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이춘헌, 서른 살 ‘금빛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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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헌(30.한국토지주택공사)은 17일 대한근대5종연맹이 발표한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중 유일한 30대다.
2004년 이후 그를 따라다닌 수식어는 '한국 첫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 '올림픽 첫 메달 유망주'였다.
근대5종이라는 종목 자체가 생소했던 2004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테네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사고를 치는' 바람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은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첫 종목 사격에서부터 실수를 저질러 21위에 그쳤다.
이춘헌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때와 운이 잘 맞았지만 경기력이 부족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자신감은 넘쳤지만 더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첫 올림픽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고 이후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신감을 회복한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향해 칼을 갈았지만 33위에 머물렀다.
지난 대회에서 실수했던 사격에서 특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 욕심을 내다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두 번의 올림픽을 허무하게 보낸 이춘헌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무대로 오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택하고 맹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그마저 쉽지 않았다. 지난해 말 이탈리아에 승마 훈련을 받으러 갔다가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기로 한 것. 재활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선수생활을 계속 하려면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춘헌은 "경기보다 재활이 더 힘들었다"면서 "그 과정을 견디기 어려웠고 경기에 나가고 싶어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나간 것은 오히려 독이 됐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발목을 번번이 잡아오던 '욕심'을 버리게 됐다고 이춘헌은 털어놨다.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재활에 집중한 이춘헌은 지난 8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5명을 뽑는 선발전에서 공동 4위에 올라 가까스로 광저우행 티켓을 잡았다.
1위를 차지한 정훤호(서원대) 등 후배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와서 긴장한 것도 사실. 이춘헌은 후배들과 경쟁해 대표로 뽑히는 것만큼이나 호흡을 맞추는 것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춘헌은 "어린 후배들과 세대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시 대표팀 합숙에 들어가게 될텐데 쉽게 다가가기 힘들더라"고 말했다.
근대5종 관계자들은 대표팀 맏형 이춘헌의 역할이 한국 근대5종 전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유소년, 청소년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청소년 올림픽에서까지 계속된 메달 행진을 광저우에서도 잇는다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날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되찾은 이춘헌은 "기량 좋은 후배들을 믿고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서 메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어 "올해 10월에 아이가 태어날 예정인데 책임감이 더 커지고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근대5종은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소화하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을 요하지만 펜싱이나 사격, 승마처럼 '노련미'가 필요한 종목이 더 많다.
그래서 근대5종에서는 '30대가 진짜 전성기'라는 말이 진리처럼 통한다. 서른 살 이춘헌의 '금빛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근대5종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명단
△감독= 강경효(대한근대5종연맹)
△코치= 남경욱 김기만 양뢰성 신은섭(이상 대한근대5종연맹)
△남자부= 이춘헌 김인홍(이상 한국토지주택공사) 김기현(국군체육부대) 박동수(경남체육회) 정훤호(서원대)
△여자부= 양수진 김은별 문예린(이상 한국체대) 최민지(서울체고) 정민아(부산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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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5종 이춘헌, 서른 살 ‘금빛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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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0-09-17 09:59:40
- 수정2010-09-17 15:11:48

이춘헌(30.한국토지주택공사)은 17일 대한근대5종연맹이 발표한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중 유일한 30대다.
2004년 이후 그를 따라다닌 수식어는 '한국 첫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 '올림픽 첫 메달 유망주'였다.
근대5종이라는 종목 자체가 생소했던 2004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테네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사고를 치는' 바람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은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첫 종목 사격에서부터 실수를 저질러 21위에 그쳤다.
이춘헌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때와 운이 잘 맞았지만 경기력이 부족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자신감은 넘쳤지만 더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첫 올림픽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고 이후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신감을 회복한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향해 칼을 갈았지만 33위에 머물렀다.
지난 대회에서 실수했던 사격에서 특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 욕심을 내다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두 번의 올림픽을 허무하게 보낸 이춘헌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무대로 오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택하고 맹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그마저 쉽지 않았다. 지난해 말 이탈리아에 승마 훈련을 받으러 갔다가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기로 한 것. 재활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선수생활을 계속 하려면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춘헌은 "경기보다 재활이 더 힘들었다"면서 "그 과정을 견디기 어려웠고 경기에 나가고 싶어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나간 것은 오히려 독이 됐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발목을 번번이 잡아오던 '욕심'을 버리게 됐다고 이춘헌은 털어놨다.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재활에 집중한 이춘헌은 지난 8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5명을 뽑는 선발전에서 공동 4위에 올라 가까스로 광저우행 티켓을 잡았다.
1위를 차지한 정훤호(서원대) 등 후배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와서 긴장한 것도 사실. 이춘헌은 후배들과 경쟁해 대표로 뽑히는 것만큼이나 호흡을 맞추는 것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춘헌은 "어린 후배들과 세대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시 대표팀 합숙에 들어가게 될텐데 쉽게 다가가기 힘들더라"고 말했다.
근대5종 관계자들은 대표팀 맏형 이춘헌의 역할이 한국 근대5종 전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유소년, 청소년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청소년 올림픽에서까지 계속된 메달 행진을 광저우에서도 잇는다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날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되찾은 이춘헌은 "기량 좋은 후배들을 믿고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서 메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어 "올해 10월에 아이가 태어날 예정인데 책임감이 더 커지고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근대5종은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소화하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을 요하지만 펜싱이나 사격, 승마처럼 '노련미'가 필요한 종목이 더 많다.
그래서 근대5종에서는 '30대가 진짜 전성기'라는 말이 진리처럼 통한다. 서른 살 이춘헌의 '금빛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근대5종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명단
△감독= 강경효(대한근대5종연맹)
△코치= 남경욱 김기만 양뢰성 신은섭(이상 대한근대5종연맹)
△남자부= 이춘헌 김인홍(이상 한국토지주택공사) 김기현(국군체육부대) 박동수(경남체육회) 정훤호(서원대)
△여자부= 양수진 김은별 문예린(이상 한국체대) 최민지(서울체고) 정민아(부산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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