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집단 성폭행 가해자 전원 불구속?
입력 2010.10.18 (08:53)
수정 2010.10.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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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적장애 여중생을 고등학생 열여섯 명이 집단 성폭행한 사건, 몇 달 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의 경찰수사를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경찰이 가해학생들을 모두 불구속 입건해서 솜방망이 처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구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장애인단체와 누리꾼들이 보통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죄는 죄, 처벌을 원한다, 이 나라에서 딸을 키울 수 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밝힌 불구속 입건 이유가 비난 여론에 불을 붙였습니다.
지적 장애를 지닌 피해 여중생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피해 여학생에게 차마 말 못할 사연이 더 있었습니다.
지난 5월, 대전 둔산동의 한 건물.
지적장애를 가진 15살 김모 양은 인터넷 채팅으로 우연히 알게 된 이모 군 등 고등학생 세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남학생들은 김 양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김 양을 만난 뒤 성폭행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옥상에 못 올라가게 하는데... 그런 녀석들을 가만히 놔두면 안 되지. 이 동네엔 그런 일 없었는데..."
<인터뷰> 인근 상인 : "성한 아이라면 모르겠는데 지체장애인을 그렇게 했다는 것은 잘못이지."
남학생들은 친구들에게 김양의 연락처를 알려 주었고, 이들 역시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두 달 동안 남학생 열 여섯 명이 김양을 불러내 이 건물 옥상과 화장실 등지에서 수차례 성폭행했습니다.
피해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건물 관리인과 상인들은 이 같은 범죄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성폭행으로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 때문에 김 양은 두 달 동안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안정을 되찾는 중입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처음부터 16명에게 한꺼번에 당한 게 아니에요. 처음에 3명, 그 다음에 5명, (피해 학생한테) ‘나쁜 일이야.’(라고 하고), 아버지한테 그랬어요. 얘 철저히 못 나가게 하라고."
11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아버지와 함께 산 김 양.
일용직 근로자인 아버지는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습니다.
김 양이 두 달 간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버지는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인터뷰> 이현숙(대전성폭력상담소 소장) : "아이가 교육청 상담사한테 자신의 피해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상담사가 아버님한테 아이가 이러한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고 아버지가 고소를 하기 위해서 상담소를 찾아오셨죠. 저희는 아버지의 동의를 얻어서 고소하게 되었죠."
사건 한 달 만에 범행을 알게 된 경찰은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조사는 두 달 간 계속됐고, 그 결과 고등학생들의 성폭행 혐의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가해학생들의 학교로 찾아가봤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넉 달째.. 학생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가해 학생 학교 관계자 : "네 학교가 서로 연결이 돼 있어서 형사 처벌이 확정이 되면 그 때 네 학교가 상의해서 그렇게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 조사해서 처벌할 수 없어서 아이들한테 저희가 교육은 계속 시키고 있고요."
학생들 가운데 누구도 전학을 가거나 학내에서 처벌을 받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 "상당히 나쁜 행위예요. 제가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인데 처리하는 문제도 사실은 쉽진 않더라고요. 교내 문제면 정확히 파악하는데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내용을 어떻게 불러다 할 수도 없고, 수사가 끝나고 나서 아이들은 징계를 주던 처벌을 하던 그때 해야 할 것 같고..."
경찰은 사건 조사 두 달 만에 열여섯 명의 가해학생들 전원을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아버지 : "화나죠. 그 일 때문에 (딸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고, 사람들 기피를 해요. 이제. 보는 사람마다 그러니까 사람들 기피증이 있는 것 같아요."
경찰이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성폭행 당시 김양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고 가해학생들이 미성년자에다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단체들은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인터뷰> 김선숙(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사무국장) : " 지적 수준이 낮은 장애 여학생입니다. 장애 여학생이 싫어, 안 돼, 하지 마, 이러한 부분이 남학생들에게 전달됐을까요? 그 폭력에 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가해 사실이 면죄부가 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변웅재(변호사) : "피해자가 정신지체가 있는 장애인인 경우에는 항거를 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에는 설령 저항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강간처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학생들에 대한 수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특별하게 저희들이 잘못 처리했다거나 그런 부분이 지금 현재는 저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특별한 수사 상황이나 그런 것을 제가 말씀드릴 사황이 아니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그런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아직 수사가 안 끝났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경찰이 불구속 입건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자 누리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 공지영 씨는 트위터로 이번 일에 절망과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녹취> "지적 장애인 소녀를 16명의 고등학생이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 했는데 전원 불구속이랍니다. 이유는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정말 이게 제정신으로 하는 짓일까요? 이 나라에서 딸 키울 수 있나요?"
대전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누리꾼들의 항의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불구속 입건은 말이 안된다, 죄는 죄..마땅한 처벌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송희선(대전 둔산동) :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 측면에서 볼 때 집단 (성)폭행 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시민 :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렇죠. 딸 가진 부모님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김 양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년 전, 김 양은 이웃 주민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성에 대해서 초등학교 때 안 좋은 일을 당해서 심리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구나."
심지어 성폭행이 반복되면서 임신까지 해 열세 살 나이로 중절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같은 피해에 노출된 것입니다.
<인터뷰>김 양 상담 교사 : "이 아이는 피해자잖아요, 이 아이가 아무리 모자라고, 성적으로 개념이 없는 아이더라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거죠."
현재 이 사건 기록은 검찰 손에 넘겨져 있습니다.
경찰 판단대로 가해학생들이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지, 죄질에 따라 다른 처분을 받게 될지 검찰이 내릴 결론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적장애 여중생을 고등학생 열여섯 명이 집단 성폭행한 사건, 몇 달 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의 경찰수사를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경찰이 가해학생들을 모두 불구속 입건해서 솜방망이 처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구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장애인단체와 누리꾼들이 보통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죄는 죄, 처벌을 원한다, 이 나라에서 딸을 키울 수 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밝힌 불구속 입건 이유가 비난 여론에 불을 붙였습니다.
지적 장애를 지닌 피해 여중생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피해 여학생에게 차마 말 못할 사연이 더 있었습니다.
지난 5월, 대전 둔산동의 한 건물.
지적장애를 가진 15살 김모 양은 인터넷 채팅으로 우연히 알게 된 이모 군 등 고등학생 세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남학생들은 김 양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김 양을 만난 뒤 성폭행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옥상에 못 올라가게 하는데... 그런 녀석들을 가만히 놔두면 안 되지. 이 동네엔 그런 일 없었는데..."
<인터뷰> 인근 상인 : "성한 아이라면 모르겠는데 지체장애인을 그렇게 했다는 것은 잘못이지."
남학생들은 친구들에게 김양의 연락처를 알려 주었고, 이들 역시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두 달 동안 남학생 열 여섯 명이 김양을 불러내 이 건물 옥상과 화장실 등지에서 수차례 성폭행했습니다.
피해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건물 관리인과 상인들은 이 같은 범죄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성폭행으로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 때문에 김 양은 두 달 동안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안정을 되찾는 중입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처음부터 16명에게 한꺼번에 당한 게 아니에요. 처음에 3명, 그 다음에 5명, (피해 학생한테) ‘나쁜 일이야.’(라고 하고), 아버지한테 그랬어요. 얘 철저히 못 나가게 하라고."
11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아버지와 함께 산 김 양.
일용직 근로자인 아버지는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습니다.
김 양이 두 달 간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버지는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인터뷰> 이현숙(대전성폭력상담소 소장) : "아이가 교육청 상담사한테 자신의 피해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상담사가 아버님한테 아이가 이러한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고 아버지가 고소를 하기 위해서 상담소를 찾아오셨죠. 저희는 아버지의 동의를 얻어서 고소하게 되었죠."
사건 한 달 만에 범행을 알게 된 경찰은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조사는 두 달 간 계속됐고, 그 결과 고등학생들의 성폭행 혐의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가해학생들의 학교로 찾아가봤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넉 달째.. 학생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가해 학생 학교 관계자 : "네 학교가 서로 연결이 돼 있어서 형사 처벌이 확정이 되면 그 때 네 학교가 상의해서 그렇게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 조사해서 처벌할 수 없어서 아이들한테 저희가 교육은 계속 시키고 있고요."
학생들 가운데 누구도 전학을 가거나 학내에서 처벌을 받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 "상당히 나쁜 행위예요. 제가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인데 처리하는 문제도 사실은 쉽진 않더라고요. 교내 문제면 정확히 파악하는데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내용을 어떻게 불러다 할 수도 없고, 수사가 끝나고 나서 아이들은 징계를 주던 처벌을 하던 그때 해야 할 것 같고..."
경찰은 사건 조사 두 달 만에 열여섯 명의 가해학생들 전원을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아버지 : "화나죠. 그 일 때문에 (딸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고, 사람들 기피를 해요. 이제. 보는 사람마다 그러니까 사람들 기피증이 있는 것 같아요."
경찰이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성폭행 당시 김양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고 가해학생들이 미성년자에다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단체들은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인터뷰> 김선숙(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사무국장) : " 지적 수준이 낮은 장애 여학생입니다. 장애 여학생이 싫어, 안 돼, 하지 마, 이러한 부분이 남학생들에게 전달됐을까요? 그 폭력에 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가해 사실이 면죄부가 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변웅재(변호사) : "피해자가 정신지체가 있는 장애인인 경우에는 항거를 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에는 설령 저항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강간처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학생들에 대한 수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특별하게 저희들이 잘못 처리했다거나 그런 부분이 지금 현재는 저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특별한 수사 상황이나 그런 것을 제가 말씀드릴 사황이 아니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그런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아직 수사가 안 끝났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경찰이 불구속 입건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자 누리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 공지영 씨는 트위터로 이번 일에 절망과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녹취> "지적 장애인 소녀를 16명의 고등학생이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 했는데 전원 불구속이랍니다. 이유는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정말 이게 제정신으로 하는 짓일까요? 이 나라에서 딸 키울 수 있나요?"
대전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누리꾼들의 항의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불구속 입건은 말이 안된다, 죄는 죄..마땅한 처벌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송희선(대전 둔산동) :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 측면에서 볼 때 집단 (성)폭행 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시민 :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렇죠. 딸 가진 부모님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김 양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년 전, 김 양은 이웃 주민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성에 대해서 초등학교 때 안 좋은 일을 당해서 심리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구나."
심지어 성폭행이 반복되면서 임신까지 해 열세 살 나이로 중절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같은 피해에 노출된 것입니다.
<인터뷰>김 양 상담 교사 : "이 아이는 피해자잖아요, 이 아이가 아무리 모자라고, 성적으로 개념이 없는 아이더라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거죠."
현재 이 사건 기록은 검찰 손에 넘겨져 있습니다.
경찰 판단대로 가해학생들이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지, 죄질에 따라 다른 처분을 받게 될지 검찰이 내릴 결론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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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0-10-18 08:53:59
- 수정2010-10-20 10:58:40
<앵커 멘트>
지적장애 여중생을 고등학생 열여섯 명이 집단 성폭행한 사건, 몇 달 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의 경찰수사를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경찰이 가해학생들을 모두 불구속 입건해서 솜방망이 처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구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장애인단체와 누리꾼들이 보통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죄는 죄, 처벌을 원한다, 이 나라에서 딸을 키울 수 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밝힌 불구속 입건 이유가 비난 여론에 불을 붙였습니다.
지적 장애를 지닌 피해 여중생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피해 여학생에게 차마 말 못할 사연이 더 있었습니다.
지난 5월, 대전 둔산동의 한 건물.
지적장애를 가진 15살 김모 양은 인터넷 채팅으로 우연히 알게 된 이모 군 등 고등학생 세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남학생들은 김 양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김 양을 만난 뒤 성폭행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옥상에 못 올라가게 하는데... 그런 녀석들을 가만히 놔두면 안 되지. 이 동네엔 그런 일 없었는데..."
<인터뷰> 인근 상인 : "성한 아이라면 모르겠는데 지체장애인을 그렇게 했다는 것은 잘못이지."
남학생들은 친구들에게 김양의 연락처를 알려 주었고, 이들 역시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두 달 동안 남학생 열 여섯 명이 김양을 불러내 이 건물 옥상과 화장실 등지에서 수차례 성폭행했습니다.
피해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건물 관리인과 상인들은 이 같은 범죄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성폭행으로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 때문에 김 양은 두 달 동안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안정을 되찾는 중입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처음부터 16명에게 한꺼번에 당한 게 아니에요. 처음에 3명, 그 다음에 5명, (피해 학생한테) ‘나쁜 일이야.’(라고 하고), 아버지한테 그랬어요. 얘 철저히 못 나가게 하라고."
11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아버지와 함께 산 김 양.
일용직 근로자인 아버지는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습니다.
김 양이 두 달 간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버지는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인터뷰> 이현숙(대전성폭력상담소 소장) : "아이가 교육청 상담사한테 자신의 피해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상담사가 아버님한테 아이가 이러한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고 아버지가 고소를 하기 위해서 상담소를 찾아오셨죠. 저희는 아버지의 동의를 얻어서 고소하게 되었죠."
사건 한 달 만에 범행을 알게 된 경찰은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조사는 두 달 간 계속됐고, 그 결과 고등학생들의 성폭행 혐의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가해학생들의 학교로 찾아가봤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넉 달째.. 학생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가해 학생 학교 관계자 : "네 학교가 서로 연결이 돼 있어서 형사 처벌이 확정이 되면 그 때 네 학교가 상의해서 그렇게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 조사해서 처벌할 수 없어서 아이들한테 저희가 교육은 계속 시키고 있고요."
학생들 가운데 누구도 전학을 가거나 학내에서 처벌을 받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 "상당히 나쁜 행위예요. 제가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인데 처리하는 문제도 사실은 쉽진 않더라고요. 교내 문제면 정확히 파악하는데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내용을 어떻게 불러다 할 수도 없고, 수사가 끝나고 나서 아이들은 징계를 주던 처벌을 하던 그때 해야 할 것 같고..."
경찰은 사건 조사 두 달 만에 열여섯 명의 가해학생들 전원을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아버지 : "화나죠. 그 일 때문에 (딸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고, 사람들 기피를 해요. 이제. 보는 사람마다 그러니까 사람들 기피증이 있는 것 같아요."
경찰이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성폭행 당시 김양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고 가해학생들이 미성년자에다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단체들은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인터뷰> 김선숙(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사무국장) : " 지적 수준이 낮은 장애 여학생입니다. 장애 여학생이 싫어, 안 돼, 하지 마, 이러한 부분이 남학생들에게 전달됐을까요? 그 폭력에 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가해 사실이 면죄부가 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변웅재(변호사) : "피해자가 정신지체가 있는 장애인인 경우에는 항거를 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에는 설령 저항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강간처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학생들에 대한 수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특별하게 저희들이 잘못 처리했다거나 그런 부분이 지금 현재는 저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특별한 수사 상황이나 그런 것을 제가 말씀드릴 사황이 아니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그런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아직 수사가 안 끝났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경찰이 불구속 입건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자 누리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 공지영 씨는 트위터로 이번 일에 절망과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녹취> "지적 장애인 소녀를 16명의 고등학생이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 했는데 전원 불구속이랍니다. 이유는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정말 이게 제정신으로 하는 짓일까요? 이 나라에서 딸 키울 수 있나요?"
대전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누리꾼들의 항의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불구속 입건은 말이 안된다, 죄는 죄..마땅한 처벌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송희선(대전 둔산동) :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 측면에서 볼 때 집단 (성)폭행 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시민 :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렇죠. 딸 가진 부모님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김 양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년 전, 김 양은 이웃 주민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성에 대해서 초등학교 때 안 좋은 일을 당해서 심리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구나."
심지어 성폭행이 반복되면서 임신까지 해 열세 살 나이로 중절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같은 피해에 노출된 것입니다.
<인터뷰>김 양 상담 교사 : "이 아이는 피해자잖아요, 이 아이가 아무리 모자라고, 성적으로 개념이 없는 아이더라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거죠."
현재 이 사건 기록은 검찰 손에 넘겨져 있습니다.
경찰 판단대로 가해학생들이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지, 죄질에 따라 다른 처분을 받게 될지 검찰이 내릴 결론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적장애 여중생을 고등학생 열여섯 명이 집단 성폭행한 사건, 몇 달 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의 경찰수사를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경찰이 가해학생들을 모두 불구속 입건해서 솜방망이 처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구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장애인단체와 누리꾼들이 보통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죄는 죄, 처벌을 원한다, 이 나라에서 딸을 키울 수 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밝힌 불구속 입건 이유가 비난 여론에 불을 붙였습니다.
지적 장애를 지닌 피해 여중생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피해 여학생에게 차마 말 못할 사연이 더 있었습니다.
지난 5월, 대전 둔산동의 한 건물.
지적장애를 가진 15살 김모 양은 인터넷 채팅으로 우연히 알게 된 이모 군 등 고등학생 세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남학생들은 김 양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김 양을 만난 뒤 성폭행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옥상에 못 올라가게 하는데... 그런 녀석들을 가만히 놔두면 안 되지. 이 동네엔 그런 일 없었는데..."
<인터뷰> 인근 상인 : "성한 아이라면 모르겠는데 지체장애인을 그렇게 했다는 것은 잘못이지."
남학생들은 친구들에게 김양의 연락처를 알려 주었고, 이들 역시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두 달 동안 남학생 열 여섯 명이 김양을 불러내 이 건물 옥상과 화장실 등지에서 수차례 성폭행했습니다.
피해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건물 관리인과 상인들은 이 같은 범죄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성폭행으로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 때문에 김 양은 두 달 동안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안정을 되찾는 중입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처음부터 16명에게 한꺼번에 당한 게 아니에요. 처음에 3명, 그 다음에 5명, (피해 학생한테) ‘나쁜 일이야.’(라고 하고), 아버지한테 그랬어요. 얘 철저히 못 나가게 하라고."
11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아버지와 함께 산 김 양.
일용직 근로자인 아버지는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습니다.
김 양이 두 달 간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버지는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인터뷰> 이현숙(대전성폭력상담소 소장) : "아이가 교육청 상담사한테 자신의 피해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상담사가 아버님한테 아이가 이러한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고 아버지가 고소를 하기 위해서 상담소를 찾아오셨죠. 저희는 아버지의 동의를 얻어서 고소하게 되었죠."
사건 한 달 만에 범행을 알게 된 경찰은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조사는 두 달 간 계속됐고, 그 결과 고등학생들의 성폭행 혐의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가해학생들의 학교로 찾아가봤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넉 달째.. 학생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가해 학생 학교 관계자 : "네 학교가 서로 연결이 돼 있어서 형사 처벌이 확정이 되면 그 때 네 학교가 상의해서 그렇게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 조사해서 처벌할 수 없어서 아이들한테 저희가 교육은 계속 시키고 있고요."
학생들 가운데 누구도 전학을 가거나 학내에서 처벌을 받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 "상당히 나쁜 행위예요. 제가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인데 처리하는 문제도 사실은 쉽진 않더라고요. 교내 문제면 정확히 파악하는데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내용을 어떻게 불러다 할 수도 없고, 수사가 끝나고 나서 아이들은 징계를 주던 처벌을 하던 그때 해야 할 것 같고..."
경찰은 사건 조사 두 달 만에 열여섯 명의 가해학생들 전원을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아버지 : "화나죠. 그 일 때문에 (딸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고, 사람들 기피를 해요. 이제. 보는 사람마다 그러니까 사람들 기피증이 있는 것 같아요."
경찰이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성폭행 당시 김양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고 가해학생들이 미성년자에다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단체들은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인터뷰> 김선숙(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사무국장) : " 지적 수준이 낮은 장애 여학생입니다. 장애 여학생이 싫어, 안 돼, 하지 마, 이러한 부분이 남학생들에게 전달됐을까요? 그 폭력에 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가해 사실이 면죄부가 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변웅재(변호사) : "피해자가 정신지체가 있는 장애인인 경우에는 항거를 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에는 설령 저항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강간처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학생들에 대한 수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특별하게 저희들이 잘못 처리했다거나 그런 부분이 지금 현재는 저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특별한 수사 상황이나 그런 것을 제가 말씀드릴 사황이 아니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그런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아직 수사가 안 끝났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경찰이 불구속 입건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자 누리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 공지영 씨는 트위터로 이번 일에 절망과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녹취> "지적 장애인 소녀를 16명의 고등학생이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 했는데 전원 불구속이랍니다. 이유는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정말 이게 제정신으로 하는 짓일까요? 이 나라에서 딸 키울 수 있나요?"
대전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누리꾼들의 항의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불구속 입건은 말이 안된다, 죄는 죄..마땅한 처벌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송희선(대전 둔산동) :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 측면에서 볼 때 집단 (성)폭행 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시민 :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렇죠. 딸 가진 부모님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김 양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년 전, 김 양은 이웃 주민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 양 상담 교사 : "성에 대해서 초등학교 때 안 좋은 일을 당해서 심리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구나."
심지어 성폭행이 반복되면서 임신까지 해 열세 살 나이로 중절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같은 피해에 노출된 것입니다.
<인터뷰>김 양 상담 교사 : "이 아이는 피해자잖아요, 이 아이가 아무리 모자라고, 성적으로 개념이 없는 아이더라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거죠."
현재 이 사건 기록은 검찰 손에 넘겨져 있습니다.
경찰 판단대로 가해학생들이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지, 죄질에 따라 다른 처분을 받게 될지 검찰이 내릴 결론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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