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국군 포로 60년 만의 귀환

입력 2010.11.0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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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북한을 탈출했던 80대 국군 포로가 오늘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북한에는 아직까지 수백 명의 국군 포로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질문>
김기현 기자, 국군 포로 김모 씨로 알려졌는 데... 탈북 7개월 만의 귀환이죠?

<답변>
네, 말씀하신 대로 지난 4월 탈북해 그동안 제 3국에 있는 한국 공관에 숨어있었던 80대 김모 씨로 오늘 저녁 6시 쯤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김 씨는 최근 고향 땅을 밟고 싶다며 가족들을 통해 국회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2년 전에도 북한을 탈출해 제3국에 숨어 있다가 한국행이 힘들어지자 다시 돌아갔고 올 봄 두 번째 탈북에 성공했습니다.

김 씨는 6.25 전쟁 때 입대해 51년 가리봉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북한으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1차 이산 상봉 때도 국군 출신으로 확인된 상봉자들이 모두 4명이나 나왔었죠? 북측에서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면서요?

<답변>
네 ... 이들 자리 주변에서는 항상 북측 관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다가, 취재진이 오래 있다 싶으면 가족 상봉임을 강조하며 이동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북한에 정착하게 된 계기 등을 자세히 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상봉자는 심지어 호텔 방 안에서 안내원 없이 개별 상봉을 할 때도 도청을 우려하며 개인적인 대화는 난간으로 나가서 나눴다는 게 가족들의 얘깁니다.

<질문>
그런데, 궁금한 것은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왜 북측이 상봉현장에 국군 출신들을 내보냈까 하는 겁니다.

<답변>

네, 억류당한 포로가 아니라, 전향자라고 주장하려는 선전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의 분석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현 정부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정한 국군포로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차후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받기 위한 협상 카드로 쓰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실제 최성익 북 측 상봉 단장은 사흘 전 금강산에서 이뤄진 남북 적십자간 비공식 면담에서 대규모 쌀과 비료 지원을 다시 한 번 요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현재, 국군 포로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죠?

<답변>
네, 현재 국군 포로가 생존해 있는 지를 확인하는 공식적인 방법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하는 길 뿐입니다.

이 방법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생사가 확인된 32명 가운데 생존자는 19명, 사망자는 13명이었습니다.

국방부는 여기에 북한에는 5백여 명이 추가로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추정 근거는 주로 탈북자나 귀환 포로의 진술 등이지만 잘 맞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상봉을 계기로 정확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우선 북한에 남아 있는 국군포로가 몇 명이나 되는지부터 다시 조사할 예정입니다.

살아 있는 전사자, 즉 법으로는 전사한 것으로 돼있지만 살아있는 게 확인된 국군 출신을 법적으로 어떻게 다시 규정하느냐도 고민입니다.

이 때문에 이 문제를 국회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동성 의원의 얘깁니다.

<인터뷰> 김동성 (의원/국회 국방위):"작년 이산가족 상봉시에도 이런 문제가 나타났고, 올해도 이런 경우가 발생한 만큼 이제는 국군포로에 대한 법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국군 가운데 일부가 북한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또 다시 확인됐지만 모두들 워낙 고령이라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남은 생애를 어디서 보내고 싶은 지 의사를 물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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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현장] 국군 포로 60년 만의 귀환
    • 입력 2010-11-02 23: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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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북한을 탈출했던 80대 국군 포로가 오늘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북한에는 아직까지 수백 명의 국군 포로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질문> 김기현 기자, 국군 포로 김모 씨로 알려졌는 데... 탈북 7개월 만의 귀환이죠? <답변> 네, 말씀하신 대로 지난 4월 탈북해 그동안 제 3국에 있는 한국 공관에 숨어있었던 80대 김모 씨로 오늘 저녁 6시 쯤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김 씨는 최근 고향 땅을 밟고 싶다며 가족들을 통해 국회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2년 전에도 북한을 탈출해 제3국에 숨어 있다가 한국행이 힘들어지자 다시 돌아갔고 올 봄 두 번째 탈북에 성공했습니다. 김 씨는 6.25 전쟁 때 입대해 51년 가리봉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북한으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1차 이산 상봉 때도 국군 출신으로 확인된 상봉자들이 모두 4명이나 나왔었죠? 북측에서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면서요? <답변> 네 ... 이들 자리 주변에서는 항상 북측 관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다가, 취재진이 오래 있다 싶으면 가족 상봉임을 강조하며 이동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북한에 정착하게 된 계기 등을 자세히 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상봉자는 심지어 호텔 방 안에서 안내원 없이 개별 상봉을 할 때도 도청을 우려하며 개인적인 대화는 난간으로 나가서 나눴다는 게 가족들의 얘깁니다. <질문> 그런데, 궁금한 것은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왜 북측이 상봉현장에 국군 출신들을 내보냈까 하는 겁니다. <답변> 네, 억류당한 포로가 아니라, 전향자라고 주장하려는 선전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의 분석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현 정부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정한 국군포로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차후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받기 위한 협상 카드로 쓰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실제 최성익 북 측 상봉 단장은 사흘 전 금강산에서 이뤄진 남북 적십자간 비공식 면담에서 대규모 쌀과 비료 지원을 다시 한 번 요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현재, 국군 포로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죠? <답변> 네, 현재 국군 포로가 생존해 있는 지를 확인하는 공식적인 방법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하는 길 뿐입니다. 이 방법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생사가 확인된 32명 가운데 생존자는 19명, 사망자는 13명이었습니다. 국방부는 여기에 북한에는 5백여 명이 추가로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추정 근거는 주로 탈북자나 귀환 포로의 진술 등이지만 잘 맞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상봉을 계기로 정확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우선 북한에 남아 있는 국군포로가 몇 명이나 되는지부터 다시 조사할 예정입니다. 살아 있는 전사자, 즉 법으로는 전사한 것으로 돼있지만 살아있는 게 확인된 국군 출신을 법적으로 어떻게 다시 규정하느냐도 고민입니다. 이 때문에 이 문제를 국회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동성 의원의 얘깁니다. <인터뷰> 김동성 (의원/국회 국방위):"작년 이산가족 상봉시에도 이런 문제가 나타났고, 올해도 이런 경우가 발생한 만큼 이제는 국군포로에 대한 법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국군 가운데 일부가 북한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또 다시 확인됐지만 모두들 워낙 고령이라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남은 생애를 어디서 보내고 싶은 지 의사를 물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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