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신용카드 1억 천만 장 ‘제2카드대란’ 주의보

입력 2010.10.1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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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카드대란으로 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경제가 휘청대던게 불과 7년전입니다.



그런데, 벌써 까맣게 잊은걸까요?



신용카드사들이 다시 출혈경쟁에 나서면서 지금 신용카드 발급건수가 1억 천 3백만장을 넘어섰습니다.



이미 ’카드사태’때보다 많아졌습니다.



이슈앤 뉴스. 먼저 카드 불법모집 현장에 서재희 기자가 가 봤습니다.



<리포트>



북적이는 야구장 입구, 암표상 같은 여성이 다가옵니다.



매진된 티켓 두 장을 내밀며 신용카드를 만들라고 유혹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이거 연회비 있어요?)내가 내줄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카드만 만들면 야구 표는 얼마든지 구해주겠다고 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다음에 티켓 필요하시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서울 도심의 쇼핑몰. 신용카드를 만드는 조건으로 각종 할인 쿠폰을 줄줄이 내놓습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100만 짜리 구매를 하면 백화점 카드론 5% 할인되는데 이건 5만 원이 더 할인이 돼서 10만 원까지 할인돼요."



망설이는 고객에겐 마구잡이 선물 공세로 결국 카드를 신청하게 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1차에는 접시세트 2차에는 바디세트 3차에는 스포츠백"



물티슈와 치약은 눈가림일뿐 아예 현금을 쥐어주겠다고 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3만 원을 사용하면 만 원이 할인돼서 2만 원만 나가요. 계좌로 또 만 원 넣어드릴께요."



이렇게 무분별한 발급을 막기 위해 연회비의 10%가 넘는 이득 제공을 금지한 현행법은 무시되기 일쑤고, 카드사들 마케팅 비용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습니다.



7년 전 카드 대란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과열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질문>



카드모집이나 경품제공등, 카드 불법모집 경쟁이 상당히 심한 편입니다.



경제부 김태욱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한동안 잠잠했는데 왜 다시 시작된 겁니까?



<질문>



카드 과열경쟁 재발, 이유는?



<답변>



그만큼 카드 사업이 돈되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천덕꾸러기였는데, 지금은 황금알로 대우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만 해도 적자를 기록했던 카드사들의 영업이익이 이젠 한 해 2조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특히 신한카드는 매년 순이익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하면서,신한금융 전체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다른 은행들도 이에 질세라 잇따라 카드 분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장을 지키려는 전업카드사, 빼앗으려는 신규 사업자, 다시 한번 카드 사업자들간의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서영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해 하나은행이 카드사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KB가 카드사 분사 작업에 나섰습니다.



우리, 외환, 농협도 카드사업 분사를 저울질하는 상황, 업계는 특히 점유율 14%로 업계 2위인 KB의 분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KB카드 분사를 계기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열 모집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인터뷰>배종균(KB 카드사 설립기획단 국장) : "점유율 경쟁 하는 것 아니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효율적으로 상품개발, 마케팅 한다."



통신업계도 카드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습니다.



SK 텔레콤은 이미 SK하나카드를 출범시켜 공격적인 모집경쟁에 나섰고 KT도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하며 카드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도 카드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카드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신용카드’라는 게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일종의 ’빚’인 셈인데 김기자!! 연체가 많진 않은가 보죠?



<답변>



현재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 후반 댑니다.상당히 양호한 수준이죠. 그러나 안심할 수 있을까요?



지난 2002년 카드사태 직전에도 카드사 연체율은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실이 드러날 때쯤이면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게 당시 카드대란의 교훈입니다.



문제는 최근 다시 카드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 실적은 11조3천억 원, 카드 대란 이후 최대칩니다.



가계빚이 이미 700조 원에 달하는데 카드사들은 20%대 고금리인 카드대출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분별한 경쟁이 가계부실, 카드부실의 신호탄은 아닐까요? 카드빚에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사업에 실패한 뒤 아파트 경비로 일하는 이모 씨, 근근이 번 월급도 고스란히 카드사에 바칩니다.



돈 잘 벌 때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카드빚이 3천7백만 원, 월급도 모자라 카드 돌려막기로 매달 겨우겨우 버텨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모 씨 : "돌려막고 또 돌려막고, 좀 쓰다보면 결국은 다 빚인데... 또 이자도 싼 것도 아닌 거고, 비싸고... 힘들죠."



지난 2006년 카드빚 600만 원 연체돼 채무조정 받은 김모 씨 부부.



당시 소득이 줄고 병원비 등 지출이 계속돼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쓴 것이 카드빚 돌려막기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사람들이 웃으면서 지나가잖아요. 그럼 너무너무 부러운 거야.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저렇게 행복하게 다닐까."



이처럼 카드빚은 가계가 어려워진 뒤에 부실이 시작되고, 한번 부실이 생기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게 특징입니다.



무분별한 카드 발급과 능력 이상의 소비 행태가 더 확산되면 가계 부실을 막을 길은 없습니다.



과열은 반드시 거품을 만들고 거품은 언젠가 터지게 마련입니다.



KBS뉴스 김태욱입니다.



<쌍방향예고>



서울에서 서른 다섯곳이 ’뉴타운 사업대상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인근 집값과 전세값이 치솟았습니다.



더구나 주민과 조합간 갈등으로 착공조차 못하는 부작용도 속출하는데요.



이번주 금요일 쌍방향 뉴스.



해법은 없는지,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많은 의견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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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신용카드 1억 천만 장 ‘제2카드대란’ 주의보
    • 입력 2010-10-14 22:16:07
    뉴스 9
<앵커 멘트>

카드대란으로 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경제가 휘청대던게 불과 7년전입니다.

그런데, 벌써 까맣게 잊은걸까요?

신용카드사들이 다시 출혈경쟁에 나서면서 지금 신용카드 발급건수가 1억 천 3백만장을 넘어섰습니다.

이미 ’카드사태’때보다 많아졌습니다.

이슈앤 뉴스. 먼저 카드 불법모집 현장에 서재희 기자가 가 봤습니다.

<리포트>

북적이는 야구장 입구, 암표상 같은 여성이 다가옵니다.

매진된 티켓 두 장을 내밀며 신용카드를 만들라고 유혹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이거 연회비 있어요?)내가 내줄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카드만 만들면 야구 표는 얼마든지 구해주겠다고 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다음에 티켓 필요하시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서울 도심의 쇼핑몰. 신용카드를 만드는 조건으로 각종 할인 쿠폰을 줄줄이 내놓습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100만 짜리 구매를 하면 백화점 카드론 5% 할인되는데 이건 5만 원이 더 할인이 돼서 10만 원까지 할인돼요."

망설이는 고객에겐 마구잡이 선물 공세로 결국 카드를 신청하게 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1차에는 접시세트 2차에는 바디세트 3차에는 스포츠백"

물티슈와 치약은 눈가림일뿐 아예 현금을 쥐어주겠다고 합니다.

<녹취>카드모집인 : "3만 원을 사용하면 만 원이 할인돼서 2만 원만 나가요. 계좌로 또 만 원 넣어드릴께요."

이렇게 무분별한 발급을 막기 위해 연회비의 10%가 넘는 이득 제공을 금지한 현행법은 무시되기 일쑤고, 카드사들 마케팅 비용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습니다.

7년 전 카드 대란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과열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질문>

카드모집이나 경품제공등, 카드 불법모집 경쟁이 상당히 심한 편입니다.

경제부 김태욱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한동안 잠잠했는데 왜 다시 시작된 겁니까?

<질문>

카드 과열경쟁 재발, 이유는?

<답변>

그만큼 카드 사업이 돈되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천덕꾸러기였는데, 지금은 황금알로 대우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만 해도 적자를 기록했던 카드사들의 영업이익이 이젠 한 해 2조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특히 신한카드는 매년 순이익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하면서,신한금융 전체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다른 은행들도 이에 질세라 잇따라 카드 분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장을 지키려는 전업카드사, 빼앗으려는 신규 사업자, 다시 한번 카드 사업자들간의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서영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해 하나은행이 카드사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KB가 카드사 분사 작업에 나섰습니다.

우리, 외환, 농협도 카드사업 분사를 저울질하는 상황, 업계는 특히 점유율 14%로 업계 2위인 KB의 분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KB카드 분사를 계기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열 모집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인터뷰>배종균(KB 카드사 설립기획단 국장) : "점유율 경쟁 하는 것 아니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효율적으로 상품개발, 마케팅 한다."

통신업계도 카드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습니다.

SK 텔레콤은 이미 SK하나카드를 출범시켜 공격적인 모집경쟁에 나섰고 KT도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하며 카드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도 카드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카드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신용카드’라는 게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일종의 ’빚’인 셈인데 김기자!! 연체가 많진 않은가 보죠?

<답변>

현재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 후반 댑니다.상당히 양호한 수준이죠. 그러나 안심할 수 있을까요?

지난 2002년 카드사태 직전에도 카드사 연체율은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실이 드러날 때쯤이면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게 당시 카드대란의 교훈입니다.

문제는 최근 다시 카드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 실적은 11조3천억 원, 카드 대란 이후 최대칩니다.

가계빚이 이미 700조 원에 달하는데 카드사들은 20%대 고금리인 카드대출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분별한 경쟁이 가계부실, 카드부실의 신호탄은 아닐까요? 카드빚에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사업에 실패한 뒤 아파트 경비로 일하는 이모 씨, 근근이 번 월급도 고스란히 카드사에 바칩니다.

돈 잘 벌 때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카드빚이 3천7백만 원, 월급도 모자라 카드 돌려막기로 매달 겨우겨우 버텨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모 씨 : "돌려막고 또 돌려막고, 좀 쓰다보면 결국은 다 빚인데... 또 이자도 싼 것도 아닌 거고, 비싸고... 힘들죠."

지난 2006년 카드빚 600만 원 연체돼 채무조정 받은 김모 씨 부부.

당시 소득이 줄고 병원비 등 지출이 계속돼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쓴 것이 카드빚 돌려막기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사람들이 웃으면서 지나가잖아요. 그럼 너무너무 부러운 거야.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저렇게 행복하게 다닐까."

이처럼 카드빚은 가계가 어려워진 뒤에 부실이 시작되고, 한번 부실이 생기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게 특징입니다.

무분별한 카드 발급과 능력 이상의 소비 행태가 더 확산되면 가계 부실을 막을 길은 없습니다.

과열은 반드시 거품을 만들고 거품은 언젠가 터지게 마련입니다.

KBS뉴스 김태욱입니다.

<쌍방향예고>

서울에서 서른 다섯곳이 ’뉴타운 사업대상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인근 집값과 전세값이 치솟았습니다.

더구나 주민과 조합간 갈등으로 착공조차 못하는 부작용도 속출하는데요.

이번주 금요일 쌍방향 뉴스.

해법은 없는지,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많은 의견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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