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뱃길 20년…보따리상 꿈을 싣고 달린다

입력 2010.09.1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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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과 중국에 '뱃길'이 뚫린지 오늘로 20년,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됐습니다.

보따리상들이 꿈을 키웠던 그 세월동안 한중 교역의 규모도 성큼 커졌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황해를 건너는 배에 직접 올랐습니다.

<리포트>

20년 전 처음 한중 뱃길을 열었던 골든 브릿지 호, 오늘도 인천항을 나섭니다.

밤새 파도를 가르며 향하는 곳은 중국 웨이하이 항입니다.

<인터뷰> 고경남(골든 브릿지호 선장):"13시간 정도 항해합니다. 중국 위해에 아침 8시 반경 도착하고.."

왕복 운임 13만 원 정도로 가장 배 삯이 싼 다인실.

20년 줄곧 이 방을 지켜온 건 보따리상들입니다.

보따리상 경력 16년째인 박모 씨는 이 방에서 꿈을 키웠습니다.

<인터뷰> 박OO(보따리상):"16년 전에 탔을 때 애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때였어요, 지금은 이제 결혼해서 모두 다 외국나가서 잘 살아요"

하지만 보따리 무역으로 건물을 샀다는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보따리를 매고 일주일에 엿새를 배에서 먹고 자도 한 달에 백 만원 벌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태준(보따리상):"여섯번 타면 한번 공짜표 주니까 고거 포함해서 8,90만 원. 노숙자들이에요, 거의 이배에. 아주 이름이 붙었어요. 배숙자다"

빈자리를 채운 건 중국인들.

싼값에 한국 여행을 하려는 관광객들과 중국인 보따리상입니다.

<인터뷰> 팡젠우(중국 단체 관광객:):"(배로 하는 여행이) 편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어느덧 긴 여정을 끝낼 시각.

인천을 떠난 지 15시간 만에 배가 웨이하이항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이 배로 한국과 중국을 오갑니다.

20년 전의 주요 교역품은 의류와 농산물, 하지만 이제는 전자제품과 건설기기 등으로 다변화됐습니다.

<인터뷰> 임종전:"삼성전자하고 엘지전자하고...전자제품이 주로 많고요. 두산 인프라코어는 굴삭기하고 굴삭기 부품.."

여객 수는 100배, 물동량은 800배나 늘었습니다.

꿈과 희망을 싣고 달려온 한중뱃길 20년, 오늘도 부푼 꿈을 싣고 황해의 푸른 파도를 가릅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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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뱃길 20년…보따리상 꿈을 싣고 달린다
    • 입력 2010-09-15 22: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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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과 중국에 '뱃길'이 뚫린지 오늘로 20년,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됐습니다. 보따리상들이 꿈을 키웠던 그 세월동안 한중 교역의 규모도 성큼 커졌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황해를 건너는 배에 직접 올랐습니다. <리포트> 20년 전 처음 한중 뱃길을 열었던 골든 브릿지 호, 오늘도 인천항을 나섭니다. 밤새 파도를 가르며 향하는 곳은 중국 웨이하이 항입니다. <인터뷰> 고경남(골든 브릿지호 선장):"13시간 정도 항해합니다. 중국 위해에 아침 8시 반경 도착하고.." 왕복 운임 13만 원 정도로 가장 배 삯이 싼 다인실. 20년 줄곧 이 방을 지켜온 건 보따리상들입니다. 보따리상 경력 16년째인 박모 씨는 이 방에서 꿈을 키웠습니다. <인터뷰> 박OO(보따리상):"16년 전에 탔을 때 애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때였어요, 지금은 이제 결혼해서 모두 다 외국나가서 잘 살아요" 하지만 보따리 무역으로 건물을 샀다는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보따리를 매고 일주일에 엿새를 배에서 먹고 자도 한 달에 백 만원 벌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태준(보따리상):"여섯번 타면 한번 공짜표 주니까 고거 포함해서 8,90만 원. 노숙자들이에요, 거의 이배에. 아주 이름이 붙었어요. 배숙자다" 빈자리를 채운 건 중국인들. 싼값에 한국 여행을 하려는 관광객들과 중국인 보따리상입니다. <인터뷰> 팡젠우(중국 단체 관광객:):"(배로 하는 여행이) 편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어느덧 긴 여정을 끝낼 시각. 인천을 떠난 지 15시간 만에 배가 웨이하이항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이 배로 한국과 중국을 오갑니다. 20년 전의 주요 교역품은 의류와 농산물, 하지만 이제는 전자제품과 건설기기 등으로 다변화됐습니다. <인터뷰> 임종전:"삼성전자하고 엘지전자하고...전자제품이 주로 많고요. 두산 인프라코어는 굴삭기하고 굴삭기 부품.." 여객 수는 100배, 물동량은 800배나 늘었습니다. 꿈과 희망을 싣고 달려온 한중뱃길 20년, 오늘도 부푼 꿈을 싣고 황해의 푸른 파도를 가릅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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