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북한] 北 군사 열병식의 의미

입력 2010.10.1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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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북한에서는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선군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북한에서 군사퍼레이드는 체제의 건재를 알리고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인데요.

특히 이번 군사퍼레이드는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군사 퍼레이드가 갖는 의미를 <인사이드 북한>에서 짚어봅니다.

<녹취> 리영호(총참모장):"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동지! 열병 부대들은 조선노동당 창건 65돌 경축 열병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북한 군인들이 평양 광장을 가로질러 행진하며 주석단의 김정일, 김정은 부자에 충성을 맹세합니다.

육,해,공군을 비롯해 특수전 부대까지 2만명이 동원됐습니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녹취> 청년 전위들의 슬기와 기개가 척척척 지축을 울리고 나가는 발걸음마다에 넘쳐납니다.
오와 열을 맞춰, 다리를 90도 가까이 들어 올리는 힘든 동작이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혹독한 훈련의 결과입니다.

<녹취> 김성민(자유북한방송 대표)행진대를 맡은 군인들은 1년 정도를 하고, 기계화 대 같은 경우에는 6개월~10개월 정도를 준비기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 기간 동안 각 군단에서 선발된 군인들이 집결되어 훈련하고 있습니다.

신형 전차 '폭풍호'와 주력전차인 '천마'에 이어 미사일 부대가 등장했습니다.

행렬 맨 앞에 등장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기동성이 뛰어나 위협적인 무기로 꼽힙니다.

사거리가 110~130킬로미터로 주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오산 평택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남한 전역이 사정권인 스커드 미사일 사거리 1300킬로미터의 노동미사일에 이어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무수단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수단은 사거리가 3000킬로미터로 미국 괌까지 공격이 가능합니다.

신무기인 첨단 요격 미사일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하얀 원통 모양의 무기는 수직 발사형 대공미 사일로 지상에서 27킬로미터 상공까지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제 고고도 대공미사일인 S-300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사각형 형태의 장비는 3차원 레이더로 요격 대상 미사일의 위치를 파악하는 장비로 추정됩니다.

<녹취> "우리 인민군대는 조성된 정세여부에 맞게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며 만약 미제와 그 추종 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을 건드린다면 자위적 핵 억제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무자비한 보복타격으로 침략의 본거지들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것입니다."

<녹취>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일심단결 주체로서 북한군이 앞장서 나가고 있다는 걸 통해서 체제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신무기를 앞세운 북한군이 김정일 부자에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은 북한 전역에 생중계됐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가 생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북한은 또 CNN과 BBC 등 외신 80여명을 열병식에 초청했고, 생중계도 허용했습니다.

CNN은 조선중앙TV의 화면을 그대로 받아 이번 열병식을 생중계했습니다.

<녹취> 앨리나 조(CNN 기자):"폐쇄적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국가 가운데 하나인 북한에서 서양 언론이 초대된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열병식을 마친 북한군은 평양 시내를 돌며 퍼레이드를 벌였는데요.

거리를 가득 메운 평양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습니다.

<녹취> "열병식 참가자들을 환영하기 위해 떨쳐 나온 각 계층 군중들로 화려한 꽃바다가 펼쳐졌습니다. 얼마나 미덥고 긍지로 가슴 부풀게 하는 우리 인민군 장병들의 모습입니까."

도로로 뛰어나가 군인들에게 꽃을 건네주거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모두 정장과 한복으로 차려입었고, 노인과 어린이 할 것 없이 평양시민들이 총동원됐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이런 무적의 군대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는 세계 앞에 머리를 꼿꼿치 쳐들고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평양 시민:"나도 저 대열에 막 뛰어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비록 세대는 바뀌었지만 우리 혁명의 대는 굳건히 이어질 것이며 우리 저 붉은 당기는 승리의 기치 높이 훨훨 휘날릴 것입니다."

조선중앙TV는 기자들과 방송 카메라를 곳곳에 배치해 군사 퍼레이드를 입체적으로 중계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체제 결속에 대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군부의 지지나 또는 주민들의 열성적인 지원 분위기, 이런 것을 국제사회에 전하고 싶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북한은 그동안 내부 결속을 다지고 체재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군사 퍼레이드를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지난 2005년 당 창건 60주년을 맞아, 지난 2007년에는 북한군 창군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하나의 선전 차원의 행사이기도 하면서도 군적 부대 이동의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행사고 그런 의미에서 열병식을 이끄는 장성들의 위상도 상당히 고위층이거든요. 때문에 사실은 열병식 자체가 갖는 군사적 또는 정치적 위상이 북한에서는 대단히 크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열병식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을 북한 TV와 외신을 통해 생중계하도록 해, 김정은의 후계자 등극을 대내외에 공식 선포했습니다.

또 최근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돼 군사 분야 2인자에 오른 김정은이 북한군 주요 지휘관들을 직접 사열하고 충성을 다짐받았다는 점에서 김정은 후계공식화의 완결판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북한이 신무기를 동원한 최대 규모 열병식을 벌이며 권력승계 작업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김정은이 선군정치를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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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 북한] 北 군사 열병식의 의미
    • 입력 2010-10-16 09:25:49
    남북의 창
지난 10일, 북한에서는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선군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북한에서 군사퍼레이드는 체제의 건재를 알리고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인데요. 특히 이번 군사퍼레이드는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군사 퍼레이드가 갖는 의미를 <인사이드 북한>에서 짚어봅니다. <녹취> 리영호(총참모장):"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동지! 열병 부대들은 조선노동당 창건 65돌 경축 열병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북한 군인들이 평양 광장을 가로질러 행진하며 주석단의 김정일, 김정은 부자에 충성을 맹세합니다. 육,해,공군을 비롯해 특수전 부대까지 2만명이 동원됐습니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녹취> 청년 전위들의 슬기와 기개가 척척척 지축을 울리고 나가는 발걸음마다에 넘쳐납니다. 오와 열을 맞춰, 다리를 90도 가까이 들어 올리는 힘든 동작이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혹독한 훈련의 결과입니다. <녹취> 김성민(자유북한방송 대표)행진대를 맡은 군인들은 1년 정도를 하고, 기계화 대 같은 경우에는 6개월~10개월 정도를 준비기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 기간 동안 각 군단에서 선발된 군인들이 집결되어 훈련하고 있습니다. 신형 전차 '폭풍호'와 주력전차인 '천마'에 이어 미사일 부대가 등장했습니다. 행렬 맨 앞에 등장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기동성이 뛰어나 위협적인 무기로 꼽힙니다. 사거리가 110~130킬로미터로 주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오산 평택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남한 전역이 사정권인 스커드 미사일 사거리 1300킬로미터의 노동미사일에 이어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무수단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수단은 사거리가 3000킬로미터로 미국 괌까지 공격이 가능합니다. 신무기인 첨단 요격 미사일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하얀 원통 모양의 무기는 수직 발사형 대공미 사일로 지상에서 27킬로미터 상공까지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제 고고도 대공미사일인 S-300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사각형 형태의 장비는 3차원 레이더로 요격 대상 미사일의 위치를 파악하는 장비로 추정됩니다. <녹취> "우리 인민군대는 조성된 정세여부에 맞게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며 만약 미제와 그 추종 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을 건드린다면 자위적 핵 억제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무자비한 보복타격으로 침략의 본거지들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것입니다." <녹취>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일심단결 주체로서 북한군이 앞장서 나가고 있다는 걸 통해서 체제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신무기를 앞세운 북한군이 김정일 부자에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은 북한 전역에 생중계됐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가 생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북한은 또 CNN과 BBC 등 외신 80여명을 열병식에 초청했고, 생중계도 허용했습니다. CNN은 조선중앙TV의 화면을 그대로 받아 이번 열병식을 생중계했습니다. <녹취> 앨리나 조(CNN 기자):"폐쇄적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국가 가운데 하나인 북한에서 서양 언론이 초대된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열병식을 마친 북한군은 평양 시내를 돌며 퍼레이드를 벌였는데요. 거리를 가득 메운 평양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습니다. <녹취> "열병식 참가자들을 환영하기 위해 떨쳐 나온 각 계층 군중들로 화려한 꽃바다가 펼쳐졌습니다. 얼마나 미덥고 긍지로 가슴 부풀게 하는 우리 인민군 장병들의 모습입니까." 도로로 뛰어나가 군인들에게 꽃을 건네주거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모두 정장과 한복으로 차려입었고, 노인과 어린이 할 것 없이 평양시민들이 총동원됐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이런 무적의 군대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는 세계 앞에 머리를 꼿꼿치 쳐들고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평양 시민:"나도 저 대열에 막 뛰어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비록 세대는 바뀌었지만 우리 혁명의 대는 굳건히 이어질 것이며 우리 저 붉은 당기는 승리의 기치 높이 훨훨 휘날릴 것입니다." 조선중앙TV는 기자들과 방송 카메라를 곳곳에 배치해 군사 퍼레이드를 입체적으로 중계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체제 결속에 대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군부의 지지나 또는 주민들의 열성적인 지원 분위기, 이런 것을 국제사회에 전하고 싶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북한은 그동안 내부 결속을 다지고 체재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군사 퍼레이드를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지난 2005년 당 창건 60주년을 맞아, 지난 2007년에는 북한군 창군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하나의 선전 차원의 행사이기도 하면서도 군적 부대 이동의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행사고 그런 의미에서 열병식을 이끄는 장성들의 위상도 상당히 고위층이거든요. 때문에 사실은 열병식 자체가 갖는 군사적 또는 정치적 위상이 북한에서는 대단히 크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열병식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을 북한 TV와 외신을 통해 생중계하도록 해, 김정은의 후계자 등극을 대내외에 공식 선포했습니다. 또 최근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돼 군사 분야 2인자에 오른 김정은이 북한군 주요 지휘관들을 직접 사열하고 충성을 다짐받았다는 점에서 김정은 후계공식화의 완결판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북한이 신무기를 동원한 최대 규모 열병식을 벌이며 권력승계 작업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김정은이 선군정치를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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