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성금 운용 투명성 확보돼야

입력 2010.10.19 (07:10) 수정 2010.10.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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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순 해설위원]

태풍 때문에 집안이 물에 잠겨 사흘을 울었다는 한 할머니는 자신도 모르게 입금된 성금 150만원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천만 원을 잃었지만 성금을 모아준 고마운 마음들을 생각하며 몸을 추스렸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명절이 가까워지면 기꺼이 성금을 냅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법정 공동모금 창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입니다.

지난해에는 3천3백 억 원이 넘는 성금을 모았습니다.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는 그러나 지난 여러 해 동안 성금을 엉뚱하게 써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금으로 들어온 상품권을 빼돌린다거나 서류를 조작해서 유흥비로 탕진하기도 했습니다.

사랑의 온도탑을 만든다며 몇 년째 같은 조형물을 사용하면서도 제작비를 따로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성금모금을 한다며 자선골프대회를 열었다가 모금은 커녕 천만원 가까이 적자를 보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비리들은 적발되고도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횡령 등 범죄는 검찰 고발로 이어지는 게 보통 기업의 경우입니다.

그러나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이 또한 하지 않았습니다.

모금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기관 내에서 쉬쉬하며 적당히 처리해온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는 눈 먼 돈일지 몰라도 성금을 내는 국민 개개인은 내 돈이 부당하게 사용되는 것을 알면서 돈을 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돈을 다루는 곳에서 투명성과 도덕성은 그 어느 가치보다 우선합니다.

성금의 경우는 더욱 특별합니다. 이해관계 없는 사랑이 담겨있는 돈이고 받는 사람 역시 돈과 함께 사랑을 전달받기 때문입니다.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구를 단일화 했던 게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취지입니다.

그래서 다른 기관과 달리 소득공제 혜택도 높습니다.

개인은 100% 법인은 50%나 됩니다.

다른 기관은 공제액이 개인 20%. 법인 5%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액은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금 총액의 10%를 조직 운영경비로 사용할 수 있는 규정 덕분에 직원들은 상당한 혜택과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따뜻한 마음이 식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함께 성금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할 방안이 하루빨리 정착돼야 합니다.

법정 공동모금기관도 복수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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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성금 운용 투명성 확보돼야
    • 입력 2010-10-19 07:10:06
    • 수정2010-10-19 07:42:01
    뉴스광장 1부
[류현순 해설위원] 태풍 때문에 집안이 물에 잠겨 사흘을 울었다는 한 할머니는 자신도 모르게 입금된 성금 150만원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천만 원을 잃었지만 성금을 모아준 고마운 마음들을 생각하며 몸을 추스렸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명절이 가까워지면 기꺼이 성금을 냅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법정 공동모금 창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입니다. 지난해에는 3천3백 억 원이 넘는 성금을 모았습니다.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는 그러나 지난 여러 해 동안 성금을 엉뚱하게 써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금으로 들어온 상품권을 빼돌린다거나 서류를 조작해서 유흥비로 탕진하기도 했습니다. 사랑의 온도탑을 만든다며 몇 년째 같은 조형물을 사용하면서도 제작비를 따로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성금모금을 한다며 자선골프대회를 열었다가 모금은 커녕 천만원 가까이 적자를 보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비리들은 적발되고도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횡령 등 범죄는 검찰 고발로 이어지는 게 보통 기업의 경우입니다. 그러나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이 또한 하지 않았습니다. 모금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기관 내에서 쉬쉬하며 적당히 처리해온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는 눈 먼 돈일지 몰라도 성금을 내는 국민 개개인은 내 돈이 부당하게 사용되는 것을 알면서 돈을 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돈을 다루는 곳에서 투명성과 도덕성은 그 어느 가치보다 우선합니다. 성금의 경우는 더욱 특별합니다. 이해관계 없는 사랑이 담겨있는 돈이고 받는 사람 역시 돈과 함께 사랑을 전달받기 때문입니다.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구를 단일화 했던 게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취지입니다. 그래서 다른 기관과 달리 소득공제 혜택도 높습니다. 개인은 100% 법인은 50%나 됩니다. 다른 기관은 공제액이 개인 20%. 법인 5%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액은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금 총액의 10%를 조직 운영경비로 사용할 수 있는 규정 덕분에 직원들은 상당한 혜택과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따뜻한 마음이 식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함께 성금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할 방안이 하루빨리 정착돼야 합니다. 법정 공동모금기관도 복수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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