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정자 팔아 용돈”…대리부까지 등장

입력 2010.10.25 (08:58) 수정 2010.10.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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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아이를 대신 낳아주는 이른바 대리모 알선이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죠?

브로커를 통한 거래까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최근엔 정자를 사고 파는 일까지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민우 기자, 불임부부나 과학 발전을 위해서 기증을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죠?

<기자 멘트>

네. 기증이 아니라 거래죠. 완전히 다릅니다. 대리모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닌데요.

이번엔 대리부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정자를 사고 파는 것입니다. 손쉽게 용돈 좀 벌자는데 뭐가 문제냐.

돈 더 준다면야 정자 매매가 아니라 더한 것도 가능하다. 대리모, 대리부. 법이 어떻게 규정하든 정말 중요한 건 스스로의 생각이겠죠. 내

가 인격을 지난 인간인가, 아니면 아이 낳는 기계인가. 본인은 그렇다 치고 그렇게 태어난 새 생명은 또 무슨 잘못입니까. 그 아이들,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리포트>

불임부부들이 정보를 교환한다는 한 인터넷 카페입니다.

검색창에 ‘대리모’라고 쳐봤습니다. 그러자, 수십개의 글 목록이 뜨는데요. 나이 28살, 키 165센티미터, 신체조건과 혈액형은 물론 거주지와 최종학력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요.
대리모를 지원하는 한 여성이 올린 신상정보입니다.

취재진은 이 여성에게 대리모를 구한다며, 쪽지를 보냈습니다.

30여 분 뒤, 연락처가 적힌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녹취> 대리모 지원자: "(쪽지 받고 연락드렸는데요. (금액은) 얼마 정도 생각하세요?) 얼마까지 가능하세요? 인공수정을 하면, 한 5천(만 원)? (계약금은) 처음에 10% 주고, 임신이 되면 20% 주고, 4개월 지나면 반 정도 주고, 낳으면 나머지 다 주는 거죠."

대리모를 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은 5천만 원.

취재진에 앞서, 먼저 제의를 받은 곳이 있다며 구체적인 조건을 덧붙이는데요.

<녹취> 대리모 지원자:“(임신하면) 거처를 마련해주고요. 배 불러오면 활동하기 힘드니까 가정 보모 있잖아요. 도우미를 붙여준다고 하더라고요.”

브로커들도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한 브로커가 개설한 대리모 모집 카페.

이곳에도 대리모 지원자와 의뢰인들의 글이 하루 서너 건씩,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는데요.

브로커에게 대리모를 구한다는 메일을 보내자, ‘자세한 내용은 전화로 이야기하자'며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녹취> 대리모 브로커 : “(메일보고 연락을 드렸는데요) 네, 네. 지금 상담하기 좀 그렇고요. 지금 회사에 나와 있어서 시끄러운 데 있어요.”

브로커를 통할 경우,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소개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녹취> 대리모 지원자 : “(브로커를 통하면) 수수료가 상당히 많다고 하더라고요. 계약금 떼고, 중간에 떼는 수수료가 많대요. 서로한테. 의뢰하는 분들한테도...”

최근에는 정자를 상업적으로 사고파는 대리부까지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의 대리부 모집 카페.

여기에 대리부를 지원한 한 남성과 통화가 연결됐는데요.

<녹취> 대리부 지원자 : “(대리부 경험은 있는지?) 아니요. 한 번도 없는데... 친구 때문에 했거든요. 친구가 올려보라고 해서...”

금세 사진과 프로필까지 보내며 거래를 종용합니다.

<녹취> 대리부 지원자 : “(금액은 아직 생각 안 해보신거죠?) 사진보고 마음에 드시면 만나서 이야기하면 되니까...”

이번엔 대리부를 지원한 또 다른 남성을 직접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녹취> 대리부 지원자 : “원래는 친구가 먼저 했는데... 들었어요, 친구한테. (친구는 언제 했는데요?) 작년에 했어요. 정자제공. (얼마 받았다고 해요?) 안 물어봤어요. 저는 150만 원 정도 생각했어요.”

자신의 정자를 파는 행위에 대해, 단순한 용돈벌이나 아르바이트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대리부 지원자 : “남자는 편하잖아요. (각서) 써드릴게요. 나중에 아이가 나한테 오는 것 없이 해준다면...”

대화가 계속되자, 다른 제안을 해옵니다.

정자를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적인 성관계까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녹취> 대리부 지원자 :“편하다면, 한 번에 깔끔하게 된다면 그게 더 편할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든지 4백에서 5백 정도 생각하고 왔어요.”

공공연한 대리모, 대리부 알선. 시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 김덕중(시민) : “돈을 떠나서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목적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불법적이고 거부감이 드네요.”

금전적인 거래를 통해, 의뢰자와 정자, 난자 제공자가 직접적인 거래를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인체의 일부를 상품가치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윤리 불감증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인터뷰> 정하균(의원/국회 사회복지위원회):“아르바이트하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환영받을 수 없기 때문에...”

또 임신과 출산마저 돈벌이의 대상으로 여기게 만들어, 생명경시 풍조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형(회장/생명윤리협회):“생명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이지, 상품화해서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윤리적인 문제도 상당히 교육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가치관에 대한 교육이 과학이나, 기술적인 교육에 병행해서 나가야죠.”

이젠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대리모와 대리부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관련 연구와 각계의 여론을 수렴해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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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0-25 08:58:50
    • 수정2010-10-25 09: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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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아이를 대신 낳아주는 이른바 대리모 알선이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죠? 브로커를 통한 거래까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최근엔 정자를 사고 파는 일까지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민우 기자, 불임부부나 과학 발전을 위해서 기증을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죠? <기자 멘트> 네. 기증이 아니라 거래죠. 완전히 다릅니다. 대리모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닌데요. 이번엔 대리부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정자를 사고 파는 것입니다. 손쉽게 용돈 좀 벌자는데 뭐가 문제냐. 돈 더 준다면야 정자 매매가 아니라 더한 것도 가능하다. 대리모, 대리부. 법이 어떻게 규정하든 정말 중요한 건 스스로의 생각이겠죠. 내 가 인격을 지난 인간인가, 아니면 아이 낳는 기계인가. 본인은 그렇다 치고 그렇게 태어난 새 생명은 또 무슨 잘못입니까. 그 아이들,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리포트> 불임부부들이 정보를 교환한다는 한 인터넷 카페입니다. 검색창에 ‘대리모’라고 쳐봤습니다. 그러자, 수십개의 글 목록이 뜨는데요. 나이 28살, 키 165센티미터, 신체조건과 혈액형은 물론 거주지와 최종학력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요. 대리모를 지원하는 한 여성이 올린 신상정보입니다. 취재진은 이 여성에게 대리모를 구한다며, 쪽지를 보냈습니다. 30여 분 뒤, 연락처가 적힌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녹취> 대리모 지원자: "(쪽지 받고 연락드렸는데요. (금액은) 얼마 정도 생각하세요?) 얼마까지 가능하세요? 인공수정을 하면, 한 5천(만 원)? (계약금은) 처음에 10% 주고, 임신이 되면 20% 주고, 4개월 지나면 반 정도 주고, 낳으면 나머지 다 주는 거죠." 대리모를 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은 5천만 원. 취재진에 앞서, 먼저 제의를 받은 곳이 있다며 구체적인 조건을 덧붙이는데요. <녹취> 대리모 지원자:“(임신하면) 거처를 마련해주고요. 배 불러오면 활동하기 힘드니까 가정 보모 있잖아요. 도우미를 붙여준다고 하더라고요.” 브로커들도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한 브로커가 개설한 대리모 모집 카페. 이곳에도 대리모 지원자와 의뢰인들의 글이 하루 서너 건씩,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는데요. 브로커에게 대리모를 구한다는 메일을 보내자, ‘자세한 내용은 전화로 이야기하자'며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녹취> 대리모 브로커 : “(메일보고 연락을 드렸는데요) 네, 네. 지금 상담하기 좀 그렇고요. 지금 회사에 나와 있어서 시끄러운 데 있어요.” 브로커를 통할 경우,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소개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녹취> 대리모 지원자 : “(브로커를 통하면) 수수료가 상당히 많다고 하더라고요. 계약금 떼고, 중간에 떼는 수수료가 많대요. 서로한테. 의뢰하는 분들한테도...” 최근에는 정자를 상업적으로 사고파는 대리부까지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의 대리부 모집 카페. 여기에 대리부를 지원한 한 남성과 통화가 연결됐는데요. <녹취> 대리부 지원자 : “(대리부 경험은 있는지?) 아니요. 한 번도 없는데... 친구 때문에 했거든요. 친구가 올려보라고 해서...” 금세 사진과 프로필까지 보내며 거래를 종용합니다. <녹취> 대리부 지원자 : “(금액은 아직 생각 안 해보신거죠?) 사진보고 마음에 드시면 만나서 이야기하면 되니까...” 이번엔 대리부를 지원한 또 다른 남성을 직접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녹취> 대리부 지원자 : “원래는 친구가 먼저 했는데... 들었어요, 친구한테. (친구는 언제 했는데요?) 작년에 했어요. 정자제공. (얼마 받았다고 해요?) 안 물어봤어요. 저는 150만 원 정도 생각했어요.” 자신의 정자를 파는 행위에 대해, 단순한 용돈벌이나 아르바이트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대리부 지원자 : “남자는 편하잖아요. (각서) 써드릴게요. 나중에 아이가 나한테 오는 것 없이 해준다면...” 대화가 계속되자, 다른 제안을 해옵니다. 정자를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적인 성관계까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녹취> 대리부 지원자 :“편하다면, 한 번에 깔끔하게 된다면 그게 더 편할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든지 4백에서 5백 정도 생각하고 왔어요.” 공공연한 대리모, 대리부 알선. 시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 김덕중(시민) : “돈을 떠나서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목적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불법적이고 거부감이 드네요.” 금전적인 거래를 통해, 의뢰자와 정자, 난자 제공자가 직접적인 거래를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인체의 일부를 상품가치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윤리 불감증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인터뷰> 정하균(의원/국회 사회복지위원회):“아르바이트하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환영받을 수 없기 때문에...” 또 임신과 출산마저 돈벌이의 대상으로 여기게 만들어, 생명경시 풍조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형(회장/생명윤리협회):“생명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이지, 상품화해서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윤리적인 문제도 상당히 교육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가치관에 대한 교육이 과학이나, 기술적인 교육에 병행해서 나가야죠.” 이젠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대리모와 대리부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관련 연구와 각계의 여론을 수렴해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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