 붉은 속옷 수집광입니다.



<인터뷰> 정민하(붉은 속옷 마니아) : "저희 할머니한테 들은 이야기인데요. 옛날에 어업하시던 분들이 물고기를 많이 잡아서 만선이 됐을 때 그때 붉은 깃발을 꽂는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붉은색이 부산 지역 분들에게는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3년 전부터 한 벌 두 벌 모으기 시작한 붉은 속옷이 이제는 옷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붉은 속옷 마니아답게 다른 색 속옷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데요.



<인터뷰> 정민하(붉은 속옷 마니아) : "요일별로, 기분별로 바꿔 입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씩 모으다 보니까 30벌 정도 됐고요. 항상 붉은 속옷을 입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운도 따라주는 것 같아서 운이 따라야하는 날에는 꼭 챙겨입고 평소에도 항상 즐겨 입는 편이에요."



밤 9시, 부산의 한 백화점. 개점식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데요.



매장 안이 온통 붉은 색 일색입니다.



직원들은 매장 곳곳에 붉은 속옷 진열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붉은 속옷 사랑이 유별난 부산 지역 고객들에게 개점식 특별 붉은 속옷 판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백지원(백화점 속옷 매장 관계자) : "백화점이 개점했을 때 붉은 속옷을 사면 복이 들어오고,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사람들이) 개점하기를 기다렸다가 오셔서 많이 구입하는 것 같아요."



복을 부른다는 붉은 속옷 찾는 고객들 수요 맞추기 위해 전국 속옷 제조업체에 총동원령을 내려 붉은 속옷 6만 벌을 준비했습니다.



<인터뷰> 서은지(백화점 속옷 매장 직원) : "없어서 못 팔아요, 저희는. 이거 아마 내일 다 나갈 것 같은데요. 개점식 당일인 이튿날 오전 8시. 백화점 앞 길게 늘어선 줄이 끝이 보이질 않는데요, 이제나 저제나 백화점 문 열리기만 기다리는 사람들, 찾아온 이유는 한결같습니다.



<인터뷰> 김민자(부산 남포동) : "붉은 속옷이죠."



<인터뷰> 차창선(부산 봉래동) : "50세가 넘었으니까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요. 붉은 속옷 기다리는 대열에는 중년 여성들부터 아이 어머니, 앳된 학생 얼굴까지 보이는데요."



<인터뷰> 강동우(부산 서대신동) : "저도 붉은 속옷 사러 나왔어요. 학생이 입을 거예요? 아뇨, 저는 안 입는데 엄마가 사오라고 해서요."



드디어 기다리던 백화점 개점식. 야구선수 이대호 선수도 눈에 띕니다.



백화점 문 열기가 무섭게 손님들이 앞다퉈 백화점 안으로 달려듭니다.



붉은 속옷 매장은 순식간에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는데요.



사람들마다 디자인은 뒷전이고 치수만 맞으면 집어들고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사람들마다 붉은 속옷으로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는데요.



<인터뷰> 차구연(부산 부전동) : "손자 주고, 사위도 주고, 아들도 주고, 나도 입고 직접 입으시게요? 입어야죠, 내가. 내가 운이 좋아야 아이들도 운이 있죠."



속옷을 산 게 아니라 행운을 샀다는 생각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데요.



한 벌이라도 더 사 두려는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인터뷰> 박건영(부산 가야동) : "봉 잡았어요. (붉은 속옷) 샀으니까. 저번에 (벡화점) 개점할 때 못 사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요."



지난 연말 열린 백화점 개점식에서는 일시에 몰린 인파로 사고가 속출하는 등 아수라장이 벌어지면서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알아주는 붉은 속옷 마니아 정민하 씨 모습도 눈에 띄는데요.



어렵게 집어든 속옷도 계산하려면 20분 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녹취> "95치수와 100치수 더 가져다 주세요."



<인터뷰> 김영민(백화점 속옷 매장) : "직원 파는 사람으로서도 행운을 사 가신다고 생각하고 가져가시니까 저희가 행운을 파는 사람 같아서 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붉은 속옷 특별 판매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도 관심사인데요.



<인터뷰> 이종훈(부산 용호동) : "하도 잔소리를 해서요, (붉은 속옷) 사오라고요. 누가 사오라고 했나요? 아내가요."



온 가족에게 행운을 입혀야겠다는 생각에 식구별로 한두 벌씩 집어드느라 바구니는 금세 가득 찹니다.



<인터뷰> 이현주(부산 중앙동) : "어머니가 (붉은 속옷을) 사서 주셨었는데 (붉은 속옷을 받고) 아이 아빠가 승진도 하고 또 한 번 (백화점) 개점하면 새벽부터 줄서서 (붉은 속옷) 또 살 거예요."



어제 하루 개점식에서 팔려나간 붉은 속옷은 모두 5만 점, 백화점 매출액 3억 원을 기록하면서 부산만의 별난 현상 붉은 속옷 열풍을 재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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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부산 백화점서 ‘붉은 속옷’ 잡아라!
    • 입력 2010-08-26 08:56:39
    • 수정2010-08-26 09: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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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행운을 가져온다는 붉은 속옷을 아십니까?

바로 부산지역의 유명한 속설이라죠.

네, 새로 문을 여는 백화점에서 붉은 속옷을 사면 복이 온다는 겁니다.

정수영 기자, 어제 개점했다는 백화점도 붉은 속옷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부산 지역에서 백화점이 개점했다 하면 그야말로 붉은 속옷 쟁탈전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어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백화점 개점식 시작 두세 시간 전부터 붉은 속옷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는데요.

백화점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물 밀듯이 밀려든 인파로 한바탕 북새통이 벌어졌습니다.

부산 사람들이 붉은 속옷에 열광하게 된 사연은 뭘까요?

부산 용호동의 한 아파트. 유별난 취향 때문에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23살의 정민하 씨.

자타가 공인하는 붉은 속옷 수집광입니다.

<인터뷰> 정민하(붉은 속옷 마니아) : "저희 할머니한테 들은 이야기인데요. 옛날에 어업하시던 분들이 물고기를 많이 잡아서 만선이 됐을 때 그때 붉은 깃발을 꽂는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붉은색이 부산 지역 분들에게는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3년 전부터 한 벌 두 벌 모으기 시작한 붉은 속옷이 이제는 옷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붉은 속옷 마니아답게 다른 색 속옷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데요.

<인터뷰> 정민하(붉은 속옷 마니아) : "요일별로, 기분별로 바꿔 입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씩 모으다 보니까 30벌 정도 됐고요. 항상 붉은 속옷을 입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운도 따라주는 것 같아서 운이 따라야하는 날에는 꼭 챙겨입고 평소에도 항상 즐겨 입는 편이에요."

밤 9시, 부산의 한 백화점. 개점식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데요.

매장 안이 온통 붉은 색 일색입니다.

직원들은 매장 곳곳에 붉은 속옷 진열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붉은 속옷 사랑이 유별난 부산 지역 고객들에게 개점식 특별 붉은 속옷 판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백지원(백화점 속옷 매장 관계자) : "백화점이 개점했을 때 붉은 속옷을 사면 복이 들어오고,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사람들이) 개점하기를 기다렸다가 오셔서 많이 구입하는 것 같아요."

복을 부른다는 붉은 속옷 찾는 고객들 수요 맞추기 위해 전국 속옷 제조업체에 총동원령을 내려 붉은 속옷 6만 벌을 준비했습니다.

<인터뷰> 서은지(백화점 속옷 매장 직원) : "없어서 못 팔아요, 저희는. 이거 아마 내일 다 나갈 것 같은데요. 개점식 당일인 이튿날 오전 8시. 백화점 앞 길게 늘어선 줄이 끝이 보이질 않는데요, 이제나 저제나 백화점 문 열리기만 기다리는 사람들, 찾아온 이유는 한결같습니다.

<인터뷰> 김민자(부산 남포동) : "붉은 속옷이죠."

<인터뷰> 차창선(부산 봉래동) : "50세가 넘었으니까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요. 붉은 속옷 기다리는 대열에는 중년 여성들부터 아이 어머니, 앳된 학생 얼굴까지 보이는데요."

<인터뷰> 강동우(부산 서대신동) : "저도 붉은 속옷 사러 나왔어요. 학생이 입을 거예요? 아뇨, 저는 안 입는데 엄마가 사오라고 해서요."

드디어 기다리던 백화점 개점식. 야구선수 이대호 선수도 눈에 띕니다.

백화점 문 열기가 무섭게 손님들이 앞다퉈 백화점 안으로 달려듭니다.

붉은 속옷 매장은 순식간에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는데요.

사람들마다 디자인은 뒷전이고 치수만 맞으면 집어들고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사람들마다 붉은 속옷으로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는데요.

<인터뷰> 차구연(부산 부전동) : "손자 주고, 사위도 주고, 아들도 주고, 나도 입고 직접 입으시게요? 입어야죠, 내가. 내가 운이 좋아야 아이들도 운이 있죠."

속옷을 산 게 아니라 행운을 샀다는 생각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데요.

한 벌이라도 더 사 두려는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인터뷰> 박건영(부산 가야동) : "봉 잡았어요. (붉은 속옷) 샀으니까. 저번에 (벡화점) 개점할 때 못 사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요."

지난 연말 열린 백화점 개점식에서는 일시에 몰린 인파로 사고가 속출하는 등 아수라장이 벌어지면서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알아주는 붉은 속옷 마니아 정민하 씨 모습도 눈에 띄는데요.

어렵게 집어든 속옷도 계산하려면 20분 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녹취> "95치수와 100치수 더 가져다 주세요."

<인터뷰> 김영민(백화점 속옷 매장) : "직원 파는 사람으로서도 행운을 사 가신다고 생각하고 가져가시니까 저희가 행운을 파는 사람 같아서 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붉은 속옷 특별 판매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도 관심사인데요.

<인터뷰> 이종훈(부산 용호동) : "하도 잔소리를 해서요, (붉은 속옷) 사오라고요. 누가 사오라고 했나요? 아내가요."

온 가족에게 행운을 입혀야겠다는 생각에 식구별로 한두 벌씩 집어드느라 바구니는 금세 가득 찹니다.

<인터뷰> 이현주(부산 중앙동) : "어머니가 (붉은 속옷을) 사서 주셨었는데 (붉은 속옷을 받고) 아이 아빠가 승진도 하고 또 한 번 (백화점) 개점하면 새벽부터 줄서서 (붉은 속옷) 또 살 거예요."

어제 하루 개점식에서 팔려나간 붉은 속옷은 모두 5만 점, 백화점 매출액 3억 원을 기록하면서 부산만의 별난 현상 붉은 속옷 열풍을 재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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