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금개구리’ 보금자리 또 수난

입력 2010.09.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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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파트가 들어서자 서식지에서 쫓겨났던 멸종위기종 금개구리들이 또다시 보금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하천 공사로 서식지가 수몰되는데 시공업체에서 대체 서식지라며 만든 인공습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청라지구 심곡천 하류의 자연 습지.

일꾼들이 갈대숲을 베고 뜰채를 이용해 개구리를 잡고 있습니다.

<녹취> "어 여기...잡았다"

황금색 등줄과 노란 배, 멸종위기보호종인 금개구리입니다.

금개구리들은 원래 서식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3년 전 이곳으로 이사왔습니다.

서식지의 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잘 살지 못하는 환경 민감종이지만 사람의 간섭이 없는 갈대숲 덕택에 다행히 잘 적응했습니다.

그런데 LH공사가 이곳에 영구서식지를 만들어주겠다던 약속을 깨고 갑자기 개발계획을 바꿔 하천을 확장하기로 하면서 한번 더 보금자리에서 쫓겨나게 된 겁니다.

<녹취>LH 청라영종사업단 관계자 : "하천이 도시개발을 하다보니까 하천을 확폭을 해야해요. 여기 하천폭이 30m에서 80m로 늘어나게되면 수몰이되요."

시공사인 LH공사가 2km 떨어진 곳에 급히 조성한 대체 서식지입니다.

대형 교각 공사장 옆에 물웅덩이를 파고 인공 습지를 만들었는데, 바닥에는 공사장에서 흘러들어온 흙탕물이 흥건합니다.

주변 습지에서 퍼온 갈대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개구리의 먹이가 될 곤충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장정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 "멸종위기종은 환경민감종입니다. 서식환경이 중요한 거죠. 그런데 이식한 식물이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먹이식물도 없고 월동장소로도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LH공사는 대체 서식지의 생태 환경이 안정적인지를 조사한 후 금개구리를 옮기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LH공사는 이달안에 하천 확장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수몰까지 남은 기간동안에 대체 서식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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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종위기종 ‘금개구리’ 보금자리 또 수난
    • 입력 2010-09-05 07: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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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파트가 들어서자 서식지에서 쫓겨났던 멸종위기종 금개구리들이 또다시 보금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하천 공사로 서식지가 수몰되는데 시공업체에서 대체 서식지라며 만든 인공습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청라지구 심곡천 하류의 자연 습지. 일꾼들이 갈대숲을 베고 뜰채를 이용해 개구리를 잡고 있습니다. <녹취> "어 여기...잡았다" 황금색 등줄과 노란 배, 멸종위기보호종인 금개구리입니다. 금개구리들은 원래 서식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3년 전 이곳으로 이사왔습니다. 서식지의 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잘 살지 못하는 환경 민감종이지만 사람의 간섭이 없는 갈대숲 덕택에 다행히 잘 적응했습니다. 그런데 LH공사가 이곳에 영구서식지를 만들어주겠다던 약속을 깨고 갑자기 개발계획을 바꿔 하천을 확장하기로 하면서 한번 더 보금자리에서 쫓겨나게 된 겁니다. <녹취>LH 청라영종사업단 관계자 : "하천이 도시개발을 하다보니까 하천을 확폭을 해야해요. 여기 하천폭이 30m에서 80m로 늘어나게되면 수몰이되요." 시공사인 LH공사가 2km 떨어진 곳에 급히 조성한 대체 서식지입니다. 대형 교각 공사장 옆에 물웅덩이를 파고 인공 습지를 만들었는데, 바닥에는 공사장에서 흘러들어온 흙탕물이 흥건합니다. 주변 습지에서 퍼온 갈대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개구리의 먹이가 될 곤충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장정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 "멸종위기종은 환경민감종입니다. 서식환경이 중요한 거죠. 그런데 이식한 식물이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먹이식물도 없고 월동장소로도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LH공사는 대체 서식지의 생태 환경이 안정적인지를 조사한 후 금개구리를 옮기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LH공사는 이달안에 하천 확장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수몰까지 남은 기간동안에 대체 서식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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