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제] 신자원 민족주의…대책은?

입력 2010.09.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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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설까지 돌며 세계 경제가 술렁거렸습니다.

21세기형 자원 민족주의의 재발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부 윤영란 기자 자리했습니다.

<질문> 윤 기자, 먼저 희토류 수출 논란을 불러일으킨 중일간 갈등부터 정리해주시죠.

<답변>

네, 갈등은 양국간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불거졌습니다.

서로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했고,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구속한 건데요, 결론은 지난 주말 18일만의 석방으로 종결됐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중국은 양국간 총리회담 추진과 장관급 교류를 모두 중단했고, 일본 관광 자제, 가스전 공동 개발 취소 등 경제 보복에, 군시설 불법 촬영혐의로 일본인 연행까지 했습니다.

전방위로 초고강도의 압박을 한 셈인데요.

이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의 희토류 통관 지연 등 희토류 공급 중단이 결정적이었을 꺼란 분석입니다.

<질문> 희토류가 어떤 자원이길래 정치.외교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가요?

<답변>

희토류는 휴대전화나 액정표시장치.

또 일본의 주력 산업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웬만한 첨단기기에는 모두 들어가는 핵심 소재입니다.

그래서 '산업의 비타민'이라고까지 불립니다.

희토류는 원래 이트륨, 란타늄, 세륨 등 17종류의 희소금속을 통칭하는데 다른 금속과 섞으면 자력과 내열성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서 유도탄 등 첨단 무기에서부터 풍력 발전 설비 등 친환경 또 절전형 제품에까지 두루 사용됩니다.

헌데 문제는 전 세계 사용량의 97%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중국이 전세계 매장량의 60%를 보유하고 있다보니, 중국이 공급량부터 가격까지 좌지우지하는 독점 수출국인 셈입니다.

중국이 올해 희토류 수출량을 지난 해보다 40% 적은 3만 톤으로 제한하면서 가격이 급등해 최대 수입국인 일본이 큰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질문> 신 자원민족주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로군요?

<답변>

네, 자원 민족주의라고 하면, 자원을 가진 나라가 그 자원을 무기로 권력을 행사하는 걸 말하는데요.

1970년대 아랍국가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원유 수출을 제한했던 것이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으로 유럽행 천연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

또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출을 중단하는 것도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원의 무기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제는 각종 천연자원에서부터 식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질문> 이같은 자원 민족주의에 맞서기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책은 어떻습니까?

<답변>

당장 미국은 지난 8년간 중단했던 희토류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도 희토류 수입의 7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특히 위안화 절상 문제로 중국과 무역 분쟁 조짐까지 일면서 안보.경제적 위협이 크다고 느낀 겁니다.

미국은 5년 내 희토류의 자급 자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지난 7월, 수입의 85%를 중국에 의존해오던 희귀금속 텅스텐의 채굴권 계약을 카자흐스탄과 맺기로 했고요.

세계 최대의 리튬 매장국인 볼리비아와도 협상을 벌이는 등 탈 중국화를 위한 해외 자원 탐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는 어떻습니까?

<답변>

네. 반도체나 LCD, 2차전지 등 우리 주력 산업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의 국내 보유량은 하루 수요치에도 못 미칩니다.

자원 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국내 산업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크롬 등 7대 전략 광물의 비축량 역시 8일치 정도로, 주요 선진국 기준인 60일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1980년대부터 희귀 자원 확보에 나선 일본보다도 열악한 상황입니다.

우리도 하루 빨리 호주 등에 편중된 자원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우리 광물 자원 매장량의 18배인 북한 등 새로운 공급처를 선점해서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비축하는 게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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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경제] 신자원 민족주의…대책은?
    • 입력 2010-09-28 16: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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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설까지 돌며 세계 경제가 술렁거렸습니다. 21세기형 자원 민족주의의 재발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부 윤영란 기자 자리했습니다. <질문> 윤 기자, 먼저 희토류 수출 논란을 불러일으킨 중일간 갈등부터 정리해주시죠. <답변> 네, 갈등은 양국간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불거졌습니다. 서로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했고,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구속한 건데요, 결론은 지난 주말 18일만의 석방으로 종결됐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중국은 양국간 총리회담 추진과 장관급 교류를 모두 중단했고, 일본 관광 자제, 가스전 공동 개발 취소 등 경제 보복에, 군시설 불법 촬영혐의로 일본인 연행까지 했습니다. 전방위로 초고강도의 압박을 한 셈인데요. 이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의 희토류 통관 지연 등 희토류 공급 중단이 결정적이었을 꺼란 분석입니다. <질문> 희토류가 어떤 자원이길래 정치.외교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가요? <답변> 희토류는 휴대전화나 액정표시장치. 또 일본의 주력 산업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웬만한 첨단기기에는 모두 들어가는 핵심 소재입니다. 그래서 '산업의 비타민'이라고까지 불립니다. 희토류는 원래 이트륨, 란타늄, 세륨 등 17종류의 희소금속을 통칭하는데 다른 금속과 섞으면 자력과 내열성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서 유도탄 등 첨단 무기에서부터 풍력 발전 설비 등 친환경 또 절전형 제품에까지 두루 사용됩니다. 헌데 문제는 전 세계 사용량의 97%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중국이 전세계 매장량의 60%를 보유하고 있다보니, 중국이 공급량부터 가격까지 좌지우지하는 독점 수출국인 셈입니다. 중국이 올해 희토류 수출량을 지난 해보다 40% 적은 3만 톤으로 제한하면서 가격이 급등해 최대 수입국인 일본이 큰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질문> 신 자원민족주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로군요? <답변> 네, 자원 민족주의라고 하면, 자원을 가진 나라가 그 자원을 무기로 권력을 행사하는 걸 말하는데요. 1970년대 아랍국가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원유 수출을 제한했던 것이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으로 유럽행 천연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 또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출을 중단하는 것도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원의 무기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제는 각종 천연자원에서부터 식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질문> 이같은 자원 민족주의에 맞서기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책은 어떻습니까? <답변> 당장 미국은 지난 8년간 중단했던 희토류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도 희토류 수입의 7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특히 위안화 절상 문제로 중국과 무역 분쟁 조짐까지 일면서 안보.경제적 위협이 크다고 느낀 겁니다. 미국은 5년 내 희토류의 자급 자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지난 7월, 수입의 85%를 중국에 의존해오던 희귀금속 텅스텐의 채굴권 계약을 카자흐스탄과 맺기로 했고요. 세계 최대의 리튬 매장국인 볼리비아와도 협상을 벌이는 등 탈 중국화를 위한 해외 자원 탐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는 어떻습니까? <답변> 네. 반도체나 LCD, 2차전지 등 우리 주력 산업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의 국내 보유량은 하루 수요치에도 못 미칩니다. 자원 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국내 산업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크롬 등 7대 전략 광물의 비축량 역시 8일치 정도로, 주요 선진국 기준인 60일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1980년대부터 희귀 자원 확보에 나선 일본보다도 열악한 상황입니다. 우리도 하루 빨리 호주 등에 편중된 자원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우리 광물 자원 매장량의 18배인 북한 등 새로운 공급처를 선점해서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비축하는 게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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