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이슈] 엔화 강세 득실은?

입력 2010.09.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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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엔화가 초강세 현상을 보이면서 급기야 일본 정부가 환율 개입에 나섰습니다.

이른바 '슈퍼 엔고 현상', 우리 경제의 득실을 따져보겠습니다.

서영민 기자! 일본 엔화가 얼마나 평가 절상됐길래, 슈퍼엔고란 말까지 나오는 겁니까?

<리포트>

최근 엔화 가치는 지난 95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울 정도로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초까지만 해도 1달러에 94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며칠 전, 83엔까지 급락한 상태입니다.

엔화가 그만큼 강세를 보인다는 뜻인데요, 올들어서만 무려 8% 이상 절상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일본 정부가 결국 각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환율 개입에 나섰죠?

<답변>

네, 6년 만에 처음입니다.

일본과 같은 선진국 정부가 이렇게 대놓고 환율에 개입하는 건, 요즘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일본 정부는 엔.달러 환율이 1달러 82엔 대로 떨어지자 곧바로 2조 엔을 시장에 긴급 투입해서 급한 불을 껐습니다.

엔고를 그대로 방치하다간 겨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가 더욱 심각한 침체상황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이 영향인지 엔달러 환율은 오늘은 1달러에 85 달러 선까지 회복되기는 한 상태입니다.

<질문>

요즘 일본 경제가 썩 좋아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엔화가 초강세를 나타내는 겁니까?

<답변>

그래도 그나마 일본 경제가 상대적으로 좀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로존 모두 경기회복보다는 침체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앞으로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겠구나, 이렇게 판단한 투자자들이 달러를 팔고, 좀 더 안전해 보이는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말씀 들어보시죠.

<인터뷰>안순권(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제조업 기반이 탄탄하고,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 금융부실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다가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국인 점이 엔화 강세의 주요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질문>

관심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인데, 득실을 한번 따져볼까요?

<답변>

통상 엔고는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우리 경제엔 득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조금 도식적이긴 하지만 이해가 잘되게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올해 초 똑같이 백만 원 하던 LED TV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지금은 엔고 때문에 가격이 각각 99만 원과 108만 원이 돼서 우리 제품이 9만 원 더 싸졌습니다.

당연히 더 잘 팔리겠죠.

산업별로 보면, 일본과의 수출경쟁이 심한 자동차나 가전, 반도체, 일반기계 등 상당수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산업들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들이어서 한국은 엔고의 최대 수혜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엔화가치가 5% 높아지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28%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질문>

하지만 엔고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까?

<답변>

환율은 양날의 칼입니다.

우리 경제에 득이 된다고는 하지만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또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도 원금과 이자가 크게 불어났습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엔고가 세계경제 침체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엔고에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즉, 슈퍼 엔고가 우리 경제에게 도약의 기회일수도 있지만 경제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엔고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이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경기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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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와 이슈] 엔화 강세 득실은?
    • 입력 2010-09-17 16:15:54
    오늘의 경제
<앵커 멘트> 일본 엔화가 초강세 현상을 보이면서 급기야 일본 정부가 환율 개입에 나섰습니다. 이른바 '슈퍼 엔고 현상', 우리 경제의 득실을 따져보겠습니다. 서영민 기자! 일본 엔화가 얼마나 평가 절상됐길래, 슈퍼엔고란 말까지 나오는 겁니까? <리포트> 최근 엔화 가치는 지난 95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울 정도로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초까지만 해도 1달러에 94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며칠 전, 83엔까지 급락한 상태입니다. 엔화가 그만큼 강세를 보인다는 뜻인데요, 올들어서만 무려 8% 이상 절상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일본 정부가 결국 각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환율 개입에 나섰죠? <답변> 네, 6년 만에 처음입니다. 일본과 같은 선진국 정부가 이렇게 대놓고 환율에 개입하는 건, 요즘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일본 정부는 엔.달러 환율이 1달러 82엔 대로 떨어지자 곧바로 2조 엔을 시장에 긴급 투입해서 급한 불을 껐습니다. 엔고를 그대로 방치하다간 겨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가 더욱 심각한 침체상황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이 영향인지 엔달러 환율은 오늘은 1달러에 85 달러 선까지 회복되기는 한 상태입니다. <질문> 요즘 일본 경제가 썩 좋아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엔화가 초강세를 나타내는 겁니까? <답변> 그래도 그나마 일본 경제가 상대적으로 좀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로존 모두 경기회복보다는 침체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앞으로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겠구나, 이렇게 판단한 투자자들이 달러를 팔고, 좀 더 안전해 보이는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말씀 들어보시죠. <인터뷰>안순권(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제조업 기반이 탄탄하고,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 금융부실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다가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국인 점이 엔화 강세의 주요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질문> 관심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인데, 득실을 한번 따져볼까요? <답변> 통상 엔고는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우리 경제엔 득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조금 도식적이긴 하지만 이해가 잘되게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올해 초 똑같이 백만 원 하던 LED TV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지금은 엔고 때문에 가격이 각각 99만 원과 108만 원이 돼서 우리 제품이 9만 원 더 싸졌습니다. 당연히 더 잘 팔리겠죠. 산업별로 보면, 일본과의 수출경쟁이 심한 자동차나 가전, 반도체, 일반기계 등 상당수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산업들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들이어서 한국은 엔고의 최대 수혜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엔화가치가 5% 높아지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28%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질문> 하지만 엔고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까? <답변> 환율은 양날의 칼입니다. 우리 경제에 득이 된다고는 하지만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또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도 원금과 이자가 크게 불어났습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엔고가 세계경제 침체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엔고에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즉, 슈퍼 엔고가 우리 경제에게 도약의 기회일수도 있지만 경제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엔고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이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경기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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