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거품·공급 과잉 해소돼야

입력 2010.08.31 (07:09) 수정 2010.08.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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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해설위원]



 정부가 마침내 부동산 대책을 내 놨습니다. 그 가운데 핵심인 DTI 즉 소득규모에 따른 대출 제한도 풀었습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DTI 제한을 사실상 해제한 겁니다.



이번 대책으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된 가구는 수도권만 보더라도 전체의 90%를 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획기적 조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이처럼 강수를 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는 꽁꽁 얼어붙었고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으로 가계는 지출을 줄이고 있고 분양을 못한 건설업계는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정부는 결국 DTI 해제라는 마지막 수단까지 동원했습니다. 빚을 더 낼 수 있도록 허용해 집값 하락을 막아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빚을 더 낼 수 있도록 한 이번 조처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가계빚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금액으로는 700조원을 넘어선 지 오랩니다. 이 가운데 60% 이상이 주택 담보대출입니다.




이렇다보니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즉 이자를 제대로 못갚는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상승 추세에 놓여있는 금리마저 더 오를 경우 연체율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자칫 금융기관과 국가경제 전체에까지 불똥이 튈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나라에선 가계빚을 줄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가계빚이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빚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번 조처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세가 멈춰설 지도 의문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무엇보다 비합리적인 집값 상승과 소득증가를 웃도는 공급 과잉에 그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집값이 가계 1년치 평균 소득의 10배에 이르면서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집값이 이미 가계 평균 소득의 12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집값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얘깁니다. 또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중에도 주택공급은 계속돼 왔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단순히 주택구입 자금을 더 대출해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거품이 빠지고 공급과잉이 해소돼야만 해결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자면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만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무리수보다는 인내심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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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거품·공급 과잉 해소돼야
    • 입력 2010-08-31 07:09:31
    • 수정2010-08-31 15:57:41
    뉴스광장 1부
[김시곤 해설위원]

 정부가 마침내 부동산 대책을 내 놨습니다. 그 가운데 핵심인 DTI 즉 소득규모에 따른 대출 제한도 풀었습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DTI 제한을 사실상 해제한 겁니다.

이번 대책으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된 가구는 수도권만 보더라도 전체의 90%를 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획기적 조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이처럼 강수를 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는 꽁꽁 얼어붙었고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으로 가계는 지출을 줄이고 있고 분양을 못한 건설업계는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정부는 결국 DTI 해제라는 마지막 수단까지 동원했습니다. 빚을 더 낼 수 있도록 허용해 집값 하락을 막아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빚을 더 낼 수 있도록 한 이번 조처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가계빚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금액으로는 700조원을 넘어선 지 오랩니다. 이 가운데 60% 이상이 주택 담보대출입니다.

이렇다보니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즉 이자를 제대로 못갚는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상승 추세에 놓여있는 금리마저 더 오를 경우 연체율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자칫 금융기관과 국가경제 전체에까지 불똥이 튈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나라에선 가계빚을 줄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가계빚이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빚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번 조처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세가 멈춰설 지도 의문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무엇보다 비합리적인 집값 상승과 소득증가를 웃도는 공급 과잉에 그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집값이 가계 1년치 평균 소득의 10배에 이르면서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집값이 이미 가계 평균 소득의 12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집값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얘깁니다. 또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중에도 주택공급은 계속돼 왔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단순히 주택구입 자금을 더 대출해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거품이 빠지고 공급과잉이 해소돼야만 해결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자면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만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무리수보다는 인내심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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