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 北 김정일 석달만에 또 방중, 배경은?

입력 2010.08.2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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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5월 초 중국을 방문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석달 여 만에 다시 중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후계자로 지목한 3남 김정은을 대동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터 전 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미묘한 시점에 왜 중국을 다시 방문했는지 궁금합니다.

베이징 강석훈 특파원

<질문>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 5월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군요.

<답변> 이번에도 새벽에 국경을 넘었죠?

김정일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국경을 넘은 시각은 오늘 새벽 0시가 조금 지난 시점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 앞서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어제 오후부터 비상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전용 열차는 북한의 자강도 만포시를 거쳐 중국 지린성 지안으로 들어갔고 오늘 아침에 지린시에 도착했습니다.

신의주를 거쳐 단동으로 넘어가던 기존의 경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방문지역을 지린성에 국한했기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베이징을 방문하지 않고 동북 지역에서 중국의 고위층과 만나 긴급 현안을 논의하는 짧은 방문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며칠 전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된 사전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오늘 지린시에서의 움직임은 포착된 것이 있습니까?

<답변>

이번 방문은 사실상 공개적인 행보를 했던 지난 5월 방중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입니다.

철저한 비밀속에 전격적으로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방중모습이 직접 포착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도 방중과 관련된 어떤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측에서는 고위층이 지린에 내려간 것으로 보이는데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오전에 의류회사인 지린 화섬과 김일성 주석이 다녔다는 위원중학교를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항일 유적지인 베이샨 공원을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문 코스마다 일반인의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됐습니다.

공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오늘 폐쇄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표를 팔지 않습니다."

<질문> 이번 방문의 관심사는 과연 후계자로 지목된 3남 김정은이 함께 갔느냐 하는 것 아닙니까? 함께 간 징후가 보입니까?

<답변>

김정은이 함께 왔는 지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번에는 김정은이 함께 왔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위원중학교 방문때에도 김정은이 동행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넷상에도 김정은이 함께 왔음을 짐작케하는 글이 나돌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위원중학교 검색어를 쳤더니 이미 어제 저녁에 김 위원장과 3남 김정은을 지칭하는 은어를 사용하며, 두 사람의 학교방문 계획을 알리는 글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지린시민들 사이에서는 방문설이 파다하게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러면 이번 방문의 배경이 김정은의 후계구도와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번 방문을 김정은에 대한 권력이양을 외교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일단 방문 시점이 다음달 44년만에 열리는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정은을 권력 전면에 내세우기 전에 명분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의 출신학교를 함께 방문함으로써 권례승계 적자임을 과시하고 중국의 창지투 개발과 북한의 나선항 개방을 연계하는 경제적 치적도 쌓게 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한 중국의 지지나 인정을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 지도층으로서는 당대표자회를 앞둔 시점에서 경제난에 신음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고 주민들의 불만도 누그러 뜨려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에게 '통 큰 경제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질문> 베이징을 방문할 것인지를 놓고도 추측이 무성한데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답변>

일단 오늘 밤은 지린시내에 있는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일정을 놓고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내일은 일단 지린성의 성도인 창춘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창춘이 창지투 개발의 핵심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창춘을 방문한 뒤 다시 창지투 벨트의 북한 접경도시인 투먼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선양을 거쳐서 다시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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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26 23: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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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5월 초 중국을 방문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석달 여 만에 다시 중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후계자로 지목한 3남 김정은을 대동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터 전 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미묘한 시점에 왜 중국을 다시 방문했는지 궁금합니다. 베이징 강석훈 특파원 <질문>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 5월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군요. <답변> 이번에도 새벽에 국경을 넘었죠? 김정일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국경을 넘은 시각은 오늘 새벽 0시가 조금 지난 시점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 앞서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어제 오후부터 비상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전용 열차는 북한의 자강도 만포시를 거쳐 중국 지린성 지안으로 들어갔고 오늘 아침에 지린시에 도착했습니다. 신의주를 거쳐 단동으로 넘어가던 기존의 경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방문지역을 지린성에 국한했기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베이징을 방문하지 않고 동북 지역에서 중국의 고위층과 만나 긴급 현안을 논의하는 짧은 방문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며칠 전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된 사전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오늘 지린시에서의 움직임은 포착된 것이 있습니까? <답변> 이번 방문은 사실상 공개적인 행보를 했던 지난 5월 방중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입니다. 철저한 비밀속에 전격적으로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방중모습이 직접 포착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도 방중과 관련된 어떤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측에서는 고위층이 지린에 내려간 것으로 보이는데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오전에 의류회사인 지린 화섬과 김일성 주석이 다녔다는 위원중학교를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항일 유적지인 베이샨 공원을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문 코스마다 일반인의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됐습니다. 공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오늘 폐쇄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표를 팔지 않습니다." <질문> 이번 방문의 관심사는 과연 후계자로 지목된 3남 김정은이 함께 갔느냐 하는 것 아닙니까? 함께 간 징후가 보입니까? <답변> 김정은이 함께 왔는 지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번에는 김정은이 함께 왔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위원중학교 방문때에도 김정은이 동행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넷상에도 김정은이 함께 왔음을 짐작케하는 글이 나돌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위원중학교 검색어를 쳤더니 이미 어제 저녁에 김 위원장과 3남 김정은을 지칭하는 은어를 사용하며, 두 사람의 학교방문 계획을 알리는 글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지린시민들 사이에서는 방문설이 파다하게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러면 이번 방문의 배경이 김정은의 후계구도와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번 방문을 김정은에 대한 권력이양을 외교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일단 방문 시점이 다음달 44년만에 열리는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정은을 권력 전면에 내세우기 전에 명분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의 출신학교를 함께 방문함으로써 권례승계 적자임을 과시하고 중국의 창지투 개발과 북한의 나선항 개방을 연계하는 경제적 치적도 쌓게 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한 중국의 지지나 인정을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 지도층으로서는 당대표자회를 앞둔 시점에서 경제난에 신음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고 주민들의 불만도 누그러 뜨려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에게 '통 큰 경제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질문> 베이징을 방문할 것인지를 놓고도 추측이 무성한데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답변> 일단 오늘 밤은 지린시내에 있는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일정을 놓고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내일은 일단 지린성의 성도인 창춘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창춘이 창지투 개발의 핵심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창춘을 방문한 뒤 다시 창지투 벨트의 북한 접경도시인 투먼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선양을 거쳐서 다시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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