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개구리, 개체 수 급감

<앵커 멘트>

무서운 식성과 번식력으로 그동안 토종 생태계를 위협했던 황소개구리가 최근 자취를 감췄습니다.

황소개구리가 사라진 것은 천적의 출현 등 생태계 내 자체 조정 기능이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황소개구리 한 마리가 날렵한 몸짓으로 뱀을 덮치더니 통째로 집어삼킵니다.

먹이가 부족할 때는 제 새끼도 닥치는 대로 잡아먹습니다.

황소개구리는 지난 1973년 식용목적으로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뒤 무서운 식성으로 번식력으로 90년대 이후 토종 생태계를 점령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최근 몇 년 사이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황소개구리가 넘쳐났던 이 습지에서도 통발에 잡힌 것은 겨우 4마리뿐입니다.

<인터뷰> 김유식(두웅습지 환경감시원):"4년 전에는 하루 한 3백 마리까지도 잡았었는데, 지금 와서는 그저 하루에 3-4마리 정도 잡히고..."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의 주요 서식지를 조사해 보니, 청주 무심천의 경우 개체수가 2007년 195마리에서 2009년 9마리로 급감했고,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도 1/10로 크게 줄었습니다.

가장 유력한 원인으론 왜가리와 뱀, 너구리 등 천적의 출현이 꼽힙니다.

<인터뷰> 김현맥(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처음엔 생소하고 다른 동물조차도 먹이로 인식을 못하다 시간이 지나며 생태계 안에서 적응을 하면서 포식자들이 섭식을 하게 되고..."

개체수 증가에 따른 근친교배로 환경 적응력이 떨어졌거나, 먹이가 부족해 서로 잡아먹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특히 방생을 위해 들여와 전국에 급속히 퍼졌던 붉은귀거북 역시 비슷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학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맥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어느 정도 생태계 안에서 이런 조절 능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종의 과잉 번식을 막기 위한 자연 생태계의 자체 조절 기능에 새삼 관심이 모아 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