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변수 ‘롱 릴리프 활약’ 주목

입력 2010.10.08 (09: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시도한 롱 릴리프 실험이 새삼 시선을 끌고 있다.



선 감독은 7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1차전에서 2-2로 맞선 5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선발투수 차우찬을 내리고 데뷔 2년차 정인욱을 투입했다.



정규 시즌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5.31을 남긴 정인욱은 두산을 상대로는 1패를 당하고 평균자책점 8.76으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선 감독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다른 선택은 없다는 듯 정인욱 카드를 뽑았다.



2014년까지 5년간 임기가 보장돼 선수를 키우려는 선 감독다운 배짱이기도 했고 고육책이기도 했다.



정인욱은 나오자마자 이종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았고 계속된 1사 2,3루에서 최준석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 차우찬이 내보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보냈다.



점수는 2-5로 벌어졌고 8회 박한이의 극적인 역전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면 삼성은 1차전을 그대로 패할 뻔했다.



선 감독은 하필 그 상황에 왜 정인욱을 내보냈을까.



경기 후 선 감독은 "(그 상황에 나설 투수 중에서는) 정인욱의 구위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인욱을 장차 롱 릴리프로 키우겠다는 선 감독의 생각이 엿보인다.



롱 릴리프는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마운드에 올라 비교적 긴 이닝을 던지면서 역전의 발판을 놓는 중요한 노릇을 한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오른 4팀 가운데 롱 릴리프 투수를 제대로 운용하는 팀은 SK뿐이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왼손 선발요원 레스 왈론드를 롱 릴리프로 돌려 요긴하게 써먹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임시방편이다.



삼성은 올해 5회까지 앞서고 있을 때 필승조가 경기 후반 1이닝씩을 책임지면서 58승2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올렸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매 경기가 결승전인 만큼 초반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상대 타선의 맥을 끊을 롱 릴리프가 꼭 필요하다.



이런 중요성을 잘 아는 선 감독은 평소 "SK 같은 강팀이 되려면 롱 릴리프가 있어야 한다. 타선의 세대교체가 완료된 만큼 내년에는 롱 릴리프를 발굴하는 게 숙제"라고 말해왔고 이날 승패의 갈림길에서 경험쌓기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정인욱을 중용했다.



정인욱은 점수를 주긴 했으나 모두 차우찬의 자책점이었고 1⅔이닝을 추가 실점 없이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삼성의 플레이오프 출장 투수 11명 중 롱 릴리프로 나설 수 있는 투수는 정인욱과 이우선을 꼽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혈전을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난 두산에서는 임태훈과 왈론드가 비교적 길게 던질 수 있다.



선발이 예상보다 일찍 강판했을 때 이를 타개할 불펜 운용이 승부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면서 선동열 삼성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의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을 야구 변수 ‘롱 릴리프 활약’ 주목
    • 입력 2010-10-08 09:53:26
    연합뉴스
 프로야구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시도한 롱 릴리프 실험이 새삼 시선을 끌고 있다.

선 감독은 7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1차전에서 2-2로 맞선 5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선발투수 차우찬을 내리고 데뷔 2년차 정인욱을 투입했다.

정규 시즌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5.31을 남긴 정인욱은 두산을 상대로는 1패를 당하고 평균자책점 8.76으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선 감독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다른 선택은 없다는 듯 정인욱 카드를 뽑았다.

2014년까지 5년간 임기가 보장돼 선수를 키우려는 선 감독다운 배짱이기도 했고 고육책이기도 했다.

정인욱은 나오자마자 이종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았고 계속된 1사 2,3루에서 최준석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 차우찬이 내보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보냈다.

점수는 2-5로 벌어졌고 8회 박한이의 극적인 역전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면 삼성은 1차전을 그대로 패할 뻔했다.

선 감독은 하필 그 상황에 왜 정인욱을 내보냈을까.

경기 후 선 감독은 "(그 상황에 나설 투수 중에서는) 정인욱의 구위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인욱을 장차 롱 릴리프로 키우겠다는 선 감독의 생각이 엿보인다.

롱 릴리프는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마운드에 올라 비교적 긴 이닝을 던지면서 역전의 발판을 놓는 중요한 노릇을 한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오른 4팀 가운데 롱 릴리프 투수를 제대로 운용하는 팀은 SK뿐이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왼손 선발요원 레스 왈론드를 롱 릴리프로 돌려 요긴하게 써먹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임시방편이다.

삼성은 올해 5회까지 앞서고 있을 때 필승조가 경기 후반 1이닝씩을 책임지면서 58승2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올렸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매 경기가 결승전인 만큼 초반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상대 타선의 맥을 끊을 롱 릴리프가 꼭 필요하다.

이런 중요성을 잘 아는 선 감독은 평소 "SK 같은 강팀이 되려면 롱 릴리프가 있어야 한다. 타선의 세대교체가 완료된 만큼 내년에는 롱 릴리프를 발굴하는 게 숙제"라고 말해왔고 이날 승패의 갈림길에서 경험쌓기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정인욱을 중용했다.

정인욱은 점수를 주긴 했으나 모두 차우찬의 자책점이었고 1⅔이닝을 추가 실점 없이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삼성의 플레이오프 출장 투수 11명 중 롱 릴리프로 나설 수 있는 투수는 정인욱과 이우선을 꼽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혈전을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난 두산에서는 임태훈과 왈론드가 비교적 길게 던질 수 있다.

선발이 예상보다 일찍 강판했을 때 이를 타개할 불펜 운용이 승부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면서 선동열 삼성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의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