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고구려 기념관 성금

입력 2010.10.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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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이 엉뚱하게 사용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번에는 한 민간단체가 경기도 구리시에 고구려 역사기념관을 짓겠다며 국민성금을 모금한 후,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모금액의 절반을 홍보비 등으로 써버렸습니다.

양성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리시와 한 민간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고구려 역사기념관입니다.

민간단체는 기념관 건립에 쓰겠다며, 지난 2007년 9월부터 330억 원을 목표로 모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모금 기간이 끝난 지난 7월까지 모인 성금은 13억여 원뿐입니다.

그런데 이 단체는 성금의 절반이 넘는 7억여 원을 홍보비와 운영비 등으로 써버려 남은 돈은 5억여 원뿐입니다.

성금의 53%를 써버렸는데, 현행법은 모집비용이 모금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행법 기준의 4배 가까이를 비용으로 쓴 겁니다.

<인터뷰> 단체 관계자 : "우리는 (1년 동안) 110억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7억이라는 돈을 쓴 거지 13억 모집하려고 쓴 건 아니잖아요."

게다가 홍보비가 효과적으로 쓰였는지도 의문입니다.

사무실 한 쪽에 지갑과 배지 등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 고액 기부자에게 줄 기념품입니다.

그런데 이 기념품은 지난 2008년 납품된 것들입니다.

납품된 기념품 2500개 가운데 2100개가 2년 넘도록 배포가 되지 않고 있는데, 기념품 제작에 들어간 성금이 5천5백만 원입니다.

<녹취>단체 관계자 : "이게 맞췄는데 늦게 들어왔어요. 물건이 늦게 들어왔다고. 고구려 배지, 그리고 지갑 2500개."

이 단체는 성금 모금을 더 하겠다며 모금 기간 연장을 신청했지만, 경기도가 기념관 건립에 난색을 나타내면서 고구려 역사기념관 건립은 사실상 좌초 위기에 처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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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고구려 기념관 성금
    • 입력 2010-10-21 21:53:10
    뉴스9(경인)
<앵커 멘트> 얼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이 엉뚱하게 사용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번에는 한 민간단체가 경기도 구리시에 고구려 역사기념관을 짓겠다며 국민성금을 모금한 후,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모금액의 절반을 홍보비 등으로 써버렸습니다. 양성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리시와 한 민간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고구려 역사기념관입니다. 민간단체는 기념관 건립에 쓰겠다며, 지난 2007년 9월부터 330억 원을 목표로 모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모금 기간이 끝난 지난 7월까지 모인 성금은 13억여 원뿐입니다. 그런데 이 단체는 성금의 절반이 넘는 7억여 원을 홍보비와 운영비 등으로 써버려 남은 돈은 5억여 원뿐입니다. 성금의 53%를 써버렸는데, 현행법은 모집비용이 모금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행법 기준의 4배 가까이를 비용으로 쓴 겁니다. <인터뷰> 단체 관계자 : "우리는 (1년 동안) 110억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7억이라는 돈을 쓴 거지 13억 모집하려고 쓴 건 아니잖아요." 게다가 홍보비가 효과적으로 쓰였는지도 의문입니다. 사무실 한 쪽에 지갑과 배지 등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 고액 기부자에게 줄 기념품입니다. 그런데 이 기념품은 지난 2008년 납품된 것들입니다. 납품된 기념품 2500개 가운데 2100개가 2년 넘도록 배포가 되지 않고 있는데, 기념품 제작에 들어간 성금이 5천5백만 원입니다. <녹취>단체 관계자 : "이게 맞췄는데 늦게 들어왔어요. 물건이 늦게 들어왔다고. 고구려 배지, 그리고 지갑 2500개." 이 단체는 성금 모금을 더 하겠다며 모금 기간 연장을 신청했지만, 경기도가 기념관 건립에 난색을 나타내면서 고구려 역사기념관 건립은 사실상 좌초 위기에 처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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