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잦은 기상 이변, 절절매는 일기예보

입력 2010.10.2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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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날씨는 자꾸 변덕을 부리는데 기상청의 예보는 줄줄이 엇나가고 있습니다.



왜 이리 정확도가 떨어질까요?



이슈앤 뉴스. 먼저 올해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 이기문 기자가 돌아 봤습니다.



<리포트>



출근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눈발. 예보는 2에서 10cm였지만 실제는 25.8cm가 쌓였습니다.



서울에선 지난 1937년 이후 73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여 예보는 빗나 갔습니다.



봄꽃에 눈이 내리는 등 봄에는 이상저온 으로 시달렸습니다.



특히 4월 평균기온은 37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8월과 9월엔 3개의 태풍이 북상했고, 특히 추석 연휴 첫날 서울엔 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가 왔습니다.



이때도 예보는 10에서 40mm였지만 실제는 260mm나 쏟아졌습니다.



올해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정확도는 87.7%, 최근 5년 평균과 비슷해 낮지 않지 만 국민의 체감 정확도는 다릅니다.



<인터뷰> 김윤경(서울 북가좌동) : "제가 느끼기에는 70% 정도 그 정도 맞는 것 같아요."



<인터뷰> 강성모(서울 신림동) : "일기 예보 중에서 비 온다 안 온다가 제일 중요한데 그 부분이 아직은 정확히 안 맞는 것 같죠."



기상재해는 갈수록 빈발하고 있지만 예보의 정확도는 이런 기후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분명히 슈퍼 컴퓨터도 도입됐고, 외국인 전문가도 영입했는데 왜 자꾸 엇나가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김성한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어떤 원인 때문에 그런걸까요?



<답변>



네, 먼저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기상청과 미국의 기상회사가 발표한 서울의 기상예보인데요, 미국에서도 예보가 가능한 것은 자체 수치예보 모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예보모델이 중요합니다.



일기예보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면, 먼저 지상과 해상, 우주에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뒤 슈퍼컴퓨터로 보내져 수치예보 모델이 1차 예보를 만들어내고 예보관이 최종 예보를 발표합니다.



그런데 현재 기상청의 모델은 외국에서 개발한 모델이어서 우리 지형이나 기후에 잘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기후변화 때문에 예보 정확도는 날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세대 연구팀의 자체 모델 분석 결과, 80년대 이후 여름철 비 예보 정확도는 남미의 경우 15% 이상 높아졌지만, 동아시아는 14% 정도 떨어졌고, 특히 한반도에선 2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난화로 대류 활동이 활발해져 국지적인 재해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닙니다.



신방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진이 난 것처럼 도로가 푹 꺼져버렸고, 자동차는 뒤집혔습니다.



산사태가 나면서 전신주는 허리가 꺾였습니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 하루 최고 600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인터뷰>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섬 주민 : "놀랐어요. 물이 막 위로 솟아오르는 느낌이었어요."



지난 겨울엔 혹독한 한파로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지역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여름엔 유럽과 러시아에 살인적인 폭염과 사상 최악의 산불이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연이은 기상재해에 선진국도 속수무책입니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겨울 한파 예보에 실패해 비난을 받자 계절 예보를 아예 발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본도 역시 변화무쌍한 봄철 기온 전망이 어렵게 되자 벚꽃 개화 예보를 포기했습니다.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빈발하고 있어 사전 예측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질문>



예보 기술이 기상 이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군요.



김기자,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답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중위도에 위치한 한반도는 다른 지역보다 기후변화 속도가 빨라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500여 억을 들여 구입한 슈퍼컴퓨터 3호기입니다. 올해 말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으로 성능은 세계 20위 정도입니다.



여기에 정확도가 세계 2위인 영국 예측모델이 운영됩니다.



그러나 한반도 지형이나 기후를 반영하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 박선기(이화여대 교수) : "재해기상에 대한 양상이 많이 달라졌는데 그것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실정에 맞는 독자 모델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예측모델이 빗나갈 경우 비나 눈이 폭우나 폭설로 변하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조기경보 체계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상황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초단기 예보 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인터뷰> 켄 크로포드(기상청 선진화추진단장) : "앞으로 크게 향상되어야 할 12시간 이내의 예보에 예보관이 더 투입돼야 합니다."



또, 구름이 급격히 발달하는 서해상 등 해상의 관측 공백지역에 관측 장비를 증설 해야 예보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 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시청자 의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김재구씨, 장비가 훌륭해도 운용하는 사람 전문성이 떨어지면 안 된다.



전문가를 양성하자는 의견 주셨습니다.



예보를 한 곳에서만 독점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구요.



장미경씨는 결과를 보고 변명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자고 했습니다.



김도헌씨는 정확도에 따라 보상을 해주자는 의견 주셨습니다.



함께 만드는 뉴스.



다음주에도 여러분을 찾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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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잦은 기상 이변, 절절매는 일기예보
    • 입력 2010-10-22 22:18:07
    뉴스 9
<앵커 멘트>

날씨는 자꾸 변덕을 부리는데 기상청의 예보는 줄줄이 엇나가고 있습니다.

왜 이리 정확도가 떨어질까요?

이슈앤 뉴스. 먼저 올해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 이기문 기자가 돌아 봤습니다.

<리포트>

출근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눈발. 예보는 2에서 10cm였지만 실제는 25.8cm가 쌓였습니다.

서울에선 지난 1937년 이후 73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여 예보는 빗나 갔습니다.

봄꽃에 눈이 내리는 등 봄에는 이상저온 으로 시달렸습니다.

특히 4월 평균기온은 37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8월과 9월엔 3개의 태풍이 북상했고, 특히 추석 연휴 첫날 서울엔 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가 왔습니다.

이때도 예보는 10에서 40mm였지만 실제는 260mm나 쏟아졌습니다.

올해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정확도는 87.7%, 최근 5년 평균과 비슷해 낮지 않지 만 국민의 체감 정확도는 다릅니다.

<인터뷰> 김윤경(서울 북가좌동) : "제가 느끼기에는 70% 정도 그 정도 맞는 것 같아요."

<인터뷰> 강성모(서울 신림동) : "일기 예보 중에서 비 온다 안 온다가 제일 중요한데 그 부분이 아직은 정확히 안 맞는 것 같죠."

기상재해는 갈수록 빈발하고 있지만 예보의 정확도는 이런 기후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분명히 슈퍼 컴퓨터도 도입됐고, 외국인 전문가도 영입했는데 왜 자꾸 엇나가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김성한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어떤 원인 때문에 그런걸까요?

<답변>

네, 먼저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기상청과 미국의 기상회사가 발표한 서울의 기상예보인데요, 미국에서도 예보가 가능한 것은 자체 수치예보 모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예보모델이 중요합니다.

일기예보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면, 먼저 지상과 해상, 우주에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뒤 슈퍼컴퓨터로 보내져 수치예보 모델이 1차 예보를 만들어내고 예보관이 최종 예보를 발표합니다.

그런데 현재 기상청의 모델은 외국에서 개발한 모델이어서 우리 지형이나 기후에 잘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기후변화 때문에 예보 정확도는 날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세대 연구팀의 자체 모델 분석 결과, 80년대 이후 여름철 비 예보 정확도는 남미의 경우 15% 이상 높아졌지만, 동아시아는 14% 정도 떨어졌고, 특히 한반도에선 2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난화로 대류 활동이 활발해져 국지적인 재해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닙니다.

신방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진이 난 것처럼 도로가 푹 꺼져버렸고, 자동차는 뒤집혔습니다.

산사태가 나면서 전신주는 허리가 꺾였습니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 하루 최고 600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인터뷰>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섬 주민 : "놀랐어요. 물이 막 위로 솟아오르는 느낌이었어요."

지난 겨울엔 혹독한 한파로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지역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여름엔 유럽과 러시아에 살인적인 폭염과 사상 최악의 산불이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연이은 기상재해에 선진국도 속수무책입니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겨울 한파 예보에 실패해 비난을 받자 계절 예보를 아예 발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본도 역시 변화무쌍한 봄철 기온 전망이 어렵게 되자 벚꽃 개화 예보를 포기했습니다.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빈발하고 있어 사전 예측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질문>

예보 기술이 기상 이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군요.

김기자,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답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중위도에 위치한 한반도는 다른 지역보다 기후변화 속도가 빨라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500여 억을 들여 구입한 슈퍼컴퓨터 3호기입니다. 올해 말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으로 성능은 세계 20위 정도입니다.

여기에 정확도가 세계 2위인 영국 예측모델이 운영됩니다.

그러나 한반도 지형이나 기후를 반영하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 박선기(이화여대 교수) : "재해기상에 대한 양상이 많이 달라졌는데 그것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실정에 맞는 독자 모델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예측모델이 빗나갈 경우 비나 눈이 폭우나 폭설로 변하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조기경보 체계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상황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초단기 예보 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인터뷰> 켄 크로포드(기상청 선진화추진단장) : "앞으로 크게 향상되어야 할 12시간 이내의 예보에 예보관이 더 투입돼야 합니다."

또, 구름이 급격히 발달하는 서해상 등 해상의 관측 공백지역에 관측 장비를 증설 해야 예보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 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시청자 의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김재구씨, 장비가 훌륭해도 운용하는 사람 전문성이 떨어지면 안 된다.

전문가를 양성하자는 의견 주셨습니다.

예보를 한 곳에서만 독점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구요.

장미경씨는 결과를 보고 변명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자고 했습니다.

김도헌씨는 정확도에 따라 보상을 해주자는 의견 주셨습니다.

함께 만드는 뉴스.

다음주에도 여러분을 찾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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