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드럼으로 인생 2막 열어요!

입력 2010.11.02 (09:10) 수정 2010.11.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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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통 그룹사운드에서 드럼은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가죽바지를 입은, 체격 건장한 남자가 연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하지만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드럼의 세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분들이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바로 평범한 주부들이 그 주인공이라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살림하랴 애 키우랴 고생하던 주부님들이 드럼에 푹 빠져들고 있는데요.



거칠고 박력 넘치는 드럼 두드리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고 합니다.



드럼 연주가 얼마나 좋았길래 그럴까요.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한 한 주부 드러머는 병실에서까지 드럼 스틱을 손에서 놓을 줄을 모릅니다.



7080 추억의 노래에서 구성진 트로트까지 주부 드러머연주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대구의 한 아파트 공터. 바자회를 겸한 공연이 한창인데요.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르는 이 분들! 대구의 명물이 된 7년차 장수 주부밴드입니다.



알아보는 관객들도 적지 않은데요, 힘찬 드럼 소리와 함께 신나는 공연이 시작됩니다.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된 엄마들끼리 의기투합해 시작한 밴드활동.



엄마로, 아내로, 또 일하는 여성으로 밴드활동을 이어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묵직한 드럼처럼 팀의 리더 자리를 지켜온, 드러머 복란씨의 역할이 컸는데요.



<인터뷰> 배위호(대구 달서구 용산동) : "즐거워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 멋져요."



<인터뷰> 박영미(대구 달서구 이곡동) : "터프하잖아요. 그리고 목소리 톤도 너무 멋지잖아요."



동네 노래자랑에 나갔다가 상을 탄 뒤 그 참에 드럼까지 배우게 됐었다는 복란씨!



노래에 드럼에 못 하는 게 없습니다.



<인터뷰>이복란(주부 드러머) : "50평생 넘게 살면서 저의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만약 이렇게 드럼을 안 했으면

이런 밝은 모습과 즐거운 시간 이런 걸 다 어떻게 가졌을까..."



주부밴드의 연습실, 어딘가 했더니 복란씨가 운영하는 꽃집입니다.



공연이 없는 날엔 이곳에 모여 평소 실력을 갈고 닦는데요.



호흡을 척척 맞춰야 하는 완벽한 밴드 연주가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습니다.



최고의 기량을 위해 복란씨가 군기반장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녹취> "다시. 자꾸 틀리잖아. 그 부분에서"



<녹취> "죄송합니다. 단장님. 파이팅! 아자! 아자!"



<인터뷰> 이복란(주부 드러머) : "아마추어 엄마들 주부밴드 아닌 개인 이복란으로서 드럼을 멋지게 한번 해보고 싶은 게 꿈이에요."



혼자 있을 때에도 연습용 타이어를 놓지 않는 복란 씨. 열정만큼은 프로 드러머 저리 가라죠.



서울 신촌의 한 드럼 연습실. 늦은 시간에도 시끌벅적한데요.



남자 수강생들 틈에서 40대 주부 정명숙씨가 바쁘게 손을 움직입니다.



<인터뷰> 정명숙(주부 드러머) : "너무너무 (드럼을)치고 싶어서 지금 손이 저절로 움직여요."



드럼 수업이 있는 금요일은 명숙씨가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



직장을 마치고 서둘러 오느라 밥 한술 뜰 시간도 없었는데요.



드럼 앞에 앉으니 힘이 절로 솟아납니다.



<인터뷰> 정명숙(주부 드러머) : "활기찬 드럼을 치게 되면 생활에 활력소도 되고 스트레스도 확 날려버릴 것 같아서."



처음에는 ‘아줌마가 유별나다’ 생각했던 동료 수강생들도 이젠 명숙씨의 열정을 맘껏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태(서울시 성수동) : "저 분을 보면 도전이 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남자로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부끄럽지 않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유준아(서울시 대현동) : "열정적으로 연주하시니까 보기도 좋고 저 온 지 3일밖에 안 됐는데 저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젠 드럼 없인 못 살 것 같다는 명숙씨.



열정적인 드럼연주에 푹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얼굴에 땀방울이 흘러내립니다.



집안 일에 회사 일로 쌓였던 스트레스, 싹 잊게 된다는데요.



<인터뷰> 정명숙(주부 드러머) : "정말 날아갈 것 같습니다. 내일 즐거운 하루를 앗싸!"



늦은 밤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



주부 이춘희씨가 환자복 차림으로 드럼 스틱을 꼭 쥔 채 연습에 푹 빠져있습니다.



<인터뷰> 이춘희(주부 드러머) : "드럼을 정말 좋아해서 자나깨나 (드럼만) 안고 있어요."



목발을 짚고 도착한 곳은 춘희씨가 활동 중인 주부밴드의 연습실.



<녹취> "드럼치고 싶어 혼났어. 병원에 있으면서도."



이씨의 유별난 드럼 사랑, 아무도 말릴 수가 없는데요.



<인터뷰> 이춘희(주부 드러머) : "다쳤어도 제가 그래요, 우리 식구들한테. ‘감사하다.’ 다행히도 드럼 하라고 이 왼발을 다치게 해 주셨잖아요. 오른발은 그래도 멀쩡하니까 감사드리고 있어요."



악보도 읽지 못하던 까막눈 춘희씨는 드럼을 더 배우고 싶어 뒤늦게 대학에도 진학했습니다.



처음엔 취미삼아 시작한 밴드였지만 평택에선 이제 알아주는 스타. 매년 지역 행사 무대의 섭외 일순위입니다.



<인터뷰> 이춘희(주부 드러머) : "마음이 즐겁고요. 기쁘고. 음악 한다는 뭔가 아줌마도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드럼을 통해 인생 제2막을 연 중년 여성들, 남다른 열정으로 자녀나 남편이 아닌 바로 자신을 위해 신나는 인생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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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드럼으로 인생 2막 열어요!
    • 입력 2010-11-02 09:10:35
    • 수정2010-11-02 10: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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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통 그룹사운드에서 드럼은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가죽바지를 입은, 체격 건장한 남자가 연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하지만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드럼의 세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분들이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바로 평범한 주부들이 그 주인공이라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살림하랴 애 키우랴 고생하던 주부님들이 드럼에 푹 빠져들고 있는데요.

거칠고 박력 넘치는 드럼 두드리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고 합니다.

드럼 연주가 얼마나 좋았길래 그럴까요.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한 한 주부 드러머는 병실에서까지 드럼 스틱을 손에서 놓을 줄을 모릅니다.

7080 추억의 노래에서 구성진 트로트까지 주부 드러머연주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대구의 한 아파트 공터. 바자회를 겸한 공연이 한창인데요.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르는 이 분들! 대구의 명물이 된 7년차 장수 주부밴드입니다.

알아보는 관객들도 적지 않은데요, 힘찬 드럼 소리와 함께 신나는 공연이 시작됩니다.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된 엄마들끼리 의기투합해 시작한 밴드활동.

엄마로, 아내로, 또 일하는 여성으로 밴드활동을 이어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묵직한 드럼처럼 팀의 리더 자리를 지켜온, 드러머 복란씨의 역할이 컸는데요.

<인터뷰> 배위호(대구 달서구 용산동) : "즐거워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 멋져요."

<인터뷰> 박영미(대구 달서구 이곡동) : "터프하잖아요. 그리고 목소리 톤도 너무 멋지잖아요."

동네 노래자랑에 나갔다가 상을 탄 뒤 그 참에 드럼까지 배우게 됐었다는 복란씨!

노래에 드럼에 못 하는 게 없습니다.

<인터뷰>이복란(주부 드러머) : "50평생 넘게 살면서 저의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만약 이렇게 드럼을 안 했으면
이런 밝은 모습과 즐거운 시간 이런 걸 다 어떻게 가졌을까..."

주부밴드의 연습실, 어딘가 했더니 복란씨가 운영하는 꽃집입니다.

공연이 없는 날엔 이곳에 모여 평소 실력을 갈고 닦는데요.

호흡을 척척 맞춰야 하는 완벽한 밴드 연주가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습니다.

최고의 기량을 위해 복란씨가 군기반장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녹취> "다시. 자꾸 틀리잖아. 그 부분에서"

<녹취> "죄송합니다. 단장님. 파이팅! 아자! 아자!"

<인터뷰> 이복란(주부 드러머) : "아마추어 엄마들 주부밴드 아닌 개인 이복란으로서 드럼을 멋지게 한번 해보고 싶은 게 꿈이에요."

혼자 있을 때에도 연습용 타이어를 놓지 않는 복란 씨. 열정만큼은 프로 드러머 저리 가라죠.

서울 신촌의 한 드럼 연습실. 늦은 시간에도 시끌벅적한데요.

남자 수강생들 틈에서 40대 주부 정명숙씨가 바쁘게 손을 움직입니다.

<인터뷰> 정명숙(주부 드러머) : "너무너무 (드럼을)치고 싶어서 지금 손이 저절로 움직여요."

드럼 수업이 있는 금요일은 명숙씨가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

직장을 마치고 서둘러 오느라 밥 한술 뜰 시간도 없었는데요.

드럼 앞에 앉으니 힘이 절로 솟아납니다.

<인터뷰> 정명숙(주부 드러머) : "활기찬 드럼을 치게 되면 생활에 활력소도 되고 스트레스도 확 날려버릴 것 같아서."

처음에는 ‘아줌마가 유별나다’ 생각했던 동료 수강생들도 이젠 명숙씨의 열정을 맘껏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태(서울시 성수동) : "저 분을 보면 도전이 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남자로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부끄럽지 않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유준아(서울시 대현동) : "열정적으로 연주하시니까 보기도 좋고 저 온 지 3일밖에 안 됐는데 저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젠 드럼 없인 못 살 것 같다는 명숙씨.

열정적인 드럼연주에 푹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얼굴에 땀방울이 흘러내립니다.

집안 일에 회사 일로 쌓였던 스트레스, 싹 잊게 된다는데요.

<인터뷰> 정명숙(주부 드러머) : "정말 날아갈 것 같습니다. 내일 즐거운 하루를 앗싸!"

늦은 밤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

주부 이춘희씨가 환자복 차림으로 드럼 스틱을 꼭 쥔 채 연습에 푹 빠져있습니다.

<인터뷰> 이춘희(주부 드러머) : "드럼을 정말 좋아해서 자나깨나 (드럼만) 안고 있어요."

목발을 짚고 도착한 곳은 춘희씨가 활동 중인 주부밴드의 연습실.

<녹취> "드럼치고 싶어 혼났어. 병원에 있으면서도."

이씨의 유별난 드럼 사랑, 아무도 말릴 수가 없는데요.

<인터뷰> 이춘희(주부 드러머) : "다쳤어도 제가 그래요, 우리 식구들한테. ‘감사하다.’ 다행히도 드럼 하라고 이 왼발을 다치게 해 주셨잖아요. 오른발은 그래도 멀쩡하니까 감사드리고 있어요."

악보도 읽지 못하던 까막눈 춘희씨는 드럼을 더 배우고 싶어 뒤늦게 대학에도 진학했습니다.

처음엔 취미삼아 시작한 밴드였지만 평택에선 이제 알아주는 스타. 매년 지역 행사 무대의 섭외 일순위입니다.

<인터뷰> 이춘희(주부 드러머) : "마음이 즐겁고요. 기쁘고. 음악 한다는 뭔가 아줌마도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드럼을 통해 인생 제2막을 연 중년 여성들, 남다른 열정으로 자녀나 남편이 아닌 바로 자신을 위해 신나는 인생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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