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인생 2막! ‘품바’로 열다!

입력 2010.09.07 (08:57) 수정 2010.09.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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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왔네 이 노래 모르는 분들 없으실 겁니다.

누더기 옷을 걸치고 불렀던 이 품바, 각설이 타령이 요즘 일반인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수영 기자, 각설이 학원까지 나왔다고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요즘 각설이 품바를 학원까지 가서 배우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런 공연을 뭐 하러 학원까지 배우나 싶으실 텐데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차림에 신명나는 장단, 구성진 품바 가락 한 곡조 뽑고 나면 마음이 씻은 듯 개운해진다는데요.

쓰라린 인생 실패 맛본 분들, 우울증 때문에 삶을 포기하려 했던 분들이 각설이 품바 덕분에 제 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명의 한 공연 연습실.

울긋불긋 누더기 옷차림을 한 최현숙, 정종학 씨가 각설이 공연 분장에 여념이 없습니다.

술 취한 듯 붉은 낯빛에 과장된 눈썹!

<인터뷰>정종학(품바 공연) :“서민들의 삶을 많이 나타내기 때문에 콧물은 항상 초라하지만 항상 외롭고 힘들다는 게 많이 표현 된 것이기 때문에 눈물하고 콧물은 남자 각설이들은 항상 그려줍니다.”

분장을 마치고 나선 길거리 품바 공연 행사장.

코흘리개 분장을 한 더벅머리 정종학씨 반주에, 주근깨 소녀 최현숙씨, 엿장수 가윌 흔들며 장단을 맞추는데요.

구경꾼들도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강민(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식구들하고 같이 이렇게 나왔는데요. 공연이 굉장히 익살스럽고 너무 좋았습니다.”

각설이의 엇박자 장단과 흥겨운 북소리에 지나가던 운전자들까지 넋을 잃고 쳐다보는데요.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어느 한 사람이라도 보고 있다는 그 생각에 항상 그냥 혼자 해도 즐겁게...”

<인터뷰>정종학(품바 공연):“마음가짐은 내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들도 즐겁고 또 우리를 불러주신 매장 측이라든지 또 각종 관계자 분들이 좋아하시니까...”

각설이 품바 공연 가르치는 학원.

흥에 겨워 열창하는 동료의 노랫가락에 최현숙씨와 수강생들도 덩달아 철가위와 북장구로 장단을 맞추며 신명나는 품바 타령에 빠져듭니다.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어떠한 짜 놓은 것은 없어요. 짜 놓은 것은 없고 제 느낌대로 하는 거죠.”

최 씨가 품바와 인연을 맺은 지는 올해로 6년 째.

옷가게 사업 실패 뒤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힌 뒤 삶을 포기하려 했습니다.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경험이 없다 보니까 그냥 말 그대로 돈은 다 제가 있던 돈 다 빚까지 져가지고 다 이제 망했죠.”

우연히 거리에서 접한 품바 공연에 그 길로 달려간 각설이 학원이 최 씨의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신명나는 각설이 품바 공연을 하며 6년간 전국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앞으로 나이가 십 년 이십 년이 돼도 저만 체력을 유지해서 이걸 할 수 있다면 끝까지 할 생각입니다.”

경기도 부천에 살고 있는 60대 주부 김의숙씨.

2년 전까지만 해도 김 씨는 심한 우울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으로 버텨온 십여 년, 김 씨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는데요.
<인터뷰>윤백기(경기도 부천시 중동):“아니 여기서 뛰어내려 죽는다고 그러고 만날 이랬어요. 울고 만날. 나중에 하다 하다 그냥 죽으라고 했죠.“

하지만 2년 전 남편 권유로 각설이 품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삶의 새로운 목표가 됐습니다.

<인터뷰>김의숙(품바 수강생) :“(가발을 쓰면)남들이 몰라봐요. 그래가지고 얼굴에다 화장을 하고 이걸 또 써줘요. 그 위에다가 헌옷에다가 이것만 이제 들고나가면 이런 멋있는 작품이 나오죠 뭐. 솔직히 말해서.”
집에서도 틈만 나면 품바 공연에 쓰는 구성진 음악 틀어 놓는데요.
품바에 빠져 지낸 2년 동안 어느 샌가 우울증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김의숙(품바 수강생):“효과가 있어서 가서 하니까 거기서 스트레스 풀고 오면 집에 오면 아무래도 잠도 잘 자고 그때부터 약을 떼었어요.”

야단법석 품바수업 시간, 열정만큼은 김 씨를 따라올 사람이 없습니다.

온 몸에 땀이 비 오듯 흐르지만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는데요.
뛰어다니는 몸놀림이 20대 부럽지 않습니다.

<인터뷰>김의숙(품바 수강생):“품바를 하면 재미있고 행복해요. 남들이 봐준다는 게 얼마나 그거보다 행복하겠어요. 연예인들이 봐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연예인이죠. 우리도 이거 나가서 봐주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정말 행복합니다. ”

신명나는 가락 속에 삶의 희로애락을 녹여내는 품바.

관객에겐 웃음을 나눠주고, 품바 꾼에겐 행복을 선물하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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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인생 2막! ‘품바’로 열다!
    • 입력 2010-09-07 08:57:40
    • 수정2010-09-07 1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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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왔네 이 노래 모르는 분들 없으실 겁니다. 누더기 옷을 걸치고 불렀던 이 품바, 각설이 타령이 요즘 일반인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수영 기자, 각설이 학원까지 나왔다고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요즘 각설이 품바를 학원까지 가서 배우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런 공연을 뭐 하러 학원까지 배우나 싶으실 텐데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차림에 신명나는 장단, 구성진 품바 가락 한 곡조 뽑고 나면 마음이 씻은 듯 개운해진다는데요. 쓰라린 인생 실패 맛본 분들, 우울증 때문에 삶을 포기하려 했던 분들이 각설이 품바 덕분에 제 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명의 한 공연 연습실. 울긋불긋 누더기 옷차림을 한 최현숙, 정종학 씨가 각설이 공연 분장에 여념이 없습니다. 술 취한 듯 붉은 낯빛에 과장된 눈썹! <인터뷰>정종학(품바 공연) :“서민들의 삶을 많이 나타내기 때문에 콧물은 항상 초라하지만 항상 외롭고 힘들다는 게 많이 표현 된 것이기 때문에 눈물하고 콧물은 남자 각설이들은 항상 그려줍니다.” 분장을 마치고 나선 길거리 품바 공연 행사장. 코흘리개 분장을 한 더벅머리 정종학씨 반주에, 주근깨 소녀 최현숙씨, 엿장수 가윌 흔들며 장단을 맞추는데요. 구경꾼들도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강민(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식구들하고 같이 이렇게 나왔는데요. 공연이 굉장히 익살스럽고 너무 좋았습니다.” 각설이의 엇박자 장단과 흥겨운 북소리에 지나가던 운전자들까지 넋을 잃고 쳐다보는데요.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어느 한 사람이라도 보고 있다는 그 생각에 항상 그냥 혼자 해도 즐겁게...” <인터뷰>정종학(품바 공연):“마음가짐은 내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들도 즐겁고 또 우리를 불러주신 매장 측이라든지 또 각종 관계자 분들이 좋아하시니까...” 각설이 품바 공연 가르치는 학원. 흥에 겨워 열창하는 동료의 노랫가락에 최현숙씨와 수강생들도 덩달아 철가위와 북장구로 장단을 맞추며 신명나는 품바 타령에 빠져듭니다.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어떠한 짜 놓은 것은 없어요. 짜 놓은 것은 없고 제 느낌대로 하는 거죠.” 최 씨가 품바와 인연을 맺은 지는 올해로 6년 째. 옷가게 사업 실패 뒤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힌 뒤 삶을 포기하려 했습니다.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경험이 없다 보니까 그냥 말 그대로 돈은 다 제가 있던 돈 다 빚까지 져가지고 다 이제 망했죠.” 우연히 거리에서 접한 품바 공연에 그 길로 달려간 각설이 학원이 최 씨의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신명나는 각설이 품바 공연을 하며 6년간 전국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인터뷰>최현숙(품바 공연):“앞으로 나이가 십 년 이십 년이 돼도 저만 체력을 유지해서 이걸 할 수 있다면 끝까지 할 생각입니다.” 경기도 부천에 살고 있는 60대 주부 김의숙씨. 2년 전까지만 해도 김 씨는 심한 우울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으로 버텨온 십여 년, 김 씨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는데요. <인터뷰>윤백기(경기도 부천시 중동):“아니 여기서 뛰어내려 죽는다고 그러고 만날 이랬어요. 울고 만날. 나중에 하다 하다 그냥 죽으라고 했죠.“ 하지만 2년 전 남편 권유로 각설이 품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삶의 새로운 목표가 됐습니다. <인터뷰>김의숙(품바 수강생) :“(가발을 쓰면)남들이 몰라봐요. 그래가지고 얼굴에다 화장을 하고 이걸 또 써줘요. 그 위에다가 헌옷에다가 이것만 이제 들고나가면 이런 멋있는 작품이 나오죠 뭐. 솔직히 말해서.” 집에서도 틈만 나면 품바 공연에 쓰는 구성진 음악 틀어 놓는데요. 품바에 빠져 지낸 2년 동안 어느 샌가 우울증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김의숙(품바 수강생):“효과가 있어서 가서 하니까 거기서 스트레스 풀고 오면 집에 오면 아무래도 잠도 잘 자고 그때부터 약을 떼었어요.” 야단법석 품바수업 시간, 열정만큼은 김 씨를 따라올 사람이 없습니다. 온 몸에 땀이 비 오듯 흐르지만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는데요. 뛰어다니는 몸놀림이 20대 부럽지 않습니다. <인터뷰>김의숙(품바 수강생):“품바를 하면 재미있고 행복해요. 남들이 봐준다는 게 얼마나 그거보다 행복하겠어요. 연예인들이 봐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연예인이죠. 우리도 이거 나가서 봐주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정말 행복합니다. ” 신명나는 가락 속에 삶의 희로애락을 녹여내는 품바. 관객에겐 웃음을 나눠주고, 품바 꾼에겐 행복을 선물하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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